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안건을 상정했다고?”시후의 서늘한 목소리가 부사장실의 정적을 날카롭게 갈랐다. 그의 눈 깊은 곳에서 살인적인 눈빛이 번뜩였다. 책상 위에 걸터앉아 있던 은서의 가녀린 어깨가 시후의 손아귀 안에서 잘게 떨렸다.남자의 단단한 손가락에 실린 무시무시한 악력은, 조금만 더 힘을 주면 그대로 뼈마디를 부러뜨릴 듯 위태로웠다.“오, 오빠…… 아파요……!”은서의 고통 어린 탄식에 시후는 번쩍 정신을 차린 듯 천천히 손아귀의 힘을 풀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서린 냉혹한 살기는 가라앉지 않았다.“강현석 그 버러지 새끼가 감히 내 것을 넘봐?”시후가 은서를 번쩍 안아 바닥에 내려놓더니, 단정하게 수트 단추를 채웠다.“성북동으로 간다.”***오후 3시, 성북동 서경그룹 본가 대저택 그랜드 다이닝 룸.육중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 서경그룹 창업주이자 강시후, 강현민의 아버지 강문혁 명예회장과 후처 조수현이 상석에 앉아 있었다.그 맞은편에는 오만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태강그룹 차남, 강현석 상무가 자리하고 있었다.“어머, 시후야. 은서랑 같이 들어오니 보기 참 좋구나.”조수현이 붉은 립스틱을 짙게 바른 입술로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은서를 가문 밖으로 완전히 쫓아내고, 태강그룹과의 혼맥을 자신의 아들 강현민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탐욕이 번들거렸다.“강 회장님, 시후 부사장. 한은서 팀장과의 혼담은 저희 태강 이사회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강현석이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문가에 서 있는 은서의 앞으로 다가서더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품평하듯 훑어보고 은서의 귀에다 속삭였다.“서경가에서 곱게 자란 줄만 알았더니, 소문대로 미인이십니다. 제 아내가 되면 그 하찮은 보석 디자인 따위는 당장 때려치우고 집에서 얌전히 인형 노릇이나 하면 됩니다.”강현석의 기름진 손가락이 은서의 새하얀 뺨을 향해 뻗어왔다. 은서가 혐오감에 미간을 찌푸리며 물러서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파앗-!“크아아악!”다
Terakhir Diperbarui : 2026-09-09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