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5

Author: 지뇨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8 00:00:44

한재민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지 아래입술을 마른침으로 꾹 쓸어내리더니,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사람을 찾고 싶어서요."

남성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물었다.

"이름, 나이, 관계, 사는 곳이나 전에 살던 주소는요?"

"윤세아, 30살, 관계는......."

재민은 차마 친구라는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침울하게 잠잠히 가라앉은 목소리를 뱉었다.

" 주소는 몰라요...."

"마지막 연락은 언제 했어요?"

"4년 전이요."

"또 아는 정보 없어요? 부모님 성함이라던가, 다니던 직장이라던가......"

"........남편 이름을 압니다."

남성은 한쪽 눈썹을 슥 치켜올리며 재민을 슬쩍 쳐다보았다.

"뭔데요?"

허공을 헤메는 재민의 초점 없는 동공과, 미세하게 파르르 떨리는 입술 사이로 낮게 터져 나왔다.

"박.도.현"

그 한마디를 끝으로 급하게 의뢰를 마친 재민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흥신소를 빠져나왔다.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실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차에 올라탔지만,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

좀처럼 심란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재민은 결국 차를 돌려 단골 바로 향했다. 

띠리리ㅡ띠리리ㅡ

탁ㅡ,

"이 여사님, 저 오늘 늦으니까 먼저 주무세요."

한 손으로는 맥칼란 12년산 위스키 병을 든 채, 온더락 잔에 얼음을 거칠게 채우며 전화를 끊었다.

달달해야 할 술맛은 오늘따라 지독하게 쓰기만 했다.

아마 기분이 별로였던 탓이겠지...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묵직한 두통이 뇌리를 짓눌렀다.

그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알코올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

'하....머리가 핑핑 돈다.'

재민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다 이내 그대로 의자에 고개를 떨구며 정신을 잃었다.

 그걸 보고 있던 바 사장은 익숙하다는 듯 그를 부축해 택시를 태워 보냈다.

잠시후 단골 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재민의 집앞에 차가 세워졌다.

택시기사는  로비에 있는 경비원에게 다가가 바 사장이 알려준대로 펜트하우스 한 대표가 만취해 돌아왔다고 전했다.

펜트하우스ㅡ

이 넓은 집을 쓸고 닦느라 진이 빠진 지연과 이 여사님.

다행히 이 여사님은 재민의 연락을 받고 먼저 들어가 쉬었고, 지연 역시 일찍 끝난 덕에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피로를 씻어내고 있었다.

제법 아담한 욕조임에도 여리한 지연이 들어가기엔 공간이 널널했다.

나른하게 평화를 즐기고 있을 그때였다.

띠리리리리ㅡ

라운지에서 인터폰으로 호출이 왔다.

"한 대표님이 많이 취하셔서, 댁에서 모셔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만....5분만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대충 물기만 닦아내고 손에 잡히는 옷을 대충 걸치고 허겁지겁 아래로 내려갔다.

로비 현관에는 문이 열린 택시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널브러져 있는 재민과, 식은땀을 흘리는 택시 기사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택시 요금은 생활비 카드로 대충 결제하고, 경비원의 부축을 받아 겨우겨우 집안 까지 그를 끌고 들어왔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가뜩이나 장신에 건장한 체격인 재민이 술에 취해 온몸의 힘을 빼고 축 늘어지니, 여리한 지연 혼자 감당하기엔 벅차다 못해 버거웠다.

거실 소파까지는 고작 몇 걸음이지만, 지금의 지연에게는 100만 리터나 되는 거리처럼 아득했다.

이 여사님을 깨울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 깊은 밤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혼자 해보기로 했다.

"낑......낑.....! 읏,차......! 으으.....!"

지연이 땀을 뻘뻘 흘리며 마침내 재민을 소파 위에 눕히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다리가 풀려 그대로 소파 옆 바닥에 주저 앉았다.

땀에 젖은 잔머리가 이마에 척 달라붙어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어느 정도 숨을 고른 지연이 그의 불편한 손목시계를 풀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답답해 보이는 재민의 재킷을 벗겨주려고 손을 뻗었을 때였다.

턱ㅡ.

".....세아."

지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아채는 무지막지한 힘이 덮쳐왔다.

"........윤세아. 가지 마......"

기겁한 지연이 옴짝달싹 못한 채 그의 품에 갇혀 버렸다.

두 손으로 그의 단단한 가슴팍을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취중에 터진 남자의 힘은 괴력과도 같았다.

벗어나려 발버둥 칠수록 그의 팔은 올가미처럼 더욱 강하게 조여올 뿐이었다.

"사,사장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버둥거리던 지연의 몸이 아예 공중으로 번쩍 들리며 그의 커다란 품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도망칠 곳이라곤 없는 완벽한 포위였다.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처럼 지연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순간, 재민의 커다란 손이 불쑥 움직였다.

