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의원이 연정헌의 상처가 어떤지 알려 주었다."나리께서는 본래 기골이 장대하십니다. 어제 기력이 빠지셨던 건 그자들이 검에 몸의 힘을 빼는 약을 발라 두었기 때문입니다.""이제 큰 탈은 없으니 며칠만 더 쉬시면 곧 기운을 차리실 겁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례를 했다.그런데 돌아가려던 의원이 내 안색을 보고는 몸을 잘 돌보시라는 말을 덧붙였다.채령은 여전히 나를 대신해 분을 삭이지 못했다."남도 마님의 안색이 이리 나쁜 걸 알아보는데, 나리께서는 어제부터 지금까지 괜찮으신지 한마디도 안 물으셨지 않습니까?""새로 온 그 요사스러운 여자에게 단단히 홀리신 게 틀림없습니다.""전에는 분명...""채령아, 말조심해라."내 말이 떨어지자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류지란, 부인께 문안드립니다. 들어온 지 며칠이 지나서야 인사를 올리니, 부디 꾸짖어 주십시오."뜰에서 몸을 낮춘 여인을 내려다보았다.지난 생에는 잠깐 보았을 뿐이라, 수수한 얼굴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지금 보니 뺨에는 혈색이 돌고, 눈길을 돌릴 때마다 생기가 넘쳤다.전보다 훨씬 생기 있어 보였다.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예는 그만 올려도 되니 일어나라고 했다.채령에게는 화장함에서 백옥 팔찌 한 쌍을 꺼내 오라 일렀다.첫인사로 주는 선물이었다.그러고는 자리를 떠나려는데 류지란이 불쑥 나를 불렀다."부인, 잠시 둘이서 말씀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우리는 지붕이 있는 다리 앞에 나란히 섰다."남녘에서 석 달 동안 나리를 돌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목숨을 구해 드린 보답을 돈으로 하려 하셨습니다."류지란은 고개를 돌려 내 낯빛을 살폈다.내가 대답하지 않자 다시 말을 이었다."그 뒤에 습격을 받았을 때는 제가 대신 막아섰습니다.""그날 밤 내내 제 곁을 지키시더니, 다음 날 저를 댁으로 데려가겠다고 하셨습니다."잠시 말이 끊겼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소. 여기서 좀 더 지낸 뒤에, 정실과 동등한 지위의 아내로 맞으라 하겠소."그때 류지란이 불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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