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대치동에서도 시선을 독차지하는 아름다운 여자 안미래. 완벽한 몸과 동안의 얼굴을 가진 그녀는 마흔셋, 두 아이의 엄마다. 남편과의 마음은 오래전 얼어붙었지만, 51세라고 믿기 힘들 만큼 섹시하고 완벽한 남편 성웅은 밤이면 자신의 욕망을 가장 잘 받아주는 미래를 찾는다. 사랑 대신 육체적 만족만 남은 결혼. 그런 미래 앞에 모델 같은 외모의 37세 의사 유진희가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그리고 아내를 잃을 수 있다는 순간, 성웅의 소유욕은 잊었던 사랑까지 깨워버린다. 끝나지 않은 결혼과 새로 시작된 사랑 사이, 세 사람의 욕망과 감정이 엇갈리는 39금 어른 로맨스.
View More미래는 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협탁 위에 놓인 위스키 잔이 시야에 들어왔다. 어느새 얼음은 완전히 녹아 있었다. 황금빛이던 술은 물과 뒤섞여 흐릿해져 있었다.미래는 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싱거웠다. 처음 따랐을 때의 강렬한 향도, 목을 타고 내려가던 뜨거움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 모습이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 처음과는 너무 달라져 버린 것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토록 완벽한 육체 안에 깃든 마음은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멀어졌을까. 언제부터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게 되었을까.남편의 숨소리가 점점 깊어졌다.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미래는 잔에 남은 위스키를 마저 비우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거짓말처럼 귓가에 되살아났다.'제가 잡고 있으니 안심하세요.'미래는 눈을 뜨지 못했다. 그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조차 왠지 잘못된 일처럼 느껴졌다.한 남자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끝내 자신을 외롭게 만들었고, 다른 한 남자는 이름조차 모르는데 단 한 번의 손길로 자신을 안심시켰다.그 차이가 무엇인지. 왜 자꾸만 생각나는지. 미래는 알 수 없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욕망과 애정은 생각보다 많이 달랐다. 그리고 그 한 끗의 차이가 사람을 이토록 외롭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안미래는 오늘 밤 다시 배웠다.그날 밤.유진희는 샤워를 마치고 거실 창가에 섰다.유리창 너머로 강남의 불빛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더스킨 병원으로 스카우트되어 온 이후로 정신없는 하루의 연속이었다.진료. 회의. VIP 고객 관리. 새로운 의료진 적응.오늘도 새벽부터 밤까지 숨 돌릴 틈이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침대에 누워 눈을 감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병원이 아니라 엘리베이터였다.진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어둠. 정전. 숨이 막혀 오던 여자. 그리고 제 품 안으로 힘없이 기울어지던 가벼운 체중.그는 천장을 바라보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대체 왜. 왜 아직도 기억나는
미래의 손이 성웅의 파자마를 벗겼다.옷에서 풀려난 그의 페니스는 이미 단단하게 발기해 있었다.미래는 익숙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입술을 벌려 그를 받아들였다.성웅의 양손이 미래의 머리칼을 감쌌다.“아…….”평소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남자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미래가 입과 혀를 움직일 때마다 성웅의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만족시키는지, 성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절정이 가까워지기 전에 그가 먼저 미래를 떼어냈다.로브를 완전히 벗겨내고 그녀를 침대 위에 눕혔다.말은 필요 없었다.오래된 약속이라도 있는 것처럼 미래가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렸다.성웅은 그 사이로 얼굴을 묻었다.“으…… 으…….”미래의 양손이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그의 혀가 집요하게 움직일수록 손안에서 시트가 구겨졌다. 미래의 호흡은 점점 짧아지고, 신음은 조금씩 커졌다.충분히 달아올랐다고 판단한 순간 성웅이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그대로 미래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예전에는 달랐다.처음 사랑했던 시절에는 몸이 하나가 되는 순간마다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상대의 표정을 읽고, 작은 반응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다.지금은 아니었다.성웅은 곧 자신의 감각에 몰두했다.깊게 들어왔다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는 그의 움직임에 미래 역시 눈을 감았다.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는 대신 몸 안에서 일어나는 감각에만 집중했다.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사랑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다정함을 기대하지도 않았다.그저 자신의 욕망을 채웠다.절정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 순간, 성웅은 오히려 움직임을 멈췄다.아직 끝내고 싶지 않았다.충분하지 않았다. 더 오래 섹스하고 싶었다. 지금 밀려오는 절정을 한 번 늦추고, 다시 흥분을 끌어올려 더 길게 즐기고 싶었다.성웅은 미래의 허리를 붙잡아 자신의 위로 끌어올렸다.미래는 그 행동의 의미를 너무도 잘 알았다. 십칠 년 동안 수도 없이 맞춰온 몸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성웅이 아