간신히 틈을 타 빠져나가려던 지연의 숨이 멎었다.

재민의 두꺼운 팔뚝이 그녀의 가슴을 고스란히 짓누르듯 옭아맸고, 이어 그의 뜨겁고 커다란 손바닥이 지연의 부드러운 가슴을 그대로 꽉 움켜쥐었다.

".........!"

그제야 번뜩 정신이 들었다. 아차 싶었던 것은, 급하게 나가는 바람에 브래지어를 미쳐 착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지연의 가슴은 있는 그대로의 모든 자극을 느끼고 있었다.  

태어나서 남자의 손길은 커녕 제대로 된 연애조차 해본 적 없는 지연이었다.

뇌가 하얗게 타버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생판 모르는 남이....아니, 그저 집주인일 뿐인 남자에게 이런 짓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뭔지 모를 찌릿함이 전해졌다.

'분명...분명 기분이 나쁜데....아니 나빠야하는데....'

대비할 새도 없이 지연의 그것에선 투명한 액체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재민의 움켜진 손이 단단하게 솟아오른 유두와 스칠 때마다, 온 몸에서 털이 곤두서는 듯한 엄청난 전율을 밀려왔다.

그녀의 팬티는 이미 흠뻑 젖어 버렸다.  

지연은 이 상황이 부끄러우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벌어진 입에서 미약한 신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풀리는 눈을 감은 채, 지연은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낯선 쾌락에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7

    지연은 가빠진 호흡을 간신히 가다듬고 식탁에 음식을 나르는 이 여사님 곁으로 다가갔다.“사장님 곧 나오실 것 같아요”재민이 언제 나올지 몰라 약한 불로 해장국을 계속 끓여두던 이 여사님이 그제서야 그릇에 담기 시작했다.“지연씨, 저기 서랍 두 번째 칸 열어보면 숙취해소제 들어 있을 테니 꺼내놔요.”지연은 건강주스와 에스프레소 옆에 숙취해소제를 올려놓았다.그제야 재민이 말끔하게 옷을 갖춰 입고 모습을 보였다.“사장님, 속은 괜찮으세요? 숙취제부터 드세요.”이 여사님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괜찮아요.”말과는 달리 속이 쓰라렸던 재민은 얼른 숙취해소제를 입에 털어넣고 건강주스를 들이켰다.“오늘은 에스프레소 안 마실게요.”재민은 빈 잔을 내려놓으며 명령하듯 덧붙였다.“지연씨 커피 치워놓고 정드레스룸에 꺼내놓은 정장, 구겨진 부분 있으면 다시 다려놔요.”이 여사님은 지시를 내린 뒤 뒷정리를 하러 싱크대로 걸어갔고, 지연은 커피를 조리대에 올려둔 채 드레스룸으로 향했다.그 시각, 재민은 따끈한 해장국을 떠 먹고 있다.위스키 한병을 비운 탓에 뜨끈한 국물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갔다.음식을 넘기던 재민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저..... 어제 제가 어떻게 집에 들어온 건가요? 기억이 전혀 없어서요”설거지를 하면서 이 여사님이 고개만 돌려 대답했다.“글쎄요. 저는 일찍 잠이 들어서..... 새벽에 물마시러 나와보니 소파에 누워 게시더라고요....”“시계도 풀려져 있고 자켓도 벗겨져 있던데, 이 여사님이 하신 게 아니고요?”“네? 저는 건드린 적 없습니다. 늘 보이면 바로 바로 정리해서 걸어둡니다”재민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분명 누군가가 제 몸에 손을 댄 선명한 감각이 남아 있었다.'누구지?'식사를 마친 재민이 곧장 드레스룸으로 향했다.때마침 지연은 다림질을 마친 정장을 비닐에 씌워 문을 나서려던 참이었다.앞을 보지 못하고 서두르던 지연은 재민의 단단한 가슴팍에 머리를 그대로 부딪쳐버렸다.툭 ㅡ.재민은 감정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6

