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장례식에 다른 아내가 나타났다: Chapter 11 - Chapter 19

19 Chapters

<11화: 서주연이 알고 있던 윤하늘>

“결국.”서주연이 말했다.“도재욱이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왔네요.”윤하늘은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더 세게 쥐었다.사진 속 여자.그리고 지금 눈앞의 여자.같은 얼굴이었다.은빛새도 하늘 옆으로 한 걸음 붙었다.강단태는 반대로 앞으로 나섰다.“왜 여기 있습니까?”서주연은 단태를 보더니 짧게 웃었다.“그건 제가 묻고 싶은데요.”“대답부터 하시죠.”“강단태 씨는 예전부터 말투가 똑같네요.”하늘의 시선이 단태에게 향했다.“둘이 아는 사이예요?”단태는 대답하지 않았다.서주연이 대신 말했다.“아는 사이죠.”그녀는 천천히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생각보다 오래됐고.”하늘의 표정이 굳었다.“2024년 7월 14일에도 만났어요?”서주연의 걸음이 멈췄다.아주 짧은 순간이었다.하지만 하늘은 봤다.그녀의 표정이 변했다.“그 날짜까지 알고 있네요.”하늘이 사진을 들어 보였다.“여기 있었죠?”서주연은 사진을 바라봤다.“재욱 씨가 남겼나 보네요.”“질문에 대답하세요.”“네.”너무 쉽게 나온 대답이었다.하늘은 오히려 당황했다.“그날 여기 있었습니다.”빛새가 물었다.“재욱 씨랑?”“네.”하늘이 단태를 바라봤다.“그리고 강단태 씨도?”서주연은 이번에는 웃었다.“그것도 맞고요.”단태의 표정이 굳었다.하늘은 그를 노려봤다.“왜 말 안 했어요?”“말하려고 했습니다.”“아까도 그랬죠.”“하늘 씨.”“당신은 항상 들키고 나서 말해요.”단태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았다.하늘은 다시 서주연을 바라봤다.“내 이름을 쓴 사람.”서주연의 눈빛이 달라졌다.“뭐라고요?”“재욱 씨가 녹음으로 말했어요.”하늘이 한 걸음 다가갔다.“내 이름으로 처음 회사를 만든 사람이 서주연이라고.”서주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빛새가 물었다.“사실이에요?”“회사라.”서주연이 천천히 말했다.“도재욱이 그렇게 설명했군요.”하늘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맞아요, 아니에요?”“맞습니다.”하늘의 손이 굳었다.단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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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네 번째 사람>

“그 사람을 말하면.” 서주연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윤하늘 씨는 도재욱이 왜 당신에게 접근했는지만 알게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럼요?” “왜 도재욱이 죽었는지도 알게 될 겁니다.” 윤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 은빛새도 숨을 죽였다. 강단태만이 서주연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누굽니까?” 단태가 물었다. 서주연은 그를 보며 짧게 웃었다. “정말 기억 안 나요?” “이름을 말하세요.” “한재성.” 순간. 강단태의 표정이 굳었다. 하늘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아는 사람이네요.” 단태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강단태 씨.” “압니다.” “어떤 사람이에요?” 단태가 천천히 말했다. “재욱과 제가 처음 돈의 흐름을 추적할 때 나온 사람입니다.” 빛새가 물었다. “회사 사람이에요?” “아닙니다.” “그럼?” “여러 회사의 자금 이동을 대신 처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서주연이 덧붙였다. “쉽게 말하면 돈이 어디서 어디로 움직였는지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죠.” 하늘의 머릿속에 43억이라는 숫자가 떠올랐다. “그럼 재욱 씨가 그 사람을 만나려고 했던 거예요?” 서주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 난 날도요.” 하늘의 얼굴이 굳었다. “잠깐만요.”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 조금 전 도착한 메시지. [네 번째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사고 현장에 있던 휴대전화의 주인이야.] 하늘이 화면을 들어 보였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폰이 한재성 씨 거라는 거예요?” 서주연이 말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그렇습니다.” 단태가 즉시 물었다. “확실합니까?” “그 폰을 직접 봤으니까요.” “언제요?” “2024년 7월 14일.” 모든 것이 다시 그 날짜로 돌아왔다. 714. 재욱이 죽기 직전 단태에게 건넨 열쇠. 호텔 지하주차장. 서주연. 도재욱. 강단태. 그리고 한재성. 하늘이 물었다. “그날 네 사람이 여기서 뭘 했어요?” 서주연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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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사고가 노린 사람>

