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로 속도 문제는 해결됐습니까?""해결되다마다! 자네가 이렇게 펴주기만 하면, 모양 잡고 다듬는 건 일도 아니오! 생산 속도가 열 배, 아니 백 배는 빨라질 거요!"나대용은 신이 나서 방방 뛰었다. 천재 기술자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좋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저는 인간 물방아입니다. 형씨는 집게 잡고 쇠만 대주십쇼."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다.화덕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익호군 녀석들이 풀무질을 하고, 나대용이 달궈진 쇠를 올리면, 내가 내려친다.콰앙! 콰앙! 콰앙!일정한 리듬으로 굉음이 울려 퍼졌다.마을 사람들은 또 산에서 천둥이 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내 망치질 한 번에 철판 하나가 뚝딱 만들어졌다. 나대용은 그 철판을 가져다가 규격에 맞춰 자르고, 구멍을 뚫고, 담금질을 했다.분업화.산업혁명의 핵심인 그 시스템이, 1591년 담양의 작은 대장간에서 구현되고 있었다.한참을 두드리고 있는데, 서백설이 간식으로 보리개떡을 가져왔다. 그녀는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철판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와... 이게 다 뭐예요? 쇠를 떡 주무르듯이 하네.""돈이다, 돈. 이게 다 거북선 껍데기가 될 거야."나는 땀을 닦으며 개떡을 집어 먹었다."근데 당신, 괜찮아요? 땀을 비 오듯 흘리는데.""괜찮아. 운동 되고 좋지 뭐."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힘들었다. 금강불괴라고 해서 지치지 않는 건 아니다. 에너지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따른다. 쓴 만큼 채워야 한다."오늘 저녁은 고기 좀 많이 볶아야겠다. 소 한 마리 잡을까?""미쳤어요? 소가 얼만데!"서백설이 펄쩍 뛰었지만, 그녀의 눈은 웃고 있었다. 쌓여가는 철판을 보며 그녀도 계산이 섰을 것이다. 이 사업, 무조건 된다고.해가 질 무렵.마당에는 얇고 단단한 철판들이 탑처럼 쌓였다.나대용은 그중 하나를 집어 들고 망치로 두드려보았다.탱- 탱-맑고 청아한 소리.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강철만이 낼 수 있는 소리였다."아름답소. 내 평생 이렇게 완벽한 철은 처음 보오.
Huling Na-update : 2026-09-13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