    한참을 그의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던 지연.그때였다.쿵ㅡ이 여사님의 방 쪽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들려왔다.정신이 번쩍 든 지연은 서둘러 무거운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다행히 재민은 깊게 잠이 들었는지 쇳덩이 같던 팔이 힘없이 흐느적거렸다.달칵ㅡ기어코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이 여사님이 하품을 내뱉으며 걸어나왔다.“하으으음....”지연은 사색이 되어 두리번거리다 황급히 거실 구석의 대형 가죽 소파 뒤로 몸을 숨겼다.다행히 가녀린 몸을 숨기기엔 충분한 크기였다.“저게 뭐야.......아이구머니나”어두운 거실에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본 이 여사님이 깜짝 놀라 황급히 거실 불을 켰다.“사장님....? 왜 여기서 주무세요.....! 아이고, 술 냄새야”이 여사님은 재민을 몇 번 흔들어 깨우더니 이내 포기한 듯 방에서 이불을 가져와 대충 덮어주었다.그리곤 주방으로 가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다시 본인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한참을 숨죽여 기다리던 지연도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 제 방으로 돌아왔다.방문이 닫히자마자 전신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지연은 멍하니 제 몸을 쓸어내렸다.그의 거친 손길에 젖어 신음까지 뱉어내던 제 자신이 너무 낯설고 혐오스러웠다.지연은 곧바로 옷을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차가운 물줄기 아래서, 그녀는 붉어진 가슴팍을 때타월로 거칠게 문질러 댔다.살결이 화끈거리고 감각이 마비될 정도로 닦아냈지만, 속에서부터 치밀어오는 열기는 가시지 않았다.특히 지연의 그곳은 이미 팬티가 흠뻑 젖을 정도로 투명한 액체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나와 있었다..태어나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신체의 반응 앞에 지연은 몹시 당혹스러웠다.몸의 흔적은 물로 씻어내면 그만이지만, 낯선 쾌락에 반응해 버린 몸과 더럽혀진 마음은 무슨 수를 써도 회복될 것 같지 않았다.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끈적한 손길과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밤이었다.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5

    한재민은 입술이 바짝 마르는지 아래입술을 마른침으로 꾹 쓸어내리더니,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사람을 찾고 싶어서요."남성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물었다."이름, 나이, 관계, 사는 곳이나 전에 살던 주소는요?""윤세아, 30살, 관계는......."재민은 차마 친구라는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침울하게 잠잠히 가라앉은 목소리를 뱉었다." 주소는 몰라요....""마지막 연락은 언제 했어요?""4년 전이요.""또 아는 정보 없어요? 부모님 성함이라던가, 다니던 직장이라던가......""........남편 이름을 압니다."남성은 한쪽 눈썹을 슥 치켜올리며 재민을 슬쩍 쳐다보았다."뭔데요?"허공을 헤메는 재민의 초점 없는 동공과, 미세하게 파르르 떨리는 입술 사이로 낮게 터져 나왔다."박.도.현"그 한마디를 끝으로 급하게 의뢰를 마친 재민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흥신소를 빠져나왔다.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실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차에 올라탔지만,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답답함은 가시지 않았다.좀처럼 심란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재민은 결국 차를 돌려 단골 바로 향했다. 띠리리ㅡ띠리리ㅡ탁ㅡ,"이 여사님, 저 오늘 늦으니까 먼저 주무세요."한 손으로는 맥칼란 12년산 위스키 병을 든 채, 온더락 잔에 얼음을 거칠게 채우며 전화를 끊었다.달달해야 할 술맛은 오늘따라 지독하게 쓰기만 했다.아마 기분이 별로였던 탓이겠지...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탓에 묵직한 두통이 뇌리를 짓눌렀다.그 때문인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알코올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하....머리가 핑핑 돈다.'재민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다 이내 그대로 의자에 고개를 떨구며 정신을 잃었다. 그걸 보고 있던 바 사장은 익숙하다는 듯 그를 부축해 택시를 태워 보냈다.잠시후 단골 바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재민의 집앞에 차가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4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졌다.드라마에서나 봤지,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마치 백화점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만 같았다.'베......베리?.....배르? 뭐라고 했더라......'지연은 베르사체가 뭔지 알 리가 없었지만, 재민이 무서워 물어보지도 못했다.'일단 정장이 걸려 있는 옷장에서 찾아봐야겠다.......'지연은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칼같이 다려진 정장들을 보며 눈만 바쁘게 깜빡일 뿐이었다.그때였다.스르륵ㅡ드레스룸의 미닫이문이 세차게 열렸다.깜짝 놀란 지연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한재민이 팔짱을 낀 채 삐딱하게 문에 기대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지연의 동그랗고 까만 동공이 공포로 더욱 커졌다.긴 속눈썹에 드리워진 그늘 탓에 그의 눈빛은 유독 더 서늘하게 느껴졌다.그러더니 이내 재민이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아......저.....그게, 아직 못 찾아서........"지연은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재민의 눈치만 살폈다.하지만 재민은 대답 대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점점 코앞까지 다가왔다."내가 뭘 찾으라고 했는데?""아.....그.....베? 배?.....르?리?......그거.......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지연은 기억을 박박 쥐어짜 보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온 지 얼마나 됐다고, 죄송할 짓을 참 자주도 하네?"재민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멈춰 서서, 어이없다는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사실 그는 지연이 베르사체를 모를 거라는 걸 대충 눈치채고, 일부러 콕 집어 가져오라고 시킨 참이었다.어느새 두 사람의 거리가 숨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지연은 바들바들 떨며 애써 시선을 피했다."어땠어, 내 거?"순식간에 지연의 하얗던 얼굴이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올랐다."네?????그.....그게 무......무슨.......""어제, 너 내 거 봤잖아. 나가라고 눈치 줘도 아랑곳 안 하고 뚫어지게 쳐다보던데?"뜨끔한 지연이 다급하게 두 손을 휘저으며 부인했다."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3

