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엄마를 좋아한다고 말해야 집에 갈 수 있어?”아이의 질문에 조사실이 조용해졌다.한주 기사 댓글에서 본 문장이었다. ‘입양아가 직접 행복하다고 증명하면 된다.’이경은 무릎을 굽혀 봄과 눈을 맞췄다.“아니. 외운 말은 하나도 안 해도 돼. 싫으면 대답하지 않아도 되고.”조사관은 보호자와 아이를 따로 면담하겠다고 했다. 이경은 봄에게 어떤 답이 유리한지 설명하지 않고, 문밖에서 기다릴 사람만 고르게 했다.“정 실장 이모가 좋아.”봄은 선우가 아니라 오래 알고 지낸 정 실장을 골랐다. 선우는 서운한 표정 없이 대기실 끝에 앉았다.이경의 면담에서는 작업 시간, 주거 환경, 학교 출석, 병원 기록을 확인했다.“아이가 밤늦게 작업실에 머문 적이 있습니까?”“있습니다. 납기 직전 제가 돌봄을 따로 구하지 못한 날들이었습니다.”“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습니까?”“그래서 지금은 근무 상한과 돌봄 일정을 분리했습니다. 잘했다는 뜻은 아닙니다.”완벽한 엄마처럼 보이려고 과거를 지우지 않았다.“강태준 씨가 아이를 양육했습니까?”“같은 집에 살았고 생활비를 부담했습니다. 학교 행사에는 주로 촬영이 있을 때 왔습니다. 법적 공동입양은 일곱 번 미뤘습니다.”“아이와 만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요?”이경은 해외 위탁 조항, 학교 촬영, 허위 신고 승인서를 냈다.“호칭을 가졌다는 이유로 아이 정보를 사용할 권리는 없습니다.”봄의 면담은 사십 분 뒤 끝났다. 조사관은 구체적인 대답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시설로 보내질까 반복해서 두려워하고, 카메라와 문 두드리는 소리에 불안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가족 갈등 노출을 줄이고 상담을 이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이경은 그 말을 기록했다. 신고가 기각되는 것만으로 봄이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었다.조사관들은 작업실과 집을 확인했다. 봄의 방, 약 보관함, 학교 준비물, 빨간 비상 가방까지 봤다.“가방은 왜 세 곳에 있습니까?”“신생아 때 응급실을 자주 다녔습니다. 제가 불안해서 만들었고, 이제는
Last Updated : 2026-09-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