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낮에는 선비, 밤에는 음마: Chapter 11 - Chapter 20

24 Chapters

정적의 기습 방문

이튿날 오전, 참판 댁 사랑채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젯밤 연화의 서늘한 손길로 한 차례 마기를 쏟아낸 덕분에, 도진은 가까스로 의관을 정제하고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창백하게 가라앉은 낯빛에 서늘한 눈매,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허리선까지는 영락없는 조선 최고의 청렴한 당상관이었다.그러나 서책을 쥐고 있는 손끝은 여전히 어젯밤의 지독한 쾌락과 탈력감의 여운 탓에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붓을 들면 손목에 남은 선액의 감촉이 떠올랐고, 떨리는 붓끝에서 먹물이 번졌다. 그때, 행랑아범이 넋이 빠진 얼굴로 사랑채 뜰을 가로질러 뛰어들어왔다."나, 나으리! 큰일 났사옵니다!"도진이 서책을 내려놓으며 미간을 매섭게 찌푸렸다."사대부의 집안에서 무슨 해괴한 호들갑이냐. 예를 갖추어 소상히 고하라.""좌참찬 대감께서 의정부 관원들과 사헌부 감찰관들을 대동하고 사랑채 문 앞에 당도하셨사옵니다! 나으리의 환후를 문병한다는 구실로 다짜고짜 안채까지 밀고 들어오고 계십니다!"쿵.도진은 펼쳐 놓은 상소문 위에 손바닥을 얹었다. 문병이라면 사람을 보내 뜻부터 물었을 터였다. 그는 문 쪽으로 가려는 하인을 손짓으로 물리고 골방을 돌아보았다. 방 안에서 들려오던 옷감 스치는 소리가 그제야 멎었다.도진은 책상 위에서 손을 거두었다. 손끝에 먹이 묻어 있었다.좌참찬.기어이 제게 건 환양술의 저주가 효험을 보아 음탕한 미치광이가 되었는지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하러 쳐들어온 것이 분명했다. 더욱 모골이 송연한 것은, 지금 서재 안쪽 골방에서 연화가 도진의 속옷을 정돈하며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나으리, 달인 탕약 찌꺼기는 뒤뜰에 버릴까요…… 어머나?"바깥의 소란을 들은 연화가 문을 열고 나오려 하자, 도진은 벼락같이 달려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손바닥에 연화의 숨이 따뜻하게 닿았다."읍……?!""조용히 하거라! 정적들이 들이닥쳤다. 여기서 네가 발각되는 날엔 우리 둘 다 음란죄로 목이 달아난다!"도진은 연화를 거칠게 끌어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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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뒤의 위험한 장난

좌참찬의 묵직한 가죽신 발소리가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도진의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병풍 뒤편에는 연화가 숨을 죽인 채 웅크리고 있었다. 병풍이 젖혀져 젊은 침모의 존재와 함께 어젯밤 정액이 묻은 비단 홑청이라도 발각된다면 즉시 파직과 국문(鞠問)을 면치 못할 터였다.도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좌참찬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책상 모서리를 돌아선 도진이 병풍을 등지고 섰다. 더 다가가려면 자신부터 밀쳐야 하는 거리였다. 좌참찬은 걸음을 멈췄지만 시선은 여전히 도진의 어깨 너머를 향했다."대감! 남의 사가 서재를 관아 뒤지듯 수색하는 것은 사대부의 예법이 아닙니다. 용건이 끝나셨으면 이만 물러가시지요."도진이 차갑게 선을 그었으나, 좌참찬은 비열한 미소를 흘리며 물러서지 않았다."배 참판이 이토록 과민하게 구니 오히려 더 의심이 드는구려. 혹 조정에 밝히지 못할 흉물이나 계집이라도 숨겨둔 것이오?"좌참찬이 도진의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십장생 병풍 모서리를 잡으려는 찰나였다.스륵-.병풍 틈새로 부드럽고 작은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도진의 등 뒤, 관복 도포의 갈라진 틈새를 은밀히 비집고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연화의 맵찬 손길이었다. 손끝이 먼저 속곳의 매듭을 더듬더니, 이미 팽팽해진 기둥의 옆구리를 스쳤다.'이, 이 미친 요망한 계집이 무슨 짓을……!'도진의 눈이 경악으로 하얗게 뒤집혔다. 연화는 도진의 속곳 끈을 능숙하게 낚아채더니, 잔뜩 긴장해 있는 흉물의 기둥을 손바닥으로 덥석 움켜쥐었다. 차갑고 작은 손으로는 뜨거운 밑동을 다 감쌀 수 없어, 나머지 부분을 엄지와 손날로 눌렀다."흐읍……!"도진의 목구멍에서 찢어질 듯한 신음이 터져 나오려 했다. 남자는 입술이 짓무르도록 제 아랫입술을 피가 나게 깨물며 신음을 삼켰다. 좌참찬이 눈을 가늘게 뜨며 미심쩍게 물었다."배 참판? 안색이 왜 그리 붉소? 어디 숨이 찬 사람처럼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계시는데.""아, 아무것도 아니오…… 지병인 풍열이 도져 그러하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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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술의 한계

