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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네 남자의 침술사가 되었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1 - チャプター 70

72 チャプター

60화

덜컹, 덜컹. 황도로 향하는 마차 안은 조용했다. 레오넬은 창밖으로 스쳐 가는 들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무릎 위에 덮은 담요 아래로, 감각 없는 두 다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우연일 거예요.' '저는 그냥 평범한 여자예요.' 이불을 꽉 쥐고 있던 손. 끝까지 마주치지 못하던 눈. 작게 떨리던 목소리. "......" 레오넬은 작게 웃었다. 거짓말이 서툰 사람이었다. 정원에서도, 연회장 기둥 뒤에서도, 오늘 침대 위에서도. 하지만 그녀가 숨기기로 했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억지로 캐물을 수는 없지." 레오넬은 창에 이마를 기댔다. 희망을 품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 십여 년을 휠체어 위에서 살았으면서, 고작 하룻밤의 기적에 다시 매달리다니.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날, 자신은 걸었다. 그건 꿈이 아니었다. "전하, 곧 로웬 도시에 도착합니다. 오늘 밤은 그곳에서 묵으시지요." 마부 옆에 앉은 시종이 창 너머로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지." 레오넬이 대답한 그 순간이었다. 휘이익-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퍽! "크억!" 마차 앞쪽에서 비명이 터졌다. 말들이 놀라 울부짖으며 앞발을 들었고, 마차가 크게 기우뚱했다. 히이이잉! 레오넬은 반사적으로 창틀을 붙잡았다. “무슨 일이지?” 대답 대신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렸다. 챙! “반란군이다! 황자 전하를 보호하라!” 순식간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기사들이 마차를 둘러싸며 검을 뽑았다. 하지만 숲 양쪽에서 나타난 검은 복장의 병사들은 이미 길을 막고 있었다. 챙! 챙! "전하, 마차 안에 계십시오! 절대 나오시면 안 됩니다!" 호위 기사가 마차 문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그 기사의 등에 곧 화살이 박혔다. "크헉..." 기사는 문에 기댄 채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 레오넬은 주먹을 쥐었다. 도망쳐야 했다. 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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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레오넬 황자가 떠난 뒤 다음 날 점심 무렵.나는 부엌에서 찻잔에 두통약을 타고 있었다.'...황자님이 여기까지 오신 것도, 결국 내 침 때문이잖아.'"...이제라도 솔직하게 말해야겠지?"나는 찻잔을 들고 저택으로 향했다.현관을 지나 복도를 걸어가는데, 서재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안쪽에서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황실에서 온 서신입니다."에드먼의 목소리에 노크하려던 손이 멈췄다....황실? 또 황자님이 뭘 보내셨나?괜히 궁금해졌다. 나는 문틈에 슬쩍 귀를 가까이 댔다."...어제 로웬 도시가 반란군에게 함락됐다는군."카시안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훨씬 낮고 차가웠다."황도로 돌아가던 레오넬 황자 일행이 그 근처에서 습격을 당했다.""황자 전하께서는 무사하신 겁니까?""...반란군에게 포로로 붙잡힌 것 같은데.""예? 그럼 큰일이군요."나는 그 말을 듣고 숨이 턱 막혔다.어제 이 저택을 떠난 그 사람이 반란군에게 포로로 붙잡혔다고?"반란군은 황자님을 걸고 황실에 요구 조건을 내걸었지만, 황실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군."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리고 즉시 로웬 일대의 반란군을 토벌하라고 쓰여 있어."카시안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은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황자님의 안위는 상관없다는 소리인가? 아르덴 공작...""......!"나는 황급히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그러니까 황실은... 황자님이 다치든 죽든, 상관없다는 거야?"...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카시안님."에드먼의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명령대로라면 반란군 진영을 공격해야겠지.""그럼 황자 전하께서는...""그 인간이 노리는 게 그거다. 반란군을 진압해도 황자님이 잘못되면 내 책임이 되고, 명령을 어기면 그걸로 트집을 잡겠지. 어느 쪽이든 아르덴 공작은 손해 볼 게 없어."카시안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게 낫겠군.""