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볼일은 끝났으니 돌아갈까?""아뇨!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나는 슬그머니 연회장 한쪽 식탁으로 다가갔다....황궁 파티 때는 한 입도 못 먹고 쫓겨났지.그날의 한을 풀 때가 왔다.'접시는 넓고, 음식은 많고, 날 막을 사람은 없다!'나는 접시에 고기, 새우, 작은 타르트, 치즈를 차곡차곡 쌓았다. 냠."......!"맛있어!이게 바로 황실의 맛이구나!그때, 바퀴 구르는 소리가 연회장 한쪽에서 조용히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휠체어를 탄 남자 하나가 시종과 함께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 금빛 눈동자."......!"치즈가 입에서 떨어질 뻔했다.레오넬 황자. 꽃 이름을 알려 주던, 그리고 내가 침을 두 번이나 뿌린 바로 그 사람.나는 반사적으로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그런데 기둥 뒤에서 슬쩍 내다본 그는 기억 속 모습과 달랐다.볼은 홀쭉하게 꺼져 있었고, 눈 밑에는 짙은 그늘이 내려앉아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은 윤기를 잃었고, 휠체어 팔걸이를 쥔 손은 핏기가 없었다.'...저렇게 말랐었나?'처음 정원에서 봤을 때는 분명 이렇지 않았다. 조용하고 단정하고, 꽃 얘기를 할 때만큼은 눈이 반짝이던 사람이었는데.지금은 눈에 생기가 없었다. 연회장의 화려한 불빛 아래서 레오넬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어디 아프신가."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그때 레오넬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아주 잠깐, 그의 시선이 기둥 쪽에서 멈췄다.나는 재빨리 기둥 뒤로 숨어 버렸다."......"들켰나?드레스 자락이 삐져나온 거 아니야?"전하, 이쪽으로."다행히 시종이 휠체어를 밀며 사람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레오넬은 한 번 더 뒤를 돌아보았지만, 곧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나는 기둥 뒤에 서서 한참 동안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누나?""어마악!""기둥 붙잡고 뭐해?"에단이 어느새 내 옆에서 물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호호!""다 먹었으면 돌아갈까?""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