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TC-2099의 탄생 비화로 다시 돌아가보자.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한 대표적 AI 기업들은 피지컬 AI 산업으로 손을 뻗어, 집안일이나 간병을 돕는 전형적인 가정용 로봇 라인을 구축했다. 기업은 해당 라인의 방향성만 조금씩 틀어 더욱 다양한 로봇을 적극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건 애완 로봇이었다. 강아지, 고양이 같은 동물의 모습을 한 것은 물론 일반 로봇을 작게 축소한 외형의 로봇도 있었는데 모두 생각지 못한 방식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먼저 떠난 반려동물의 성격, 버릇 등을 AI 특성에 입력하면서 추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영역은 점점 확대되어 사람까지 대신하게 되었다. 먼저 떠난 가족, 사랑하는 사람, 그리운 사람…… 잠깐. 그리운 사람이 꼭 죽은 사람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람의 욕망이란 끝이 없는 법이다.여기서 스타 구독 서비스가 생겨났다. 특정 스타의 모든 특성을 설정해놓고 외형도 커스텀으로 똑같이 꾸민다. 배우, 가수, 유튜버, 인플루언서 그 누구도 상관없다. 좋아하는 스타의 아바타를 바로 내 곁에 둘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뭐든 할 수 있다. 정말이지 뭐든.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어차피 연예계는 인간을 뛰어넘는 외모와 실력의 AI 스타들의 등장으로 진짜 인간 스타들이 설자리를 많이 잃어가는 추세였다. 일감도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스타 구독 서비스에 등록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경쟁력을 잃은 지금, 선택지는 몇 없었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는 말은 많았으나 사람들은 점차 익숙해져 갔다. 스타들도 막상 등록한 이후에는 크게 만족했다. 자기의 데이터를 한 번 등록하는 것만으로 매달 꼬박꼬박 커다란 수익이 들어오니 당연했다.물론 스타의 모든 특성을 구현한다는 광고에는 약간의 과장이 있었다. 음식 취향과 잠버릇, 웃을 때 어느 쪽 입꼬리가 먼저 올라가는지, 당황하면 어디를 만지는지, 인터뷰에서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받으면 표정이 굳기 시작하는지도 자료만 있
Last Updated : 2026-09-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