좌참찬의 기습 방문으로 소란을 겪은 지 사흘이 지났다. 북촌 가회동 참판 댁의 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깊고 끈적한 열기 속에 짓눌려 있었다. 대나무 숲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서쪽 별채의 호롱불은 삼경이 넘도록 꺼질 줄을 몰랐다.창호지 문살을 가늘게 떨며 새어 나오는 가쁜 숨소리는 날이 갈수록 처연하도록 애처로워졌다."하아, 아…… 흑! 연화야…… 어, 어찌하여 가라앉지 않는 것이냐…… 응?"비단 평상 위에 드러누운 도진의 백옥 같은 뺨 위로 굵은 눈물방울이 쉴 새 없이 줄줄 흘러내렸다. 단정하게 틀어 올렸던 상투는 풀려 흑발이 땀에 젖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도포는 찢기듯 벗겨져 바닥을 뒹굴었다.연화는 땀에 흠뻑 젖은 손바닥으로 흉물의 밑동을 연신 거칠게 쓸어 올리고 있었으나, 그녀의 뽀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손목이 떨렸다. 세 번을 짜냈는데도 기둥이 손아귀 안에서 고개를 쳐들었다.스륵, 츱, 츄릅-.벌써 3번째 사정을 마친 직후였다. 평상 홑청과 방바닥 위에는 도진이 쏟아낸 백탁의 정액이 흥건하게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보통의 사내라면 진기가 다 빠져 혼절했을 지경이건만, 가랑이 사이의 마물은 시들기는커녕 한 치의 누그러짐도 없었다.오히려 굵게 돋은 핏줄을 곤두세운 채, 방금 토해낸 끈적한 진액을 윤활유 삼아 더욱 거칠고 포악하게 맥동하고 있었다.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마계의 화기는 남자의 아랫배 가죽을 찢어발길 듯 팽팽하게 팽창했다."나으리, 이 음마의 흉물이 제 손기술에 완전히 내성이 생긴 모양입니다."연화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손을 떼자, 차가운 방 안 공기가 닿은 흉물이 마치 굶주린 맹수처럼 허공을 향해 홱 고개를 쳐들었다. 손끝만 닿아도 온몸을 떨던 이전과 달리, 이제는 손바닥의 압박 따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 거칠게 들썩였다. 도진의 허리가 극심한 팽창통에 바르르 떨렸다."내, 내성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란 말이냐! 흣, 아……!""단순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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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치(接治)의 수칙

