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위험한 네 남자의 침술사가 되었다!?: Capítulo 31 - Capítulo 40

72 Capítulos

30화

나는 황궁의 복도를 멍하니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황궁의 복도는 왜 이렇게 복잡한 건지, 비슷하게 생긴 문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카시안이 들어간 문이 어딘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어떡하지.”아무리 생각해 봐도 방법이 없었다.‘그냥 카시안 오빠! 하고 소리를 질러 버려?’아니,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침착하자, 아이린.넌 지금 귀족 영애라고!호호호...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 해도 그곳이 어디인지조차 모르겠으니, 나는 결국 복도 한가운데에 멀뚱히 서서 주변만 두리번거렸다.그때, 몇 걸음 떨어진 커다란 문에서 소리가 들렸다.철컥.곧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카시안이 걸어 나왔다.‘오예쓰! 이게 웬 횡재야!’나는 조금 전까지 잔뜩 긴장해 있었던 것도 잊고 카시안에게 빠르게 다가갔다.그런데 카시안은 나를 발견하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거기 있었군.”나는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화난 얼굴로 따졌다.“왜 이렇게 늦게 나오셨어요? 얼마나 기다린 줄 알아요?”“많이 늦었나? 그건 몰랐는데.”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미안하군.”“미안하군이 아니잖아요! 기다리다가 간 떨어질 뻔했다고요!”카시안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후우, 생각보다 일이 조금 길어졌다.”“10분이면 나온다고 하셨잖아요!”“그래. 미안하다.”의외로 순순히 사과하는 카시안의 모습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그러다 카시안이 내 모습을 위아래로 살피더니 물었다.“그동안 별일은 없었나?”“......!”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정원에 갔다가 휠체어를 탄 남자를 만나긴 했는데...하지만 이걸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잔소리할 게 뻔하니까.나는 최대한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무, 물론이죠. 아무 일도 없었어요.”“정말인가?”“계속 여기 있었답니다, 호호호...”나는 카시안의 눈치를 보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그럼 이제 저택으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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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어느새 저녁이 되자 나는 객실에서 파티에 참석할 준비를 마쳤다.낮에 입었던 드레스와는 다른, 조금 더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머리와 장신구까지 다시 정돈했다.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중얼거렸다."뭘 입어도 아름답습니다, 아이린씨.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하아, 아름답다는 말, 이제 지겹군요.""그럴수가... 하지만 사실입니다.""호호호, 그야 그렇겠지요."혼자 1인2역하며 놀고 있는데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혼자 뭐하고 있나?”카시안이 얼굴을 찌푸리며 방으로 들어왔다."크, 크흠! 아무것도 안 했거든요? 그냥 거울 좀 보고 있었어요.""준비는 다 했겠지?"“네. 다 됐어요.”카시안은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가자.”나는 카시안의 뒤를 따라 객실 밖으로 나섰다.그의 옆에서 걸어가던 중, 문득 의문이 생겨 물었다.“근데 저도 꼭 파티에 참석해야 돼요?”내 물음에 카시안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당연한 걸 묻는군.”“당연하다고요? 전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지 않아요? 그냥 객실에서 쉬고 싶은데.”그러자 카시안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너를 혼자 둘 수 없으니까.”“...네?”“내가 파티에 참석하는 동안 네가 무슨 사고를 칠 줄 알고.”“...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무슨 사고뭉치인 줄 아세요?”“황궁에서 길을 잃었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이 인간이 어떻게 알았지?“걱정거리를 혼자 두느니 내 옆에 데리고 있는 게 편해.”나는 할 말이 없어서 입술만 삐죽 내밀었다.이미 황궁에서 길을 잃은 전적이 있으니까.카시안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말했다.“그냥 앞으로 내 옆에서 입 꼭 다물고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하아, 알겠어요. 맘대로 하세요.”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황궁의 넓은 복도를 지나 거대한 문 앞에 도착했다.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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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저, 저기... 사,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가, 같아요.”"......"나는 카시안의 등 뒤에 숨어서 덜덜 떨었다.“죄송합니다, 황자님. 제 사촌 동생이 워낙 낯을 가려서 실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카시안이 레오넬에게 허리를 숙이며 사과를 건넸다.레오넬은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야, 카시안 백작. 내가 착각했나 봐. 이만 실례하지.”레오넬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나는 그가 멀어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한숨을 내쉬었다.“후우... 고마워요.”“......”그런데 바로 옆에서 카시안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왜 그렇게까지 숨어 있는 거지?”"아, 그게 말이죠...""황자님을 본 적이 있나?"“아, 아뇨? 그게 아니라... 저는 평민이잖아요?”“그래서?”“그러니까 평민이 어떻게 황족을 마주할 수 있겠어요?”내 말을 듣고 카시안의 한쪽 눈썹이 꿈틀거렸다.“......”나는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이었다.“평민인 제가 감히 마주 보고 있으면, 혹시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닐까 해서 그랬죠.”좋아, 완벽해!어쩜 이렇게 머리까지 똑똑한 거니, 아이린?