병사들에게 집결하라고 전해 두겠습니다. 보급품까지 준비하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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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여자라고?" 낮고 건조한 목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수레 쪽으로 걸어왔다. 큰 키에 검은 망토 자락이 바람에 흔들렸고, 손에 든 검 끝에서는 아직 핏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칠흑 같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끌어내." 병사가 내 팔을 잡아끌었다. 나는 자루와 함께 굴러떨어지듯 수레에서 내려왔다. "아야야..." 흙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크로이츠라 불린 남자가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그, 그러니까..."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그래, 이 남자를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정신 바짝 차리자. "기, 길을 잃었다니까요?" "그게 수레 안에 숨어 있던 거랑 무슨 상관이 있지?" "어... 그게 사실은... 배, 배고파서 음식을 찾던 중이었어요! 그러다가 이 식량 자루를 보고 훔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출발하지 뭐예요? 그래서 여기까지 왔고요." "......" 크로이츠는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어보았다. "...음. 행색을 보아하니 평민이로군." "...네?" "얼굴만 딱 봐도 평민이야. 그것도 아주 가난한." "......" 맞는 말이었다.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열받지? '이래 봬도 영애 연기를 기똥차게 하던 몸이라고요!' 물론 그때는 에단이 준 드레스와 보석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크로이츠를 노려보았다. 크로이츠는 그런 내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넘겼다. "그 눈빛은 뭐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평민이라는 말이 그렇게 억울한가?" "억울한 게 아니라... 하, 됐어요. 절 어쩔 셈이죠?" "......" 크로이츠의 입꼬리가 아주 잠깐 비틀렸다. 웃은 건지 비웃은 건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 "크로이츠 님, 이 여자는 어떻게 할까요?" "묶어서 데려가." "예? 평민인데 데려갑니까?" "토벌군 수레에서 나왔다. 혹시 모르니 당분간 감시한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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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진영 가장자리의 빈 천막. 나는 묶인 손을 등 뒤로 한 채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천막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낡은 짚더미 하나, 그리고 바닥에 깔린 마른 풀이 전부였다. 밖에서는 진영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모닥불 타닥거리는 소리, 병사들의 낮은 웃음. '...일단 귀족들 천막에서는 나왔어.'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손은 여전히 묶여 있고, 레오넬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짚더미에 등을 기대고 한숨을 쉬었다. 그때 천막 밖에서 발소리가 다가왔다. "크로이츠님."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이고 기침부터 했다. "쿠... 쿠웰룩..." 천막 자락이 걷히고 크로이츠가 안으로 들어왔다. 한 손에는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 들려 있었다. 역병 환자가 있다는 천막인데도, 그는 입을 가리지 않았다. 천막 입구에 선 채로 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네가 역병이라고 들었다." "쿠웰룩..." "이에노스에서 왔다고?" "퀘을룩..." "대답하기 싫은 모양이군." 크로이츠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우리 진영에 역병이 돌면 끝이다. 방법은 하나뿐이지." 그가 횃불을 들어 올렸다. 불길이 천막 지붕 가까이에서 너울거렸다. "천막째 태운다." "...네?" "역병 환자는 불로 태우는 게 가장 확실하니까." 크로이츠의 목소리는 너무 담담했다.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횃불이 바닥에 깔린 마른 풀 쪽으로 천천히 기울었다. "잠깐, 잠깐만요!" 나는 벌떡 일어나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전 역병이라고 한 적 없어요! 자기들이 멋대로 역병에 걸린 환자 취급했을 뿐이라고요!" "...길을 잃었다고 했다가, 식량을 훔치려 했다고 했다가, 이번엔 역병 환자 흉내까지." 