“그 사고.”서주연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처음부터 도재욱을 죽이기 위한 사고가 아니었을 수도 있어요.”윤하늘은 곧바로 물었다.“그럼 누구를 죽이려고 했다는 건데요?”서주연은 대답하지 않았다.강단태가 대신 말했다.“한재성.”은빛새가 숨을 삼켰다.하늘은 단태를 바라봤다.“왜 그렇게 생각해요?”“재욱이 사고 직전 운전석에서 내렸다는 메시지가 사실이라면요.”단태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그 뒤에 한재성이 운전석으로 옮겨 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왜요?”“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면.”“…….”“차를 바꿔 타거나 자리를 바꾸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빛새가 물었다.“그런데 재욱 씨는 왜 차에서 내렸어요?”아무도 바로 답하지 못했다.하늘은 휴대전화 화면을 다시 내려다봤다.[차에는 두 사람이 타고 있었어.][운전한 사람은 나였어.][그런데 사고 직전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나였다.]죽은 남편의 번호에서 계속 도착하는 메시지.누가 보내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런데 메시지는 이상할 정도로 정확하게 세 사람의 대화를 따라오고 있었다.하늘이 말했다.“한재성 씨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던 거라면.”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그러다 둘이 차에서 내렸고?”“둘 다 내렸는지는 모릅니다.”서주연이 끼어들었다.“한재성은 겁이 많은 사람이었어요.”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겁이 많았다고요?”“돈을 움직이는 일은 했지만 자기 목숨 걸 정도로 대담한 사람은 아니었어요.”하늘이 물었다.“그런 사람이 왜 재욱 씨를 만났어요?”“빠져나가려고 했으니까.”“어디서.”서주연이 잠시 망설였다.“자기가 얽힌 돈에서요.”“그게 43억이고?”“43억도 일부라고 했잖아요.”서주연이 하늘을 똑바로 바라봤다.“한재성이 알고 있던 건 돈의 총액이 아니라 흐름이었어요.”“그럼 얼마인데요?”“정확한 금액은 저도 몰라요.”“재욱 씨는 알았어요?”“거의 다 알아냈을 겁니다.”단태가 서주연을 바라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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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장례식에 있던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은 내 장례식에 왔어.”윤하늘은 화면을 바라본 채 움직이지 못했다.은빛새가 먼저 입을 열었다.“누구였어요?”하늘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이름은 안 왔어요.”강단태가 바로 말했다.“장례식장에 왔던 사람들부터 정리해야 합니다.”서주연이 물었다.“조문객 명단 있죠?”하늘은 잠시 생각했다.“부의금 명단은 있을 거예요.”“사진은요?”“사진?”“장례식장 내부 CCTV.”단태가 말했다.“그게 더 정확합니다.”하늘의 표정이 굳었다.“장례식장에 다시 가자는 거예요?”“가능하면요.”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장소.불과 몇 시간 전까지 자신이 앉아 있던 곳.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그곳은 슬퍼할 장소가 아니었다.범인을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어 있었다.하늘이 고개를 끄덕였다.“가요.”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아홉 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빈소 정리가 거의 끝난 뒤였다.복도는 조용했다.하늘이 걸음을 멈췄다.문 앞에 아직 남아 있는 작은 안내판.故 도재욱이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빛새는 말없이 하늘 옆에 섰다.단태가 먼저 직원에게 다가갔다.“며칠 전 이 빈소 CCTV를 확인하고 싶습니다.”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보호자분이신가요?”하늘이 앞으로 나섰다.“제가 아내입니다.”직원이 하늘을 알아봤다.“아…… 네.”“경찰에 제출해야 할 수도 있는 일이라서요.”직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담당자를 불렀다.절차를 설명하고 신분을 확인한 뒤, 장례식장 내부 공용 공간 CCTV 일부를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됐다.모니터 앞에 네 사람이 섰다.서주연은 뒤쪽에 있었다.하늘은 시간을 지정했다.“장례 첫날부터 보여주세요.”영상이 재생됐다.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갔다.검은 옷.고개 숙이는 사람들.익숙한 친척들.회사 동료들.이름은 알지만 얼굴은 잘 모르는 사람들.하늘은 화면을 집중해서 봤다.단태가 말했다.“사고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장례식 소식을 빠르게 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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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죽은 남편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

