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다가올 무렵,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서 전화를 받자 분노를 억누른 강도언의 목소리가 들렸다.[오은서, 너 어디야?][헤어지자는 게 무슨 뜻이야?]나는 시간을 확인했다.‘보름이 훌쩍 지나서야 이제야 연락할 생각이 든 걸까?’‘아니면 이제야 내가 농담을 한 게 아니었다는 걸 알아챈 걸까?’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은 뒤 그 번호도 그대로 차단했다.그렇게 난 송건우와 무사히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서 송건우가 내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워 주며 어린아이처럼 울었다.나를 사랑한 지는 꽤 오래됐고 이날을 기다린 지도 오래됐다고 했다.송건우의 눈물이 채찍처럼 내 마음을 두드렸다.나는 조용히 한 걸음 다가가서 발끝을 세우고 송건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건우야, 남은 평생 잘 부탁해.”“응. 나도 잘 부탁해.”...결혼식이 끝난 뒤 휴대폰을 확인하니, 낯선 번호에서 수십 통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오은서, 어떻게 다른 남자랑 결혼을 해?][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와. 그러면 용서해 줄게!]...[내가 잘못했어. 은서야, 돌아와. 우리 잘살아 보자, 응?][내가 진짜 잘못했어. 은서야, 제발 부탁이야. 다른 사람한테 시집가지 마.]나는 평온하게 메시지를 끝까지 읽은 뒤,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그 번호를 차단했다.친구들을 통해 강도언의 소식을 들었다.강도언은 여기저기 사람들을 붙잡고 내 행방을 물으면서, 한동안 미친 사람처럼 나를 찾아다녔다고 했다.하지만 나는 감동하지 않았고 그저 우습게 느껴질 뿐이었다.몇 년을 강도언을 만나왔고, 강도언 한 사람 때문에 고향까지 떠나온 나였다.그런데 정작 강도언은 내가 어디 출신인지조차 깨끗이 잊어버린 것이었다.[임다혜 임신했다더라. 다음 달에 결혼한대.]나는 대충 대꾸한 뒤 전화를 끊었다.이제 강도언과 다시 얽힐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를 통해 청첩장까지 보내올 줄은 몰랐다.내가 펼쳐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자, 송건우가 한 손에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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