크로이츠는 인상을 찌푸린 채 나를 내려다보았다. "네 목적이 뭐냐?" "......" "나는 평민을 해칠 생각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아." 크로이츠가 내 앞에 멈춰 섰다. 횃불 빛에 비친 칠흑 같은 눈동자가 나를 똑바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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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나를 본 레오넬의 금빛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놀람인지, 걱정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그, 그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나는 숨을 몰아쉬며 휠체어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제야 내 손이 여전히 등 뒤로 묶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아.""......""황자님, 혹시... 이것 좀 풀어 주실 수 있으세요?"나는 몸을 돌려 묶인 손을 내밀었다. 레오넬은 잠시 할 말을 잃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진흙투성이가 된 손을 뻗었다."가만히 계십시오."손가락이 떨렸다. 매듭이 단단해서 몇 번이나 미끄러졌다. 그래도 레오넬은 포기하지 않았다."...영애는 늘 이런 식으로 나타나시는군요.""네?""정원에서도, 연회장 기둥 뒤에서도, 지금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툭.밧줄이 풀렸다.나는 얼얼한 손목을 문지르며 레오넬을 돌아보았다. 그는 웃고 있었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정원에서 꽃 이야기를 하던 그 웃음이었다."고마워요, 황자님.""그건 제가 할 말인 것 같습니다만."그때, 서쪽에서 함성이 한층 커졌다. 말발굽 소리가 땅을 울리며 가까워지고 있었다.나는 그쪽을 돌아보았다. 붉은 불빛 사이로 제국군의 깃발이 언뜻 보였다.'황자의 안위는 상관하지 않는다.'카시안의 서재에서 엿들었던 문장이 머릿속을 스쳤다....저 군대는 황자님을 구하러 오는 걸까?"......"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이제는 정말, 숨길 이유가 없었다."황자님.""예.""그날 정원에서 물어보셨죠. 그날 걸으셨던 게 우연이었는지."레오넬의 표정이 굳었다."저번엔 우연일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거짓말이었어요.""......""우연이 아니었어요. 아마 저 때문일 거예요.""......"레오넬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작게, 숨을 내쉬듯 웃었다."...역시 그랬군요.""죄송해요. 그때 바로 말씀드렸으면...""아닙니다."레오넬이 고개를 저었다."영애가 숨길 수밖에 없었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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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 입술이 떨어졌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대로 굳어 버렸다. 방금... 뭐였지? "...영, 영애?" 레오넬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귀 끝까지 새빨개진 채,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허락을 구하고 싶었는데... 순서가 바뀌었군요." "......" "영애 덕분에 걸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오래 걷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 욕심이었습니다." 그는 말을 고르는 듯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것만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 아니, 이건 대체..." 미, 미, 미쳤어! 황자님이 나에게 키, 키스를 하다니! 심장이 쿵 떨어졌다. 바스락. 그때, 근처에서 나뭇잎을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 나는 반사적으로 레오넬 앞을 막아섰다. 크로이츠가 쫓아온 걸까. 아니면 반란군 병사? "누, 누구예요!" 탁. 검은 그림자가 나무 사이에서 휙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린님. 모시러 왔습니다." "...그로우씨?" 검은 복면 위로 낯익은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떻게 여기... 언제부터 계셨어요?" "처음부터입니다." "처, 처음부터요?" "수레에 숨으실 때부터요." "......" 아니, 이게 뭔 소리야? "...그, 그럼 방금 그것도?" "예." "......" "에단님께 보고드릴 내용이 꽤 많아졌군요." "아, 안 돼요! 보고하지 마세요! 제발요!" 그로우는 대답 대신 내 뒤에 선 레오넬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레오넬 황자 전하. 칼튼 상단 소속 에단님의 호위, 그로우입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칼튼 상단." 