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카시안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왜요? 제 말이 틀렸나요?”“뭐,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군.”“그렇죠? 그렇다니까요!”카시안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하, 지금 넌 내 사촌 동생이다. 잊지 말았으면 좋겠는데.""아, 그거야... 그러네요, 카시안 오빠. 호호호."살았다!!!!!그런데 그때, 카시안 주변에 젊고 예쁜 영애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어머, 카시안 백작님 아니세요?”“정말 오랜만이에요.”“그러게요. 황도에 오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뵐 줄은 몰랐어요.”“예전보다 더 멋있어지신 것 같아요.”“으음...”카시안은 갑작스럽게 몰려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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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화

"하하하하.""호호호호."파티장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다.귀족들은 삼삼오오 모여 와인잔을 부딪히기 시작했고, 한쪽에서는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몇몇 남녀가 우아하게 춤을 추었다.식탁에는 갖가지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가득 준비되어 있었다.나는 조금 전부터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오랜만이군, 카시안 백작.”조금 전 단상 위에서 파티를 주최했던 아르덴 공작이 어느새 우리 앞에 서 있었다.카시안은 차가운 눈빛으로 공작을 바라보다가 예의를 갖춰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입니다, 아르덴 공작 각하.”분명 서로 정중한 인사였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갑자기 이 주변만 겨울이라도 찾아온 것처럼 차가워진 느낌이었다.아르덴 공작은 카시안의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가 이내 시선을 내 쪽으로 옮겼다.“그런데... 저 영애는 누구인가?”나는 순간 긴장해서 차렷 자세로 똑바로 섰다.카시안이 굳어 있는 나 대신 대답해 주었다.“제 사촌 동생입니다.”“사촌 동생? 자네에게 사촌 동생이 있었나?”“...먼 친척입니다.”카시안의 대답은 망설임 하나 없이 자연스러웠다.아르덴 공작은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턱수염을 쓰다듬었다.“흐음, 그렇군.”“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카시안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없는 듯, 고개를 숙이더니 뒤돌아섰다.“벌써 가려고 하는가?”“공작 각하께 얼굴을 비췄으니 충분하지 않습니까?”"허허허, 자네는 여전하군."카시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팔을 가볍게 잡았다.“가자.”“...네? 벌써요?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돼요?""안 돼."나는 얼떨결에 카시안에게 끌려 파티장을 나왔다.“잠깐만요! 아직 음식에 손도 안 댔는데!”나는 억울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 파티장을 바라보았다.이제 막 파티가 한창이었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잔뜩 차려져 있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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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황궁에서 돌아온 뒤 며칠 동안은 정말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졌다.황궁에 갔던 일이 마치 한바탕 꿈이라도 꾼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저택의 하루하루는 다시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흘러갔다.에드먼에게 잔소리를 듣고, 카시안에게 약을 만들어 주며 괜히 한마디씩 투닥거리기도 했다.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어느 날.새벽이 가까워진 캄캄한 늦은 밤의 저택.내가 깊은 잠에 빠져들 때쯤,드르륵.어디선가 창문이 열리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나는 잠결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가 이 시간에 창문을 여는 거야?잠에 취한 상태로 몸을 뒤척이려던 순간이었다.끼이익-이번에는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나는 순간 잠이 확 달아나 천천히 눈을 떴다.그리고 그대로 온몸이 굳어버렸다.어두운 내 방 한가운데에 검은 옷을 입은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어... 어...”심장 마비가 올 정도로 빠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비명을 지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그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재빨리 내게 달려들어 입을 막았다.“읍! 으읍!”나는 눈을 크게 뜨고 죽기 살기로 몸부림쳤다.뭐야! 도둑? 아니, 강도? 설마 암살자?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미친 듯이 스쳐 지나갔다.그런데 남자는 나를 해치기는커녕 낮고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진정하십시오. 저는 에단님의 사람입니다.”“...읍?”에단이라고?나는 그 이름을 듣고 저항을 멈췄다.남자는 내가 진정한 것을 확인한 뒤 천천히 손을 떼었다.나는 곧바로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가리고 그를 노려봤다.“이 시간에 대체 뭐 하는 짓이죠? 심장 마비로 절 죽이시려고요?”“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남자는 곧바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다른 방법이 없다니... 무슨 일이길래 그래요?”나는 여전히 경계하며 남자를 바라봤다.검은색 옷에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일반적인 하인이나 경비병과는 달랐다.그리고 그의 허리에 검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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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바닥에 떨어진 것은 에단의 반쪽짜리 가면이었다.에단이 몸을 뒤척이다가 가면이 떨어진 것 같았다.