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에는 마지막 문장이 그대로 떠 있었다.[거기서는 제대로 불러.]해원은 화면을 끄고 휴대폰을 엎어놓았다.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수저를 들었다. 국을 뜨고, 삼키고, 다시 내려놓았다. 평소와 같은 동작을 틀리지 않는 데만 신경 썼다.맞은편에 앉은 태헌은 차명우의 말을 들으며 가끔 짧게 대답할 뿐이었다.해원을 보고 있지도 않았다.그래서 더 신경이 쓰였다.“집이 넓어서 나도 아직 헷갈리더라.“수경이 웃으며 말했다.“아까 방을 잘못 찾아서 한참 헤맸어. 해원이는 더하겠다.”“동관은 처음 오면 찾기 어렵습니다.”태헌의 입에서 나온 말에 해원의 손끝이 멈췄다.동관.휴대폰에 적혀 있던 것과 같은 장소였다.차명우가 대수롭지 않게 태헌을 보았다.“태헌아, 네가 해원이한테 집 좀 보여줘라. 앞으로 자주 올 텐데 길은 알아둬야지.”“그러죠.”태헌은 기다렸다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냅킨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이었다.“가시죠, 윤해원 씨.”수경이 작게 웃었다.“이제 곧 오빠가 될 사람인데 아직도 윤해원 씨가 뭐니.”태헌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해원도 웃지 못했다.식탁 아래 놓아둔 휴대폰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헌은 먼저 식당을 나섰다. 양측 부모가 지켜보는 동안, 해원은 태헌과 한 걸음 거리를 두고 계단을 올랐다.계단을 오르는 내내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동관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들어서자 아래층의 대화 소리가 멀어졌다. 해원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늦췄다.태헌이 계단참에서 멈췄다.“늦었어.”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식탁에서 차명우에게 대답하던 공손한 말투가 아니었다.해원은 주위를 살핀 뒤 그에게 다가갔다. 태헌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복도 가장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들어와.”짙은 나무로 마감된 서재였다. 책상과 소파,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었다.해원이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닫혔다.철컥.문이 맞물리는 소리뿐이었다.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는 나지
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