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역사 속, 시기와 모함에 억울하게 스러져간 영웅들. 그들의 한(恨) 서린 육체에, 치열한 21세기를 악착같이 물어뜯며 살아남은 영업부장 강철민의 영혼이 깃든다. "핍박 당해 얌전히 죽으라고? 웃기지 마. 내 앞을 막는 건 다 씹어 먹을 거니까." 첫 번째 무대, 임진왜란. 비운의 의병장 김덕령에 빙의한 그는 희생양이라는 정해진 운명을 거부한다. 간자들의 수작도, 몰려드는 적들의 검격도, 야수처럼 터져 나오는 압도적인 폭력 앞에서는 무의미할 뿐. 정교하게 다듬어진 움직임 대신,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무쌍으로 얽매인 사슬을 산산조각 낸다. 하지만 김덕령의 피 튀기는 반격은 단지 시작이었다. 시대를 넘어, 또 다른 억울한 영웅들이 그를 부르기 시작한다. 조선을 넘어, 억울함이 남은 모든 역사 속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운명을 물어뜯는 빙의자의 압도적인 구원기가 시작된다! #로맨스 한스푼 아주 약간 추가요
View More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냄새를 맡는 듯했다. 동물적인 감각. 하지만 땅 밑에 숨겨진 화약 냄새까지는 맡지 못했으리라.놈이 손짓하자, 뒤따르던 무리가 간격을 벌리며 산개했다.화약고 폭파를 위해 침투하는 전문가들다운 움직임이었다.'멍청한 놈들. 거긴 이미 내 구역인데.'나는 미숙이를 꽉 쥐었다.놈들이 지뢰밭 한가운데, '킬존(Kill Zone)'으로 설정한 구역으로 들어섰다.선두 닌자가 발을 내딛는 순간.딸깍.청량한 나무음. 나무판자가 눌리며 부싯돌이 튀는 소리.그 찰나의 순간, 닌자의 눈이 크게 떠지는 것이 보였다.콰아앙-!!!고요한 밤하늘을 찢어발기는 굉음.눈밭에서 붉은 불기둥이 치솟았다."으아악!"선두에 섰던 닌자가 공중으로 붕 떴다.아니, 상체만 떴다. 하반신은 이미 화약의 폭발력과 쇳조각에 의해 산산조각 나 사라진 뒤였다."나니?!(뭐야?)""폭발이다! 함정이다!"뒤따르던 놈들이 기겁해서 흩어지려 했다. 본능적인 회피 기동.하지만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우리가 깐 지뢰는 하나가 아니었으니까.콰광! 쾅! 콰아앙!놈들이 당황해서 발을 옮길 때마다, 눈 속에서 지옥문이 열렸다.연쇄 폭발.하얀 눈보라와 검은 화약 연기, 그리고 붉은 피보라가 뒤섞여 기괴한 풍경을 만들어냈다."아악! 내 다리!""눈이 안 보여!"팔다리가 잘려나간 닌자들이 눈 위를 기어 다니며 절규했다. 하얀 눈밭은 순식간에 도축장 바닥처럼 시뻘겋게 물들었다. 호박탄에 들어있던 깨진 도자기 파편과 쇳조각들이 놈들의 몸에 박혀 고슴도치가 되어 있었다.은밀한 침투?개뿔. 이건 그냥 한밤의 불꽃놀이였다. 아주 잔혹하고 화려한."와... 죽이는데요? 사람 몸이 저렇게 터질 수도 있습니까?"춘식이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화력이 좀 과했나? 뼈도 못 추리겠네."나대용 형씨가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이 만든 무기의 위력에 본인도 놀란 눈치였다.나는 바위 위에 올라가 놈들을 내려다보았다.50명 중 서 있는 놈은 대여
이원익 대감이 떠나고, 담양에는 다시 묘한 적막이 감돌았다.정치적 태풍은 지나갔지만, 겨울의 끝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동장군의 심술은 여전했다.밤새 내린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춘식이를 데리고 객주 주변을 점검했다. 최가가 없는 동안 행동대장 노릇을 하느라 녀석의 어깨가 꽤나 무거워 보였다."대장님. 미령이 아씨랑 최가 형님은 언제쯤 오신답니까?"춘식이가 눈을 치우며 물었다."글쎄다. 눈길이라 좀 걸릴 거야. 그래도 류성룡 대감을 만났다는 전갈은 왔으니 조만간 도착하겠지."그때, 객주 안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미령이가 두고 간 '익호 정보국'의 부팀장, 점순이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주막 주모 출신으로, 미령이에게 정보 수집 노하우를 전수받은 베테랑이었다."대장님! 급보입니다!"점순이가 품에서 꼬깃꼬깃한 쪽지를 꺼내 내밀었다."이게 뭐냐?""미령 아씨가 심어둔 '까치(정보원)'들이 보내온 소식입니다. 이치(梨峙) 고개 너머, 금산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답니다."나는 쪽지를 펴들었다.암호처럼 적힌 글귀들. 하지만 내용은 명확했다.[설욕(雪辱). 닌자(忍者). 화약고.]"고바야카와 다카카게..."나는 으드득 이를 갈았다.지난여름, 이치 전투에서 나에게 턱이 돌아간 뒤 도망쳤던 그 늙은 여우. 겨울이 다 가도록 잠잠하다 싶더니, 기어이 쥐새끼들을 풀었다."병력 규모는?""대군은 아닙니다. 눈 때문에 대규모 이동은 불가능하니까요. 대신 소수 정예, 50명 안팎의 특수 부대라고 합니다. 복장은 검은색, 움직임은 늑대 같다고...""늑대는 무슨, 개새끼들이지."목표는 뻔했다.정면승부로는 현무와 화력을 당해낼 수 없으니, 우리의 아킬레스건인 '화약고'를 터뜨리겠다는 수작."춘식아.""예, 대장님!""손님 맞을 준비 해라. 이번엔 아주 화끈한 놈들이 온단다."나는 곧장 대장간으로 향했다.나대용 형씨는 화덕 앞에서 언 손을 녹이고 있었다."형씨. 작업 중지