"접, 접치라니…… 그것이 대체 어떤 치료법이란 말이냐?"도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불안에 젖은 눈빛으로 되물었다. 연화는 입고 있던 옥색 저고리의 옷고름을 천천히 매만지며 평상 위로 몸을 바짝 기울였다. 그녀의 살내음에 섞인 은은한 약재 향이 도진의 코끝을 훅 찔렀다. 옷고름이 풀리기 직전의 느슨함이 눈에 들어왔다.가까워진 여인의 숨결에 도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연화의 맑고 동그란 눈망울은 더 이상 순진한 침모의 눈빛이 아니었다. 고결한 사대부를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요리하는 요부의 눈빛이자, 병자를 구원하려는 냉혹한 의원의 눈빛이었다."접치는 단순히 살을 부비는 게 아닙니다. 제 극음의 체질이 지닌 서늘한 냉기를 나으리의 혈맥 구석구석에 강제로 밀어 넣는 고도의 의술이지요.""외치가 단순히 손으로 겉의 화기를 빼내는 것이었다면, 접치는 서로의 살결을 빈틈없이 맞대고 타액을 섞어 기혈을 전신으로 순환시키는 법입니다.""뭣이라……? 사, 살결을 맞대고…… 타액을 섞는단 말이냐?!"도진의 두 눈이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하얗게 뒤집혔다. 연화를 만나기 전에는 평생 여인의 손끝조차 잡아본 적 없는 결벽증 선비 배도진이었다. 천한 침모와 입을 맞추고 몸을 비벼대며 타액을 교환해야 한다는 소리는, 그에게 성현의 가르침과 가문의 명예를 통째로 불사르라는 소리와 같았다."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였거늘! 혼인도 하지 않은 외간 처자와 어찌 그런 파렴치하고 음란한 짓을 한단 말이냐! 결코, 결코 아니 된다!""아이고, 우리 대쪽 같은 참판 나으리. 지금 가슴팍에 번진 붉은 반점이 목덜미까지 치솟고 있는데 아직도 공자 왈 맹자 왈 타령이십니까?"연화가 기가 찬다는 듯 혀를 차며, 도진의 가슴팍에 돋아난 붉은 반점을 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눌렀다. 반점 아래 살이 뜨거워 손끝이 데일 듯했다."앗……! 흐윽!"살짝 스쳤을 뿐인데도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찌르는 듯한 격통이 전신을 후벼 팠다. 도진의 입술 사이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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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타액 교환

연화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살결이 도진의 불타는 상체 위로 빈틈없이 포개어졌다.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순간, 찌릿한 마찰열과 함께 전신을 관통하는 거대한 번개가 두 사람의 등줄기를 갈랐다. 속적삼 너머 가슴이 도진의 흉근을 눌러 숨이 막혔다."흐아…… 흣……!"도진의 입에서 뜨거운 단내가 섞인 신음이 여과 없이 터져 나왔다. 여인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가슴이 제 단단한 흉근을 짓누르는 생경한 감각에, 사대부의 고결한 이성은 순식간에 한 줌의 재가 되어 흔적도 없이 흩어져 날아갔다. 연화는 떨고 있는 도진의 단단한 턱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쥐어 제 쪽으로 돌렸다."입술을 여십시오, 나으리. 제 극음의 기운을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야 화마가 가라앉습니다.""연, 연화야…… 제발…… 으읍!"도진이 말을 채 맺기도 전에, 연화의 붉고 촉촉한 입술이 남자의 메마른 입술을 거칠게 집어삼켰다. 아랫입술을 먼저 빨아들이고, 혀끝으로 이를 벌렸다.읍, 츄릅-.서늘하고 달콤한 여인의 타액이 도진의 뜨거운 입안으로 물밀듯이 밀려 들어왔다. 도진의 눈이 경악으로 번쩍 뜨였다. 그러나 밀어내려던 혓바닥은, 연화의 능숙하고 집요한 혀 놀림에 얽히자마자 제멋대로 엉겨 붙으며 탐욕스럽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침이 턱 끝으로 흘렀다.질척하고 외설스러운 물소리가 야심한 밤 고요한 별채의 적막을 농밀하게 메우며 퍼져나갔다. 연화의 서늘한 혀가 도진의 여린 입천장을 쓸고 지나갈 때마다, 남자의 하얀 발가락이 경련하듯 오그라들었다. 타액을 삼킬 때마다 단전의 불길이 한 치씩 내려앉았다."으읍…… 츄릅…… 하아……!"단전에서부터 타오르던 흉포한 마기가 여인의 타액을 타고 서서히 중화되며, 전신으로 짜릿한 마비감이 번져나갔다. 도진은 제 손톱이 연화의 등에 상처를 낼 정도로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도진은 힘이 들어간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을 조금 펴자 연화의 등이 숨결에 맞춰 오르내렸다. 머릿속에서 수천 개의 폭죽이 터지는 듯한 아찔하고 현기증 나는 쾌락이었다.타액을 삼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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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를 필사하라

