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이는 누구시오?” “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는 음유시인이라는 자들 있잖소.” “그런데 말을 안 하잖아?” 며칠 전부터 이 더럽고 허름한 마을에 음유시인이 나타났다. 그는 깔끔하지만 낡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마을 중앙에 있는 작은 나무 의자에 앉아 다짜고짜 악기의 현을 뜯기 시작했었다. 처음 마을에 모습을 드러낸 날, 음유시인은 가볍게 연주만 했다. 마을을 지나다니는 모두가 보았으나,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마을을 떠났다. 어둠이 몰려와 각자 집으로 돌아간 마을의 인간들은 작은 나무 의자를 회상하며 그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돈도 빵도, 마음도. “어라, 저 이가 또 왔네.” 하지만 음유시인은 다음 날 아침에도 마을의 중앙에 나타났다. 낡은 현을 튕겨내는 그의 가녀린 손이 빵 한 조각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 이 같았다. ♩♪♬ “저런, 저 가는 손가락 좀 보게.” “저러니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거겠지.” 곧 죽겠구나. 마을의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중이 떠중이가 돌아다니다가 이 끝까지 떠밀려 왔구나, 하고. 송장 치우기 싫었던 어른들은 일찌감치 그에게서 관심을 껐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우와! 이런 소리 처음 들어봐!” “이건 무슨 악기에요?” 어깨너머로 어른들이 하는 말을 대충 알아들은 아이들이 음유시인에게 몰려들었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신비한 음유시인이 튕겨내는 멜로디는 아이들의 몇 안 되는 인생 중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낡았지만 소리가 맑고 아련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괜히 가슴이 울리고 두 손을 맞잡게 하는 힘에 매료되어 갔다. 그렇게 음유시인이 나타난지 둘째 날이 지나 셋째 날이 되었다. 음유시인은 여전히 마을 중앙에 나타났다. 머리 위에 태양 빛이 만연한 시간이었다. 작은 나무 의자에 자리를 잡은 그의 옆에는 얇은 천으로 덮인 바구니가 하나 놓였다. 아이들이 모여들어 그의 앞에 자리를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