그리고 그 가면 아래에 숨겨져 있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나는 숨을 들이켜는 것조차 잊어버렸다.“...이건... 이럴 수가...”에단의 왼쪽 얼굴에는 끔찍할 정도로 심한 화상 자국이 남아 있었다.마치 불길에 집어삼켜진 것처럼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붉게 달아오른 흔적과 짙게 변색된 부분이 뒤섞여 있었다.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아아.”얼마나 아팠을까?나는 다시 에단의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이런 상처를 그동안 계속 가리고 다녔던 거야?나는 바닥에 떨어진 가면을 바라보았다.에단이 왜 늘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다녔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열이 많이 나네.”손바닥에 닿는 피부가 뜨거웠다.나는 침대 옆에 놓인 물수건을 다시 집어 들고, 에단의 이마와 뺨에 맺힌 땀을 천천히 닦아 주었다.그러다 문득, 그의 왼쪽 얼굴에 시선이 머물렀다....혹시 내 침으로 에단의 화상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나는 잠시 입술을 깨물고 고민했다.아니, 오히려 에단의 상태를 악화시키면 어떡하지?하지만... 에단의 상처를 본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에단님, 제 더러운 침을 얼굴에 바르는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나는 작게 중얼거리며 에단의 얼굴 가까이 몸을 숙였다.그리고 침을 손가락 끝에 살짝 묻혀, 화상 자국이 있는 왼쪽 뺨에 조심스럽게 발랐다.처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나는 숨을 죽인 채 에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제발...그때, 화상 자국의 가장자리에서 아주 미세한 변화가 일어났다.“됐다!”분명히 방금 전까지 울퉁불퉁하게 일그러져 있던 피부가, 아주 조금씩 매끄럽게 변하고 있었다.깊게 패인 듯 보이던 상처의 가장자리도 조금씩 메워지기 시작했다.나는 기쁜 마음에 다시 손끝에 침을 묻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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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으윽!” 에단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을 떴다. 눈앞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하아, 하아...” 그는 한동안 숨을 고르지 못한 채 천장만 바라보았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잠옷은 물론이고 베개까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또 그 꿈인가.' 에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꿈속에서 그는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뜨거운 열기와 매캐한 연기. 눈앞을 집어삼키던 붉은 불길. 그리고 얼굴을 덮쳐 오던 끔찍한 고통까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날의 기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하아.” 에단은 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러다가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응? 열이 내렸네?” 분명 쓰러지기 전에는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던 것 같았는데, 지금은 다 나았는지 몸이 한결 가벼웠다. “그로우, 밖에 있나?” 에단의 물음에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부르셨습니까, 도련님.” 곧 문이 열리고 그로우라 불린 검은 옷의 호위무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앉아 있는 에단을 발견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응. 방금 깼어.” “다행입니다. 몸은 좀 어떠십니까?” “이상하게 개운한데?” 에단은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돌려 보았다. “열도 내린 것 같고. 어지러운 것도 사라졌어.” “클로드 의원님께서 처방해 주신 약이 효과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가 보네. 역시 유능한 영감이라니까.” 에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갈아입었다. “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지?” “하루가 조금 넘었습니다.” “하루? 그렇게 오래 누워 있었다고?” “예. 그동안 의식이 없으셔서 모두 걱정했습니다.” “그건 미안하게 됐군.” “그런 말씀 마십시오. 에단님께서 무사히 깨어나신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그로우는 에단 옆으로 다가와 물잔을 건넸다. 에단은 물을 받아 몇 모금 마시다가 문득 그로우를 보며 말했다. “근데... 혹시 아이린 누나가 여기 왔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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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창밖으로 햇빛이 스며드는 서재에서 카시안은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넘기고 있었다.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적어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백작님. 공작 각하께서 보내신 서신입니다.”에드먼의 목소리에 카시안의 손이 멈췄다.공작 각하.굳이 이름을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들어와.”문이 열리고 들어온 에드먼이 봉인된 서신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카시안은 한동안 봉인에 새겨진 문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손톱으로 밀랍을 뜯어냈다.서신의 내용은 간결했다.인접한 남작령에서 반란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카시안 백작이 병력을 이끌고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었다.제국의 안정을 위한 협조를 부탁한다는 정중한 문장까지 덧붙어 있었다.카시안은 서신을 끝까지 읽고는 낮게 코웃음을 쳤다."흥, 제국의 안정이라..."반란군이 국경 인근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건 이미 수년 전의 일이었다.황실이 그 사실을 몰랐을 리 없었다.그런데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토벌군을 보낸 적은 없었다.그럴 필요가 없었던 거겠지.황실의 군사와 귀족들의 움직임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르덴 에드릭 공작.