레오넬이 나와 그로우를 번갈아 보았다. 무언가를 이해한 얼굴이었다. "그런데 그로우씨, 처음부터 계셨으면서 왜 이제야 나타나셨어요? 진작 황자님을 구해 주시지 않고!" "에단님의 명령이었습니다. 아이린 님의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한, 끼어들지 말고 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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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물 온도는 어떻습니까?""아주 좋아. 역시 대부호 상단의 후계자라 그런지, 저택에 이만한 온천이 있다니. 대단하군."레오넬과 에단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에 앉아 피로를 풀고 있었다.정확히는 탕의 양쪽 끝에,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과찬이십니다. 상단 일로 지친 몸을 풀려고 만든 곳이죠.""그대도 지칠 때가 있나 보군.""요즘은 꽤 자주 지칩니다. 누나 덕분에.""......"온천물 흐르는 소리만 졸졸 울렸다.레오넬은 물속에서 천천히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발끝이, 무릎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였다. 십여 년 동안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감각이었다.에단의 시선이 그 움직임을 조용히 따라갔다."...정말 다리가 나으셨군요.""그래, 정말 믿기지 않는군.""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에단이 젖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김 사이로 드러난 왼쪽 뺨에는 오래된 화상 자국 대신 매끄러운 피부만 남아 있었다.레오넬의 눈이 그 뺨에 잠시 머물렀다.에단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제 왼쪽 뺨에는 오래된 화상 자국이 있었습니다. 제국의 어떤 의원도 고치지 못했죠.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습니다.""...설마 영애가?""예. 그래서 잘 압니다. 누나가 가진 힘이 얼마나 위험한지."에단의 목소리가 낮아졌다."그 힘이 알려지는 순간, 누나는 더 이상 평범하게 살 수 없을 겁니다. 아르덴 공작은 성수를 만든 자를 찾고 있고, 반란군도 마찬가지예요.""알고 있네.""그럼 묻겠습니다. 황궁으로 돌아가실 생각이십니까?""아니."레오넬의 대답은 짧았다."황궁으로 돌아간다면, 다들 묻겠지. 어떻게 반란군 진영에서 도망쳤는지.""......""그 질문의 끝에는 영애와 자네가 있을 거고."에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다."영애가 나를 구하려고 무엇을 감수했는지 알고 있네. 그러니 내가 그녀를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어.""...그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에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당분간 실종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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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동이 틀 무렵, 크로이츠는 병사들과 함께 진영으로 돌아왔다. 검 끝에 묻은 피는 이미 검게 굳어 있었다."...후, 토벌군도 꽤 하는군."카시안이 이끄는 토벌군은 결국 퇴각했다. 기습은 날카로웠지만, 적은 병력으로 반란군을 제압하기는 쉽지 않았다."크로이츠 님."부관이 굳은 얼굴로 크로이츠에게 다가왔다."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황자가... 사라졌습니다."크로이츠의 걸음이 멈췄다."...뭐?""천막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격리해 두었던 그 여자도 보이지 않습니다.""...보초병은 뭘 하고 있었지?""여기 데려왔습니다."병사 둘이 한 남자를 끌고 왔다. 황자의 천막을 지키던 보초였다. 그는 크로이츠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말해. 무슨 일이 있었지?""그, 그게... 습격이 시작되자 황자가 도망치려 해서 붙잡았습니다... 그, 근데 갑자기 역병에 걸린 그 여자가 나타났습니다.""......""기침을 막 하면서... 크로이츠 님께서 이쪽으로 가라고 하셨다고... 그래서 저는 역병이 옮을까 봐, 그만...""내가?"크로이츠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내가 언제 그런 명령을 내렸지?"보초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땅에 처박았다.크로이츠는 말없이 황자의 천막 쪽으로 걸어갔다.진흙탕 한가운데에 텅 빈 휠체어 한 대가 기우뚱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 진흙 위로, 숲을 향해 나란히 찍힌 두 줄의 발자국.하나는 작았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틀거리며 끌리듯 찍힌 남자의 발자국이었다."......"걸을 수 없는 황자가, 휠체어를 두고 사라졌다.길을 잃었다던 여자. 식량을 훔치려 했다던 여자. 