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재욱 씨는 평범한 회사원이 아니었습니다.”강단태의 말이 복도에 낮게 가라앉았다.윤하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례식장 특유의 희미한 소독약 냄새와 향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찔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알고 있던 남편은 단순했다.아침이면 넥타이를 고르지 못해 자신에게 물었고, 퇴근하면 저녁 메뉴를 고민했고, 주말에는 소파에 누워 TV를 보던 사람.그런데 지금 처음 보는 남자가 나타나 그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었다.“무슨 뜻이에요?”하늘이 다시 물었다.“평범한 회사원이 아니라니.”단태는 주변을 한 번 살폈다.“여기서 이야기할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지금 제 남편 장례식이에요.”하늘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오늘 처음 보는 여자는 자기도 제 남편 아내라고 하고, 죽은 남편은 죽은 다음 날까지 메시지를 보내고, 이번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와서 제가 남편 직업까지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하네요.”단태는 말없이 하늘을 바라봤다.“그러니까 여기서 말하세요.”은빛새 역시 한 발 앞으로 나왔다.“저도 들어야겠어요.”단태의 시선이 빛새에게 향했다.“은빛새 씨.”빛새의 얼굴이 굳었다.“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도재욱 씨에게 들었습니다.”“언제요?”“죽기 전에.”빛새가 입술을 깨물었다.“그럼 저를 알고 있었네요.”“알고 있었습니다.”“저 사람이 결혼했다는 것도요?”빛새가 윤하늘을 가리켰다.단태가 잠시 침묵했다.그 짧은 침묵만으로 하늘의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알고 있었군요.”하늘이 말했다.“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걸.”“이름 정도는.”“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 했어요?”“제가 끼어들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하늘이 허탈하게 웃었다.“남의 남편이 아내를 둘 두고 사는데요?”“그때는 저도 정확히 몰랐습니다.”“뭘요?”“누가 진짜 아내인지.”복도에 정적이 흘렀다.빛새가 먼저 반응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단태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도재욱 씨가 저에게 소
Last Updated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