그가 반란군을 국지적인 소요로 취급하는 한, 황실이 먼저 나서기는 어려웠을 테니까."...이제 와서 황실의 병력 대신 나를 보내겠다는 건가."카시안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정중한 협조 요청의 형식을 빌렸을 뿐, 거절할 수 없는 명령이나 다름없었다.“이번에도 황실은 움직이지 않는 모양이군요.”에드먼의 말에 카시안은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서신에 적힌 이름을 내려다보았다.아르덴 에드릭.그 이름을 볼 때마다 오래된 기억이 되살아났다.검이 부딪치는 소리, 저택을 가득 메웠던 병사들의 발소리, 그리고 피로 얼룩진 가족의 초상화.잊을 수 있을 리 없었다.그날 이후, 카시안의 모든 것이 달라졌으니까.---------------그날, 카시안의 저택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화로웠다.어린 카시안은 정원에서 여동생과 놀다가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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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에단의 저택에 다녀온 지 며칠이 지났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택이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이 시간쯤이면 두통약을 가져오라는 얄미운 카시안의 목소리가 들렸을 테고, 그림자처럼 내 뒤를 따라다니던 에드먼도 어김없이 나타났을 텐데. “에드먼 아저씨. 혹시 백작님은 어디 가셨어요?” 늦은 오후쯤에서야 카시안의 서재에서 마주친 에드먼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백작님께서는 이미 출발하셨습니다.” “...네? 어디로요?” “인접한 영지에서 반란군의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 진압을 돕기 위해 떠나셨습니다.” ...갑자기 반란군?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전쟁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다. “그럼 백작님이 직접 반란군하고 싸우는 거예요?” “아직 전면전으로 번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에드먼은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았다. 반란군이라니. 반란군이라니! 그런 무시무시한 사람들과 싸우러 간다는 말 아닌가? 평소에 카시안이 재수는 없었지만, 전쟁터에 나갔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 한달 남짓 한솥밥 먹으며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었으니까. “아, 그리고 아이린씨. 백작님께서 출발하시기 전에 아이린씨에게 전하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그게 뭔데요?” “당분간 고향에 돌아가 계시라고 하셨습니다.” “...네?” 잠깐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그럼 저, 해고...당한 건가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에드먼은 당황한 기색 없이 고개를 저었다. “백작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저택을 비우는 편이 안전하다고 판단하신 모양입니다. 반란군 진압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가족이 있는 곳에서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휴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군요.” "...휴가..." 아, 그런 거였구나. ...근데 이런 중요한 건 직접 말해 주면 어디 덧나나? 떠나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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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휴가를 받은 지 엿새째 되는 날이었다.그동안 나는 오랜만에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거나, 마리와 산책을 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저택에서의 생활이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족과 함께 지내다 보니 역시 집만 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 평화가 영원히 이어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이제 나흘 후면, 다시 카시안의 저택으로 돌아가야 하니까.그나저나 카시안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내가 없으면 두통에 시달릴 텐데.“마리, 천천히 가.”내 말이 들리지 않는지 마리는 꼬리를 흔들며 앞서 달려갔다.나는 웃으며 그 뒤를 따라 걸었다.그때, 마을 어귀에서 낯선 소란이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병사 몇 명이 부상당한 사람들을 수레에 싣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붕대를 감은 병사도 있었고, 축 늘어진 채 다른 사람에게 부축받는 병사도 있었다.순간 걸음을 멈췄다.‘설마...?’문득 반란군과 싸우고 있는 카시안의 모습이 떠올랐다.혹시 저 사람들도 카시안이 있는 곳에서 온 병사들일까?카시안은 무사한 거야?그런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하지만 지나가는 병사들에게 다짜고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나는 한동안 그들이 사라진 길을 바라보다가, 마리가 내 치맛자락을 물고 당겨 정신을 차렸다.“그래, 이제 집에 가자.”카시안은 뭐... 괜찮겠지?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마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는데..."...뭐야, 이건?"집 앞에는 아주 화려한 마차가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나는 마차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문득 예전에 타봤던 마차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잠깐. 저건...?’설마.아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마차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집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그랬군요. 누나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저, 저, 저 능글맞은 목소리는!“에단님?”내가 얼빠진 얼굴로 부르자, 거실에 있던 부모님과 에단이 일제히 이쪽을 돌아보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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