역병 환자 흉내를 내던 여자. 오빠를 찾으러 왔다던 여자.그 여자가, 자신의 이름까지 팔았다.뿌드득.크로이츠가 쥐고 있던 검 손잡이에서 소리가 났다."...감히 날 속였구나.""예?""그 여자를 찾아라. 제국을 다 뒤져서라도 내 앞에 데려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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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루텐부르크 영지, 칼튼 상단의 집무실. 사각, 사각. 에단은 서류 더미 사이에서 펜을 굴리고 있었다. "후... 지루하네." 에단은 펜을 내려놓고 창밖을 보았다. 카르디아 영지 쪽 하늘이었다. '누나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벌컥! 순간, 집무실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도, 도련님!" 상단 직원 하나가 숨을 헐떡이며 뛰어 들어왔다. 손에는 서신이 들려 있었다. "...노크하는 법도 잊어버린 건가?" "죄, 죄송합니다. 워낙 급한 건이라..." "뭔데 그러지?" "그, 그게 이에노스에서..." "이에노스?" 에단의 눈이 가늘어졌다. "역병에 걸린 이에노스 사람들이... 몸이 굳어서 쓰러지고 있답니다. 팔이며 다리며, 하룻밤 새 수십 명이..." "역병이 그런 병이었나?" "아닙니다. 다들... 성수를 마셨답니다." "...성수?" "예. 칼튼 상단 깃발을 단 마차에서 샀다고 합니다." 집무실 안이 조용해졌다. "우린 이에노스에 그런 걸 보낸 적 없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떨리는 손으로 서신을 내밀었다. "버려진 병마다, 저희 인장이 찍혀 있었답니다. 벌써 황도에도 소문이..." 에단은 서신을 받아 들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는 동안 표정이 지워졌다. 상단 인장. 성수. 이에노스. 쾅! 에단은 한 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이런, 젠장. 당했어." 에단의 머릿속에 연회장에서 이에노스 이야기를 꺼내던 아르덴 공작의 얼굴이 떠올랐다. "예? 뭘 말입니까?" "아니야." 에단은 서신을 신경질적으로 구겼다. 다그닥, 다그닥. 그때, 창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칫, 벌써 온 건가." 쿵, 쿵, 쿵.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도, 도련님. 어떡합니까?" "어떡하긴. 손님 맞을 준비해야지." 에단은 구겨진 서신을 서랍에 밀어 넣고, 흐트러진 옷깃을 정리했다. 벌컥. 이번에도 노크는 없었다. 황실 문장을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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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해가 중천에 걸릴 무렵, 마차가 멈춰 섰다. "도착했습니다, 백작님." 마부가 문을 열었다. 나는 카시안의 뒤를 따라 마차에서 내리다가, 그대로 멈춰 섰다. "...와." 반듯하게 깎인 정원수.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깔린 돌길. 창문마다 똑같은 높이로 걷힌 커튼. 그 정교함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군, 카시안 백작." 현관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 콧등에 걸친 둥근 안경. 목 끝까지 단추를 채운 셔츠에는 주름 하나 없었다. "오랜만이군." "그러게 말입니다." 오스틴이 내민 손을 카시안이 부드럽게 잡으며 악수를 나눴다. "서신이 무례했지? 사정이 급해서 그리 썼으니 이해해 줬으면 좋겠군." "괜찮습니다." 그리고 오스틴의 시선이 나에게로 옮겨 왔다. 안경 너머의 눈동자가 나를 차분히 훑었다. 머리부터, 드레스, 그리고 손끝까지. "이분이 사촌 동생인가?" "아, 안녕하세요." 나는 최대한 우아하게 치마 자락을 잡고 인사했다. 연회 때 수십 번 연습했던 그 인사였다. "반갑습니다, 영애. 오스틴 레브란트라고 합니다." "아, 아이린입니다!" 오스틴은 내 인사에 빙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 사람, 웃고 있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선한 얼굴에 미소까지 지어 보이니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일단 안으로 들지." 나와 카시안은 오스틴을 따라 저택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택 안 응접실로 안내받은 우리는 고급스러운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책장의 책들은 키 순서대로 꽂혀 있었고, 탁자 위의 꽃병은 정확히 한가운데에 놓여 있어서 내 눈길을 끌었다. ...음, 이 저택에서 일하는 건 굉장히 피곤할 것 같아. 그때, 하녀가 소리 없이 차를 내려놓고 물러났다. 은은한 꽃향기가 김을 타고 피어올랐다. "레브란트에서 나는 찻잎일세. 입에 맞을지 모르겠군." "향이 좋네요." 나는 찻잔을 조심스럽게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새끼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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