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거리의 적막을 깨뜨렸다.오하윤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수술실 문 앞에 서서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몇 시간 뒤, 방동석이 수술실에서 걸어 나왔다.“목숨은 건졌어. 하지만 두 다리는 완전히 못 쓰게 됐어.”오하윤은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만큼 크게 들려왔다.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조차 잊은 듯했다.이튿날, 오하윤은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떠나기 전, 노명우가 오하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윤아,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할게.]사흘 뒤, 진서우는 마침내 눈을 떴다.진서우는 자신의 두 다리가 완전히 망가져서 더는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몇 번이나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눈가에서는 천천히 눈물이 흘러내렸다.“하윤아, 내 다리는 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어. 그러니까 이제 그걸 너한테 돌려주는 거야.”그 말을 들은 오하윤은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뒤, 복잡한 표정으로 진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앞으로 무슨 계획이라도 있어?”진서우가 처량하게 웃었다.“무슨 계획이 있겠어? 회사는 진작 나를 버렸고, 이제 다리까지 망가졌잖아.”“남은 반평생은 그냥 휠체어에서 보내는 거지.”이제 진서우는 자신의 미래에 오하윤이 함께해주기를 바라는 건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진서우는 자신이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오하윤은 진서우의 눈길을 피했다.진소원이 고의 상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배영숙 역시 큰 충격을 받은 뒤 심장병이 도져서 몸 상태가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았다.한때 눈부시게 화려했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던 진씨 집안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무너져 내렸다.이런 상황에 오하윤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두 가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진씨 집안과 자신의 길고 질긴 인연은 이제 정말 끝났다는 것과 자신 역시 떠나야 한다는 것을.오하윤의 복잡한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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