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가 두툼한 잡지와 사진 원본을 들고 안방으로 들어왔다.“사모님, 이것 좀 보세요. 사진이 정말 예쁘게 나왔어요.”화보 속에는 성웅과 미래가 나란히 서 있었다. 아이들까지 함께였다. 고급스러운 거실과 푸른 양재천을 배경으로 한, 흠잡을 곳 없는 가족사진.미래는 사진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처럼 웃고 있었다.하지만 촬영하던 날의 차가운 공기를 미래는 기억했다. 플래시가 터질 때만 남편에게 기대어 웃었던 순간. 평생 연습해 온 ‘완벽해 보이는 일’이 한 장의 사진 안에 아름답게 박제되어 있었다.“우리 사모님은 실제로 보는 게 백 배는 더 예쁘신데…….”정례가 작게 중얼거렸다.미래는 씁쓸함을 감추며 잡지를 덮었다.“이모, 또 시작이시네.”다음 날, 병원 휴게실.잡지를 넘기던 수연이 갑자기 소리쳤다.“유 원장! 이것 좀 봐봐.”커피잔을 든 진희가 다가왔다.“왜요?”“우리 동 펜트하우스에 사는 안미래 님이랑 남편분이 이번 하이라이프 메인 화보에 나왔어.”잡지가 진희 앞에 펼쳐졌다.화려한 프레임 한가운데 안미래가 있었다.수려한 남편, 두 아이, 웅장한 펜트하우스.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모든 것을 가진 여자가 완벽하게 웃고 있었다.“남편분도 진짜 멋있지? 지난번 엘리베이터에서 뵀는데 아우라가 장난 아니더라. 완벽한 부부 같아.”진희는 대답하지 못했다.사진 속 성웅의 손은 미래의 허리에 자연스럽게 놓여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남편의 자리였다. 그 손 하나가 현실의 경계선처럼 선명했다.그런데 진희의 시선은 결국 미래의 얼굴로 돌아왔다.사람들은 아름다운 미소를 보았다. 진희에게는 그 미소 뒤에 감춘 외로움이 먼저 보였다.불과 얼마 전, 유리문에 부딪힌 자신을 보고 아이처럼 웃던 얼굴과는 전혀 달랐다. 그때의 미래는 살아 있었다. 화보 속 미래는 완벽한 대신 숨을 쉬지 않았다.진희의 손가락이 자신도 모르게 움직였다.잡지 위에 인쇄된 미래의 입술 가까이에서 멈췄다가, 슬픈 눈동자를 천천히 따라갔다.“유
Terakhir Diperbarui : 2026-09-08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