“그리고 내가 죽은 장소는 사고 현장이 아니야.”윤하늘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몇 번을 읽어도 문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도재욱은 사고 현장에서 살아 있었다.강단태가 직접 확인했다.그런데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누군가가 그를 데려갔다.그리고 다른 장소에서 죽었다.은빛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사고 자체가 전부 조작됐다는 거예요?”강단태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사고는 실제로 났습니다.”“그런데 재욱 씨는 거기서 안 죽었다면서요.”“네.”“그럼 경찰은 왜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한 거예요?”하늘도 같은 생각이었다.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부터 설명은 단순했다.차량 사고.현장 수습.사망 확인.그 뒤 장례 절차.너무 빠르게 진행됐다.그때는 남편을 잃었다는 충격 때문에 아무것도 의심하지 못했다.하늘이 단태를 바라봤다.“시신은 어디에서 발견됐어요?”단태의 표정이 굳었다.“제가 알고 있던 건 사고 현장입니다.”“그런데 방금 아니라고 했잖아요.”“공식 기록이 그렇다는 뜻입니다.”“그럼 직접 봤어요?”단태가 멈칫했다.하늘이 다시 물었다.“사고 현장에서 재욱 씨 시신이 발견되는 걸 직접 봤냐고요.”“아닙니다.”“병원으로 옮겨지는 건?”“못 봤습니다.”“그럼 당신이 본 건.”하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살아 있던 재욱 씨가 마지막이네요.”단태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하늘의 가슴이 답답해졌다.남편의 죽음에 대해 자신이 직접 확인한 것은 거의 없었다.병원 영안실에서 얼굴을 확인했다.그게 전부였다.죽은 장소도.사망 과정도.누가 처음 발견했는지도.전부 다른 사람의 설명으로 들었다.서주연이 물었다.“사망진단서는 가지고 있습니까?”“집에 있어요.”“기억나는 내용은요?”하늘은 잠시 생각했다.“사망 원인에 다발성 외상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아요.”단태가 물었다.“사망 장소는?”“확실히 기억 안 나요.”“그걸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하늘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빛새가 갑자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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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한재성이라는 이름>