    거실에는 가운 하나만 걸친 채 소파에 앉아 있는 젊은 남성과, 그 옆에 서 있는 이여사님이 보였다.‘너무 놀라서 얼굴을 자세히 못 봤는데, 저렇게 젊은 남성이 이 집 주인이라고...?’놀랄 새도 없이 쭈뼛쭈뼛 걸어 나가자, 순식간에 시선이 그녀 쪽으로 쏠렸다.“얼른 이리와요.”이여사님이 다급하게 손짓하며 불렀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그 곁에 섰다.“앞으로 부르면 바로바로 와요. 사장님 기다리게 하지 말고”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에게 들릴 듯 말듯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사장님 이쪽은 하여사 다음으로 온 후임자 아가씨예요. 그리고 이쪽은.... 사장님이십니다. 인사드려요.”특유의 인자하면서도 예의 갖춘 말투로 이여사님이 그녀를 소개했다.‘후...’너무 긴장된 탓에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곧바로 자기소개를 시작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송...송지연이라고 합니다.”지연은 저도 모르게 90도로 허리를 꺾어 깊게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재민은 관심도 없다는 듯, 지연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서류만 무심하게 훑어보고 있었다.보다 못한 이여사님이 슬쩍 입을 열었다.“스물한 살이고, 경기도 외곽에서 올라왔다고 합니다.”그 사이, 재민의 가운 사이로 드러난 골 깊은 가슴 근육과 탄탄하게 갈라진 잔근육, 그리고 길게 뻗은 다리 라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그는 여전히 묵묵히 다리를 꼰 채,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위스키 온더락 한 잔을 우아하게 들이켰다.몇 초간 숨이 막히는 정적이 흐르고ㅡ재민이 불쑥 몸을 일으켰다.“이여사님 내일은 좀 늦게 나가도 되니까 식사는 9시에 할게요.”그말을 남긴 채 그는 유유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버렸다.‘나를 용서해준 건가...? 아님 아예 보기도 싫을 정도로 화가 난 건가...?’지연의 마음속에 불안감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어찌할 바를 몰라 멍하니 서 있는 지연을 보고, 이여사님이 나직하게 말했다.“그만 들어가서 쉬어요.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 사장님의 은밀한 도우미   2

    한편, 펜트하우스의 로비 데스크 인터폰이 울렸다.ㅡ손님이 방문하셨습니다. 젊은 여성인데, 일하러 오셨다네요. 확인 부탁드립니다.화면을 확인한 이여사님의 미간이 좁혀졌다.“네 맞습니다. 들여보내주세요.”잠시 후, 묵직한 현관문이 열렸다.163cm 정도의 아담한 키에 적당히 마른 체구, 그리고 맑고 새하얀 피부, 기껏해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의 여성이 자기 몸보다 훨씬 커다란 캐리어를 든 채 서 있었다.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본 이여사님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아가씨가 새로 일하게 된 후임자 맞아요? 여기 무슨 일 하는 곳인지는 알고 온 거예요?”“네.........도우미 일이요.”작고 맥아리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어려 보이는데, 집안일은 제대로 해본 적 있어요? 이 일 생각보다 엄청 힘들어요. 손도 빨라야 하고 할 일도 산더미인데......몸도 너무 약해 보여서 원.”이여사님이 우려 섞인 목소리로 타박하듯 말했다.그러자 여성의 시선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어......려서부터 동생들 밥 해먹이고, 집안일은 제가 다 했습니다. 잘....잘할 수 있습니다.”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은 땅바닥에 쳐박힌 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자신을 어필했다.여전히 못 미더운 얼굴이었지만, 당장 일손이 아쉬웠던 이여사님은 일단 일을 시켜보기로 했다.“서있을 시간이 없으니 일단 들어와요.”이여사님이 인자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덧붙였다.“사장님은 엄청 깔끔하신 분이에요. 본인 집에서 하던 대로 대충 했다가는 큰일 납니다. 순서, 방법, 위생까지 지켜야 할 게 많으니까 일단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봐요.”“네.........그렇게 하겠습니다.”그 한마디에 긴장한 듯, 여성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일단 저쪽 방이 아가씨 방이니까, 빨리 들어가서 짐부터 갖다 놓고 와요.“밤 11시.늦은 퇴근을 하고 지친 상태로 귀가한 한재민에게 이여사님이 따뜻하게 맞이했다.“사장님 오셨어요? 늦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