"그래서요? 저 잡아가시려고 오셨습니까?"나는 삐딱하게 앉으며 물었다."잡아가려면 금부도사를 데려왔겠지. 내가 온 건, 서애 대감이 전하를 뜯어말렸기 때문일세. '김덕령은 아직 쓸모가 있습니다. 그가 가진 쌀과 군대가 한양 수복에 필요합니다. 소신이 확인해 보고, 만약 역심이 있다면 그때 베어도 늦지 않습니다'라고 하셨지."이원익은 차가운 눈으로 나를 쏘아보았다."즉, 내 판단에 따라 자네 목이 붙어있을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야. 자, 변명해 보게. 왜 명나라 장수를 팼나? 왜 사병을 키우나? 역모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 봐."살벌했다. 하지만 나는 쫄지 않았다.그런데 의문이 들었다."잠깐만요. 영감님이 제 편지를 보고 오셨다면... 편지를 가져간 제 부하들은 어디 있습니까? 미령이랑 최가 놈은 왜 안 보입니까?"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 중간에 잡혔거나, 이 영감님이 인질로 잡고 있는 건 아닌가.내 눈빛이 험악해지자, 이원익이 헛기침을 하며 손사래를 쳤다."걱정 말게. 그 아이들은 무사하네. 지금 평양 인근에서 안주(安州)로 이동 중인 서애 대감을 만나고 내려오는 길일 걸세.""그럼 영감님은 어떻게 그들보다 먼저 오셨습니까?""이 사람아. 자네 부하들은 상단 행세를 하며 짐을 끌고 오니 늦는 게 당연하지. 나는 전시 특명을 받고 파발마를 갈아타며 밤낮없이 달려왔네."이원익이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서애 대감께서 평양에서 자네 편지를 받자마자, 사안이 시급하다며 나를 급파하셨지. 전하의 진노가 극에 달해 금부도사가 먼저 출발하기 전에 내가 먼저 와서 자네를 검증해야 했거든. 내가 자네 부하들보다 닷새는 먼저 도착했을 게야.""휴..."안도의 한숨이 나왔다.초고속 출장 코스였군. 류성룡 대감이 나를 살리기 위해 꽤나 애를 쓴 모양이었다."오해는 풀렸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왜 명나라 장수를 팼나?"나는 찻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영감님. 내 집에 강도가 들어왔습니다. 근데 옆집 아저씨가 도와준답시고 와서는,
1593년 2월의 끝자락.겨울바람은 여전히 매서웠지만, 담양 객주의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미숙이를 허리춤에 차고 마을 순찰을 돌았다. 밤새 내린 눈을 치우는 백성들의 모습이 보였다. 전쟁통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풍경이었다."아이고, 장군님 나오셨습니까! 덕분에 올겨울은 배도 안 곯고 아주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관아 놈들은 콧빼기도 안 비치는데 장군님은 새벽부터 이러고 다니시니, 이게 생불(生佛)이 아니고 뭐다요?"마을 사람이 빗자루를 내려놓으며 넙죽 허리를 숙였다. 진심 어린 존경이 담긴 눈빛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눈을 퍼 나르던 사내가 삽자루를 짚으며 신이 나서 맞장구를 쳤다."그것뿐인가! 내 듣자 하니 장군님이 눈을 한 번 부라리면 하늘에서 내리던 눈송이도 겁을 먹고 피해 간다드라! 그래서 우리 담양 땅에만 눈이 덜 쌓인 거여. 장군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용광로보다 뜨거워서 눈이 닿기도 전에 다 녹아버린 거제!"그러자 구석 양지바른 곳에서 볕을 쬐며 곰방대를 털던 촌로 하나가 혀를 끌끌 차며 거들었다."어허, 이 사람들이 뭘 모르네. 그게 다 양기(陽氣)가 차고 넘쳐서 그런 거여. 내가 저번에 냇가에서 장군님 씻는 걸 슬쩍 봤는데, 어우야... 다리 사이에 웬 굵직한 흑단목 방망이를 하나 더 차고 다니시드만! 그 거시기가 아주 실혀, 실혀! 흉기여 흉기! 그러니 동장군인들 그 뜨거운 양기를 당해내겠어? 왜년들도 보면 오금을 지릴 것이여.""......"지나가다 그 소리를 정통으로 들은 나는 헛기침을 하며 걸음을 재촉해야 했다.칭찬인지 성희롱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내 마음속은 저들의 농담처럼 편하지 않았다.북쪽.저 멀리 의주에 박혀 있는 왕, 선조가 보내는 의심의 눈초리가 등 뒤를 찌르는 것 같았다.미령이와 최가를 떠나보낸 지 보름이 지났다.소식은 없었다.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지금 같은 난세에 연락 두절은 곧 사고를 의미했다. 산적을 만났나? 아니면 왜군 잔당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