“장례식에.”윤하늘의 목소리가 떨렸다.“한재성이라는 이름으로 온 사람이 있었어요.”서주연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강단태는 곧바로 모니터 쪽으로 몸을 돌렸다.“시간 기억납니까?”“정확히는…….”하늘은 눈을 감았다.장례 첫날.계속 이어지던 조문객.재욱의 영정사진.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그리고 유난히 오래 영정 앞에 서 있던 남자.“밤이었어요.”“몇 시쯤.”“아홉 시 넘어서.”장례식장 직원이 영상을 뒤로 돌렸다.오후 9시.9시 10분.9시 20분.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들기 시작했다.하늘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그리고.“저기.”손가락이 멈췄다.오후 9시 27분.한 남자가 복도 끝에서 걸어오고 있었다.검은 정장.검은 넥타이.짧은 머리.안경은 쓰지 않았다.남자는 빈소 앞에서 잠시 멈추더니 안으로 들어갔다.서주연이 숨을 삼켰다.“맞아요.”하늘이 그녀를 바라봤다.“한재성 맞아요?”서주연은 대답하지 못했다.단태가 대신 물었다.“확실합니까?”한참 뒤.서주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빛새가 작게 말했다.“그럼 살아 있었네요.”사고 당일 사라졌던 남자.도재욱과 같은 차에 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의 주인.그리고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사람.그 한재성이 도재욱의 장례식에 왔다.하늘은 영상을 바라봤다.남자는 재욱의 영정사진 앞에 섰다.고개를 숙였다.그리고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30초.1분.2분.조문객치고는 너무 길었다.그때 남자가 손을 들어 눈가를 닦았다.하늘의 손끝이 굳었다.재욱에게서 온 메시지.**[그 사람은 내 영정사진 앞에서 울었어.]**“저 사람이에요.”하늘이 낮게 말했다.“그날 내가 직접 말 걸었어요.”영상 속 하늘이 남자에게 다가갔다.소리는 없었다.하지만 하늘은 그날의 대화를 기억했다.“재욱 씨 친구분이세요?”남자는 잠시 자신을 바라봤다.그리고 말했다.“아주 오래된 친구입니다.”“제가 모르는 친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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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도재욱이 마지막으로 살아 있던 곳>

[도재욱은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살아 있었어.]윤하늘은 주소를 한참 바라봤다.서울 외곽.지도에 표시된 곳은 오래된 물류창고였다.도심에서 차로 한 시간 가까이 떨어진 곳.은빛새가 먼저 입을 열었다.“진짜 갈 거예요?”하늘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강단태가 휴대전화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바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왜요?”“누가 이 메시지를 보내는지도 모릅니다.”서주연도 고개를 끄덕였다.“함정일 수도 있어요.”하늘이 차갑게 말했다.“그럼 안 가요?”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재욱 씨가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고 장례까지 치렀어요.”하늘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적어도 직접 확인할 거예요.”단태가 하늘을 바라봤다.잠시 뒤 짧게 말했다.“같이 갑니다.”---한 시간 뒤.차는 오래된 산업단지 안으로 들어섰다.주말도 아닌데 사람은 거의 없었다.폐업한 공장.셔터가 내려간 창고.잡초가 자란 공터.내비게이션이 안내를 멈춘 곳에는 회색 건물 하나가 있었다.간판조차 없었다.빛새가 창밖을 바라봤다.“여기 맞아요?”하늘이 주소를 다시 확인했다.“맞아요.”단태는 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주변에 주차된 차량부터 확인했다.“3817은 없습니다.”서주연이 말했다.“오래전에 빼놨겠죠.”단태가 시동을 끄고 문을 열었다.“하늘 씨하고 빛새 씨는 뒤에 계세요.”하늘도 따라 내렸다.“싫어요.”“위험할 수 있습니다.”“내 남편이 여기 있었어요.”단태가 하늘을 바라봤다.“그래서 더 그렇습니다.”“그래서 더 들어갈 거예요.”결국 단태가 먼저 걷고 하늘과 빛새, 서주연이 뒤를 따랐다.창고 정문은 잠겨 있었다.하지만 오른쪽 작은 출입문은 달랐다.자물쇠가 걸려 있었지만 잠겨 있지 않았다.단태가 손잡이를 잡았다.“누가 최근에 열었습니다.”빛새가 주변을 둘러봤다.“어떻게 알아요?”“먼지는 많은데 손잡이만 깨끗합니다.”하늘의 심장이 빨라졌다.누군가 아직 이곳을 드나든다.단태가 문을 열었다.끼이익.안에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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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처음 돈을 숨긴 사람>

