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야, 나 돌아왔어!"하인들에게 붉은 비단을 걸라 이르던 중, 익숙하면서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몸이 굳었다. 손에 쥐고 있던 비단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고개를 돌리는 순간, 끝내 눈시울이 젖었다.칠 년 만에 만난 서겸은 소년 시절의 풋기를 벗고 있었다. 꼿꼿이 선 모습이 한결 의젓했다.곁에 부녀자의 차림으로 서 있는 이는 칠 년 전 화친을 위해 시집간 공주, 서난영이었다.서겸은 예닐곱 살쯤 된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그 눈매와 인상이 어쩐지 서겸을 닮아 있었다.아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서겸을 올려다보았다."아버지, 이 사람이 도성에 두고 오신 약혼녀입니까? 울상인 얼굴이라 저는 싫습니다."멍해진 사이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서겸의 눈에 당혹감이 스쳤다. 곧바로 해명이 이어졌다."연서야, 오해하지 마. 승원이는 난영이와 백령국 군주 사이에서 난 아이야. 나를 잘 따르는데 얼마 전에 아버지까지 여의었잖아. 그래서 마음을 달래 주려고 아버지라 부르게 한 것뿐이야."눈물을 꾹 삼키고 입꼬리를 올렸다. 가슴 한쪽이 쓰렸다."오해 안 했어. 공주께서는 막 돌아오셨으니 궁에 먼저 드셔야 할 텐데, 우리 집에는 무슨 일로 왔어?"냉랭한 말투를 알아챘는지 서겸의 눈에 다시 당혹감이 스쳤다."이미 궁에 들러 황제 폐하께 문안드렸어."아이의 손을 놓은 그가 성큼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거칠고 따뜻한 손바닥. 칠 년 동안 한 번도 누리지 못했던 다정함이었다."연서야, 나를 기다리느라 칠 년 동안 온갖 소문에 시달렸겠지. 나 때문에 많이 서러웠을 거야.""폐하께서 내가 공주를 지킨 공을 헤아려 특별히 은혜를 베푸셨어. 우리가 혼인하면 네게 정2품의 품계를 내려 주신대."다급히 말을 잇는 목소리에 조심스러운 불안이 묻어났다."동주(東珠: 북방에서 나는 진주)로 장식한 봉관도 청해 두었어! 나라가 세워진 이래 첩에게 이런 은혜가 내려진 건 네가 처음이야."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첩? 누가 첩이라는 거야?"서겸의 말이 뚝 끊겼다.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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