접치의 거센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다음 날. 오전 정무를 마치고 돌아와 사랑채 서재에 앉은 도진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어젯밤 별채에서 일개 침모의 입술을 게걸스럽게 탐하고, 치맛자락에 정액을 쏟아부으며 흐느꼈던 제 추태가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사대부의 긍지와 자존심이 밑바닥까지 짓밟힌 수치심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낮에는 도성 최고의 청렴한 관료로 군림하면서도, 밤만 되면 사당동 침모의 입술에 매달려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었다는 모순. 도진은 서재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정신을 차려야 한다. 저 계집은 그저 돈을 받고 치료를 행하는 침모일 뿐이다. 결코 정을 주거나 마음을 흔들려선 아니 돼!""나으리, 서쪽 별채의 연화 침모가 노마님의 탕약 처방 건으로 사랑채 서재 앞에 와 있사옵니다."하인의 조심스러운 전갈에 도진의 단단한 턱관절이 굳어졌다."……안으로 들이거라."잠시 후, 정갈한 옷차림을 한 연화가 사뿐사뿐 서재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도진을 바라보는 그녀의 맑은 눈에 숨길 수 없는 짓궂은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 도진은 헛기침을 큼큼 내뱉으며, 책상 위에 쌓아둔 두꺼운 유교 경전 10권을 연화의 앞에 쾅 내려놓았다."이것이 무엇입니까, 나으리?""선서와 소학, 그리고 열녀전이다."도진이 서슬 퍼런 목소리로 엄하게 쏘아붙였다."침모라 하여 의술만 익혀서는 인륜과 삼강오륜의 법도를 모르는 법. 매일 정오까지 이 경전들을 한 글자도 틀림없이 정서하여 내게 바치거라."연화가 기가 찬다는 듯 동그란 눈을 깜빡였다."제가 왜 글공부를 해야 합니까? 제 본업은 침술과…… 밤마다 나으리의 거대한 흉물을 다스리는 일인데요.""닥치지 못할까!"도진이 벼락같이 호통치며 귀밑까지 새빨갛게 얼굴을 붉혔다."낮에는 엄격한 주종의 관계다! 감히 대낮부터 요망하고 천박한 소리를 지껄였다간 당장 볼기를 칠 것이다!"도진의 꼿꼿한 위엄에 연화는 입술을 삐죽이며 책더미를 품에 안았다. 연화는 책등을 손가락으로 짚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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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모의 당돌한 조교

어둑한 서쪽 별채 안, 쑥 향에 뒤섞인 비릿한 냄새가 온돌방을 메웠다. 창호지 문살 틈으로 달빛이 비쳐 들었으나, 방 안의 열기는 대낮의 화로보다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도진은 연화의 발치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과 식은땀에 젖은 얼굴로 가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사대부의 도포는 찢기듯 벗겨져 방구석을 뒹굴었고, 백옥 같던 가슴팍은 붉게 상기되어 거칠게 들썩였다. 밤마다 타오르는 마계의 양기는 이제 연화의 서늘한 입술과 손길이 없으면 단 한순간도 진정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연화는 한 손으로 도진의 턱을 느릿하게 치켜올리며 생긋 눈웃음을 쳤다."나으리, 낮에 서재에서 제게 유교 경전을 던지며 호통치시던 그 서슬 퍼런 기세는 다 어디로 팔아먹으셨습니까?""여, 연화야…… 제발…… 말을 돌리지 말고…… 흣! 아, 윽……!"도진이 가랑이 사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며 짓무른 신음을 삼켰다. 도포를 벗어던진 하반신 위로 성난 흉물이 연화의 치맛자락을 향해 거칠고 포악하게 솟구쳐 있었다. 돋아난 핏줄을 따라 맥이 뛰었다. 쿵쾅거리는 박동이 방바닥을 울릴 만큼 격렬했다.버섯 머리 같은 귀두 끝에서는 투명한 선액이 주르륵 흘러내려 도진의 허벅지를 뜨겁게 적시고 있었다. 연화는 일부러 손을 뻗지 않고 팔짱을 낀 채, 제 발치에 엎드린 당상관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기둥이 허공에서 경련할 때마다 치맛자락이 살짝 들렸다."치료에도 엄연히 순서와 도리가 있는 법이지요. 낮에는 저를 종년 부리듯 하대하시며 볼기를 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는데, 제가 어찌 신이 나서 정성을 다해 나으리의 양기를 빨아내겠습니까?""무, 무엇을 원하느냐…… 은괴를 더 얹어주랴? 30냥이 아니라 50냥, 아니 100냥이라도 내어주마……!""돈이야 계약대로 당연히 주셔야지요. 하지만 지금 이 방에서 제게 필요한 건 차가운 은괴 따위가 아닙니다. 나으리의 진심 어린 칭찬이지요.""칭, 칭찬이라니…… 내가 어찌 너 같은 계집에게……!"도진이 울컥하여 사대부의 자존심을 세우려 하자, 연화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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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반점과 연정(戀情)