미래는 완전히 식어버린 쓴 커피를 억지로 한 모금 삼켰다. 지독한 피로감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남들에게 손가락질받지 않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남편의 명예에 걸맞은 완벽한 아내가 되기 위해 내면을 죽였다. 매일같이 몸매를 뼈 깎듯 관리했고, 아이들의 학원 스케줄을 완벽히 통제했으며, 남편의 화환 심부름까지 군소리 없이 해냈다. 화려한 VVIP 파티에 참석해 우아하게 미소 지었고, 교양 있게 잔을 부딪쳤다.하지만 이 완벽한 연극 속에서, 인간 '안미래'의 수고로움을 진심으로 알아주는 존재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미래는 자조적인 실소를 터뜨렸다. 아무도 없었다. 정말 단 한 명도.2월의 바람이 뺨을 매섭게 할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미래는 홀로 차가운 양재천 산책로를 걸었다. 마른 갈대들이 바람에 쓸려 서글픈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강물은 겨울 햇살을 차갑게 튕겨내며 흘렀다. 저 멀리 건너편으로 도곡동 최고급 펜트하우스의 거대한 통창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저렇게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무결하고 완벽해 보였다. 높고, 넓고, 찬란하게 빛나는 상류층의 집.멀리서 보면 늘 그랬다. 세상의 모든 완벽해 보이는 것들은, 기어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썩어가는 속을 직접 대면해야만 비로소 비극을 드러내는 법이었다. 오늘도 그녀는 대치동의 완벽한 '좋은 엄마'였다.그날 밤이었다. 아이들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 거대한 아파트 안에는 다시금 무거운 적막이 내려앉았다.미래는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참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실크 슬립 위에 부드러운 로브를 가볍게 걸친 채, 거울 앞에서 젖은 머리칼을 말리고 있었다. 그때, 화장대 위 휴대폰이 짧은 진동과 함께 화면을 밝혔다. 남편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위스키]단 한 단어였다. 그 어떤 문장 부호도 다정한 수식어도 없는 오만한 명령어.미래는 드라이기 전원을 끄고 안방 거실로 향했다. 미니 홈바에서 묵직한 글렌피딕 병을 꺼냈다. 성웅의 크리스탈 잔에는 얼음을 한
운동을 끝내고 사우나와 샤워를 마친 미래는 근처의 한적한 샌드위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소파 깊숙이 몸을 파묻으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공간. 그 누구도 자신을 '준원 어머니', '서윤 어머니'라는 타인의 수식어로 규정짓지 않는 곳. 오롯이 인간 '안미래'라는 세 글자로 존재할 수 있는 짧은 한 시간의 사치였다.잔 표면에 서린 연기를 바라보며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싸 안았다. 따스한 온기가 감돌 때쯤, 가방 속에서 요란하게 전화벨이 울렸다. 액정에 뜬 이름은 딸 서윤이였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결코 좋은 성격의 전화가 아니라는 것을."어, 서윤아.""엄마……."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가라앉아 있었다. "나 진짜 망했어.""무슨 일인데 그래. 차분히 말해봐.""이번 화학 심층 탐구 수행평가 조 짰단 말이야. 근데 완전히 죽음의 조 걸렸어."순간 미래의 미간이 단단하게 굳어졌다. "누구누구랑 한 조가 됐는데?" 서윤이가 입에서 내뱉은 아이들의 이름을 듣자마자, 미래는 까마득해지는 정신에 스르륵 눈을 감았다. 대치동 학부모라면 누구나 치를 떠는, 무임승차와 질투로 점철된 최악의 라인업이었다."엄마, 화학 안쌤한테 빨리 전화해줘. 조별 과제 긴급 피드백 받아야 해."미래는 지체 없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휴대폰 주소록을 바쁘게 뒤적였다.대치동에서 흐르는 진짜 일급 정보는 대형 학원의 화려한 간판 뒤에 존재하지 않았다. 진짜 극비의 치트키는 오직 검증된 엄마들의 폐쇄적인 휴대폰 연락처 속에 숨겨져 있었다. 롯데백화점 뒷골목, 간판조차 달지 않은 비밀스러운 교습소, 오직 이름 석 자의 명성만으로 수억 대의 몸값을 호가하는 베일에 싸인 족집게 선생들. 미래는 수년 동안 대치동 바닥을 직접 발로 뛰고 마모되며 과목별로 그 비밀 라인들을 완벽하게 꿰차고 있었다. 자식의 성적 앞에서는 단 한 번도 나태해지거나 방관한 적 없는 철저한 엄마였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긴밀한 통화를 모두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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