영상은 정확히 그 장면에서 끊겨 있었다.“결국 당신이었네요.”도재욱의 마지막 목소리.그리고 검은 화면.윤하늘은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왜 끊긴 거예요?”은빛새가 먼저 물었다.강단태가 메모리카드를 다시 확인했다.“파일이 여기서 끝났습니다.”“끝났다고요?”“네.”“그럼 다음 영상은요?”단태가 폴더를 넘겼다.다음 파일의 시작 시간.오전 3시 12분.한 시간이 넘게 비어 있었다.하늘의 표정이 굳었다.“중간 영상이 없어요?”“삭제됐을 가능성이 큽니다.”서주연은 여전히 화면 속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굴이 창백했다.하늘이 그녀를 바라봤다.“저 사람 이름부터 말해요.”서주연은 입을 열지 않았다.“아까 안다고 했잖아요.”“…….”“재욱 씨가 처음 3억 8천을 발견하고 신고하러 갔던 사람이라면서요.”단태도 낮게 말했다.“이제 숨길 이유 없습니다.”서주연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윤태성.”처음 듣는 이름이었다.하늘이 물었다.“누구예요?”“재욱 씨가 다니던 회사에서 자금관리 총괄을 맡았던 사람입니다.”“상사였어요?”“직속상사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돈과 관련된 문제는 대부분 윤태성을 거쳤습니다.”단태가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알고 있는 윤태성 맞습니까?”서주연이 그를 바라봤다.“알아요?”“몇 번 만났습니다.”하늘의 시선이 단태에게 돌아갔다.“또 아는 사람이네요.”“투자 검토 과정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얼마나 가까웠어요?”“가깝지 않았습니다.”서주연이 말했다.“그건 맞아요. 윤태성은 사람과 가까워지는 타입이 아니었으니까.”하늘은 다시 노트북 화면을 바라봤다.재욱이 말했다.결국 당신이었네요.그 말은 의심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뜻처럼 들렸다.“윤태성이 처음부터 돈을 빼돌렸어요?”하늘이 물었다.서주연은 고개를 저었다.“직접 가져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그럼요?”“처음 3억 8천이 빠져나간 결재 흐름에 윤태성 이름이 있었습니다.”“그래서 재욱 씨가 찾아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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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목소리의 주인>

녹음이 끊겼다.창고 안에 정적이 내려앉았다.윤하늘은 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방금 들은 여자 목소리.낯설었다.분명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그런데 이상하게 한 문장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그러게 그냥 하늘 씨 이름만 두고 빠졌으면 됐잖아.**은빛새가 먼저 입을 열었다.“저 여자 누구예요?”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하늘은 서주연을 바라봤다.“알아요?”서주연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목소리만으로는 확실하지 않아요.”“확실하지 않은 거예요, 말하기 싫은 거예요?”“윤하늘 씨.”“이번에도 모른다고 하면 못 믿어요.”서주연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한 명 떠오르는 사람은 있어요.”강단태가 바로 물었다.“누굽니까?”서주연은 대답하기 전에 노트북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정지된 영상.문을 열고 들어온 두 사람의 모습은 그림자만 남아 있었다.“김유라.”하늘의 얼굴이 굳었다.“장례식에 왔던 그 여자?”“네.”빛새가 곧바로 말했다.“근데 메시지에서는 김유라는 전달만 했다고 했잖아요.”“그래서 확신할 수 없다는 겁니다.”서주연이 말했다.“김유라가 저 자리에 있었다고 해서 재욱 씨를 죽인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니까.”단태가 낮게 물었다.“목소리는 비슷합니까?”“조금.”“조금?”“김유라는 원래 목소리를 낮게 깔고 말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 저 녹음은 일부러 톤을 바꾼 느낌이 있습니다.”하늘의 눈빛이 흔들렸다.“그럼 확인하면 되잖아요.”“어떻게요?”“장례식장에서 나랑 이야기했어요.”하늘이 휴대전화를 꺼냈다.“그때는 영상에 소리 없었지만.”그녀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나한테 명함을 줬어요.”단태가 하늘을 바라봤다.“명함?”“집에 있다고 했잖아요.”“찾아봐야 합니다.”하늘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세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집까지 갈 필요 없어요.”“왜요?”“장례식 끝나고 받은 명함들.”하늘이 가방을 열었다.“정리 못 해서 그대로 넣어뒀어요.”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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