타액을 섞고 온몸의 양기를 모조리 쏟아낸 깊은 새벽. 도진은 연화의 무릎을 베고 누운 채, 고요하게 오르내리는 여인의 가슴팍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창호지 문살 틈으로 푸르스름한 새벽안개와 차가운 바람이 스며들고 있었다.도진의 백옥 같던 가슴팍에 어지럽게 번져 있던 붉은 화마의 반점들은, 연화와의 농밀한 접치를 치르고 난 뒤 눈에 띄게 옅어져 있었다. 연화는 쏟아지는 졸음에 눈을 감은 채, 도진의 땀에 젖은 이마를 무심하고 다정하게 토닥이고 있었다. 그 작은 손끝에서 전해져 오는 서늘하고 은은한 온기.도진은 불현듯 심장 한구석이 뻐근하게 조여오는 생경한 감각에 마른침을 삼켰다.'이 감정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단순히 환양술의 저주를 풀기 위한 의학적 처치이자, 매달 은괴 30냥으로 맺어진 주종의 계약일 뿐이었다. 그렇게 스스로의 마음에 수없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경계했건만, 연화의 품에 안겨 있는 순간만큼은 세상 그 어떤 안식처보다 평온하고 달콤했다.남들에게는 결코 들켜서는 안 될 추악한 치부이자 괴물이건만, 오직 연화의 손길 앞에서는 아이처럼 순치되는 제 모습이 낯설면서도 애틋했다. 도진은 제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사대부의 갑옷이 그녀의 품 안에서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음을 깨달았다.대궐의 피비린내 나는 당파 싸움과 사대부 가문의 숨 막히는 체통 속에서, 도진이 온전히 제 나약한 민낯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오직 이 작은 별채뿐이었다. 도진은 떨리는 손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연화의 뽀얀 뺨에 달라붙은 가느다란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었다.보드라운 살결에 손끝이 닿자 도진의 숨결이 가늘게 떨렸다. 연화가 파르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나으리? 아직 안 주무셨습니까? 혹시 그 괴물이 또 고개를 쳐듭니까?"연화가 졸린 눈을 비비며 이불 밑 도진의 하반신을 흘겨보자, 도진은 황급히 손을 거두며 귀밑까지 얼굴을 붉혔다."아, 아니다. 그저…… 네 머리칼이 흐트러져 있기에…….""어머나, 결벽증으로 소문난 깐깐한 참판 나으리께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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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연회의 독주(毒酒)

닷새 후, 창덕궁 인정전 넓은 앞마당에서는 명나라 황실 사신단을 환영하는 성대한 궁중 연회가 베풀어졌다. 궁중 악사들의 드높은 아악 소리가 가을 하늘을 찌르고, 당상관과 당하관 백관들이 품계에 맞추어 도열하여 어주를 나누고 있었다.예조참판 배도진은 외교 의례와 연회 절차를 총괄하는 주무관으로서, 화려한 흉배가 수놓인 청색 관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상석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창백하리만치 서늘한 미모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의전 거동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명나라 사신들조차 연신 감탄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그러나 도진의 대각선 맞은편에 앉은 좌참찬의 눈빛은 독사처럼 음침하게 번뜩이고 있었다.'배도진 이놈…… 환양술에 걸려 진작에 발정 난 미치광이가 되어 하옥되었어야 할 놈이, 어찌 저리도 멀쩡하단 말인가.'자신의 은밀한 사술이 실패했음을 직감한 좌참찬은 비열하게 입꼬리를 비틀며 곁에 선 심복 관원에게 은밀한 눈짓을 보냈다. 잠시 후, 좌참찬이 묵직한 백옥 주병과 은잔을 들고 도진의 자리 앞에 성큼 걸어왔다."배 참판! 사신단의 영접 의례를 이토록 훌륭하게 완수하였으니, 내 특별히 서역에서 진상된 귀한 양기 보양주를 한잔 권하겠소."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술잔을 가로막았다."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대감. 허나 소관은 본래 주량이 얕고, 아직 연회가 끝나지 않아 처리해야 할 의전 공문이 산더미라 술을 사양하고자 합니다.""허허! 대명국 사신들이 지켜보고 전하께서 친히 윤허하신 연회 자리요! 이 사람의 축하주를 박대하는 것은 사신들에 대한 결례이자 어전에 대한 불경이오!"좌참찬이 목청을 돋우자, 주변 정승들과 명나라 사신들의 시선이 일제히 도진에게 쏠렸다. 도진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백관이 보는 앞에서 거절할 명분이 완전히 차단된 외통수였다.도진은 주병을 든 손보다 주변의 시선을 먼저 살폈다. 좌참찬은 사양할 말이 나오기도 전에 잔을 더 가까이 내밀었다. 웃는 낯을 하고 있었지만 물러설 기색은 없었다.도진은 연회석 한가운데서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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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책 보관각의 사투

어전 회의의 소집을 알리는 묵직한 징 소리가 대궐 마당을 쩌렁쩌렁 울렸다. 백관들이 일제히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왕이 계신 편전을 향해 줄지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진은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궁궐 회랑의 붉은 기둥을 붙잡고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관복 도포 앞자락이 마치 거대한 창끝처럼 허공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올라 부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폭주하는 흉물의 지독한 고열에 비단 바지가 타들어 갈 듯 뜨거웠고, 귀두 끝에서 쏟아져 나오는 진액이 버선목을 타고 흘러내려 신발 안쪽을 적셨다.이 몰골로 편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전하와 삼정승 육판서 앞에서 음란한 마물임이 만천하에 폭로되어 대역죄인으로 능지처참을 당할 터였다."배 참판! 어찌 그리 지체하시오? 어전 회의에 불참했다간 당장 삭탈관직이오!"저 멀리서 좌참찬이 조롱 섞인 목소리로 도진을 재촉했다. 도진은 눈앞이 하얗게 점멸하는 절망 속에서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었다."끝이다…… 배씨 가문 백 년의 명망이 오늘 내 가랑이 사이에서 끝장나는구나."단전이 터질 듯 팽창하며 하복부를 칼로 후벼 파는 고통에 굵은 식은땀이 턱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한 발자국만 움직여도 도포가 찢겨 나갈 것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궁궐 담장 모퉁이 그늘 뒤편에서, 눈에 익은 옥색 무명 치맛자락이 스치듯 시야에 들어왔다. 연화였다. 참판 댁 노마님의 명을 받아 궁중 내의원에 약재를 전하러 입궐했던 연화가, 기둥 뒤에서 비틀거리는 도진의 심상치 않은 꼴을 발견하고 다가온 것이었다.도진은 마지막 남은 생명의 불씨를 쥐어짜듯, 다가온 연화의 가느다란 손목을 낚아챘다."읍……?! 나으리?!"연화가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도진은 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고 편전 옆 외딴 서책 보관각(書冊保管閣) 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끌어안는 동작에 도포 안의 기둥이 연화의 아랫배에 묵직하게 닿았다.쾅-!먼지가 뽀얗게 쌓인 육중한 목문이 닫히고, 도진은 떨리는 손으로 빗장을 걸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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