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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Penulis: 무명

제1화

Penulis: 무명
강도언과 나는 5년을 만났다.

사귀기 전, 강도언은 이성과의 신체 접촉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했다.

“미안해. 받아들이기 힘들면 우리 헤어져도 돼.”

나는 그저 잘난 사람에게는 별난 구석이 하나쯤은 있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군가와 몸이 닿는 걸 꺼리는 강도언의 성향도 이해해 주었다.

우리는 5년 내내 서로 선을 지키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강도언의 은사인 임한수 교수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다.

전화를 받은 강도언은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갔다가,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강도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다혜랑 아이를 가질 생각이야.”

나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한동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뭐라고?”

강도언의 표정은 담담했다.

“교수님 병은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아. 교수님의 가장 큰 바람은 자신의 딸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거야.”

“그동안 나는 교수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 그러니 내가 도와드려야 해.”

나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잖아. 다혜도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아니면...”

강도언은 미간을 문지르며 내 말을 끊었다.

“감정 문제를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게나 정할 수 있어?”

“게다가 그저 아이 하나만 낳는 것뿐이야. 정자만 빌려주는 셈이지. 다혜랑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강도언의 말투는 마치 아주 평범한 일을 이야기하는 것 같처럼 지극히 평범했다.

나는 수저를 식탁에 거칠게 내려놓고 강도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강도언,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

“한 달 뒤면 우리 결혼이야. 그런데 지금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겠다고?”

강도언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지면서 눈빛에는 짜증이 살짝 스쳤다.

“다혜는 교수님 딸이야.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사이인데 어떻게 남이라고 해?”

“자기 오빠한테 임신시켜 달라고 하는 여동생이 어디 있어?”

나는 이해할 수도, 이해할 방법도 없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화를 낼 줄은 몰랐는지 강도언은 잠시 멍하니 굳어 있었다.

하지만 이내 평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은서야, 괜한 고집 부리지 마. 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리자, 강도언은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받았다.

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강도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래. 지금 바로 갈게.”

강도언은 나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빠르게 집을 나섰다.

정성껏 준비한 아침 식사였지만 강도언이 먹은 것이라곤 밥 한 술뿐이었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온몸에서 힘이 빠진 사람처럼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나는 무심코 강도언을 알게 됐던 기억을 떠올렸다.

대학 시절, 강도언은 유명한 얼음 왕자였다.

그 닉네임처럼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강도언에게 다가가려는 사람은 누구든 냉정한 태도에 상처를 입고 물러서야 했다.

그 때문에 한때는 심지어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돌았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정면으로 부딪히며 끈질기게 매달렸다.

그렇게 3년을 얽히고설킨 끝에 강도언은 결국 내 구애에 흔들렸다.

사귀고 난 뒤에도 강도언은 여전히 차갑고 무뚝뚝했지만 나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무리 차가워도 강도언은 내 남자친구였으니까.

하지만 우리의 결혼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성과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게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던 사람이 바로 강도언이었다.

그리고 이제 와서 그저 정자만 빌려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역시 강도언이었다.

나는 소파에 앉은 채 깊은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내게 돌아온 것은 강도언이 아니라 임다혜가 보낸 영상이었다.

영상 속 강도언은 병상 앞에 서 있었고, 임한수 교수는 강도언의 손을 붙잡은 채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언아, 내 상태는 내가 알아. 이번 생에 더 바랄 것도 없어. 다혜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만 바라지.”

강도언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고개를 숙이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어 임다혜의 애처롭고 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아빠의 유언이니까 오늘 밤에 방에서 기다릴게.]

그 말에 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윽고 영상이 끝나는 순간, 강도언의 낮은 대답이 들려왔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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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10화

    그런데 강도언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임다혜를 한쪽으로 밀쳐 내더니, 임다혜의 고통스러운 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상 아래로 뛰어내려서 나를 쫓아왔다.“오은서, 가지 마!”나는 미간을 찌푸렸다.걸음을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속도를 높여서 차에 올라탔다.차가 출발한 뒤, 나는 백미러 너머로 강도언이 꼴사납게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다.강도언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된 채 목청이 찢어질 듯 소리쳤다.“은서야, 가지 마! 내가 잘못했어!”그러자 송건우가 백미러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쯧쯧, 꼴이 너무 비참한데? 가서 좀 달래 주지 그래?”나는 송건우를 흘겨보며 차 문을 열려는 시늉을 했다.“그럼 진짜 다녀올까?”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송건우는 급히 장난기 어린 표정을 거두고 액셀을 밟았다. 차는 그대로 빠르게 달려 나갔다.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친구에게서 임다혜가 유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강도언이 결혼식장에서 밀치는 바람에 뱃속의 아이를 잃었다고 했다.최미숙은 병원에서 난리를 피웠고 임다혜도 줄곧 울고불고했다는 것이다.[아이가 없어졌으니, 그 결혼은 아마 못 할 거야.]나는 강도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토록 원하지 않았나?’‘이제 원하는 대로 됐는데, 왜 또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얻지 못한 것에 미련이 남아서 이리저리 들쑤시는데, 늘 사랑받는 사람이라 겁이 없어 그런 걸까?’그때 나는 강도언을 아주 많이 사랑했다. 그랬기에 강도언을 위해서라면 물불도 가리지 않았다.하지만 강도언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오히려 몇 번이고 나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그래서 나는 마음을 완전히 접고 강도언이 원하는 대로 해 주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하고 있었다.‘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걸까?’‘강도언이 어떻게 잘못을 할 수 있겠어.’3개월 뒤, 나는 집 앞에서 강도언과 마주쳤다.강도언은 오랫동안 기다린 듯 두 손은 얼어서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나를 보자 서둘러 다가왔다.몇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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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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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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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6화

    강도언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휴대폰을 낚아채서 화면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면서 굳어졌다.“오은서, 이 사람 누구야?”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런 강도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금 뜻밖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화가 난 걸까? 질투하는 걸까?’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강도언의 얼굴에서 이런 표정을 본 건 처음이었다.나는 강도언이 세상 모든 일에 냉담할 수 있고, 어떤 것에도 마음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그런데 왜? 걔는 나한테 관심이 없지 않았나?’나와 사귀던 때 한 번은 선배에게 고백을 받은 적이 있었다.하필 그 장면을 강도언에게 들켰지만, 남자는 아무 화도 내지 않았다.오히려 평온했고 태도는 평소처럼 차가웠다.그때 나는 어렴풋이 강도언은 사실 나를 그만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아니면 애초에 성격이 그렇게 냉담한 사람이었던 것인지도 몰랐다.질투할 줄도 모르고 자기 것이 아닌 감정을 붙잡으려 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런 강도언이 지금은 왜 질투하는 걸까?’강도언의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오면서 내 눈빛은 여전히 평온했다.“그냥 농담이야.”강도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뭔가 떠올린 듯했다.“네가 말한 그 송건우야? 아직도 연락해?”“응.”옆에 있던 임다혜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송건우가 누군데?”강도언은 대답하지 않고 나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강도언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난 뒤, 나는 휴대폰을 들고 발코니로 나가 다시 전화를 걸었다.나는 강도언이 갑자기 연락한 만큼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다.그런데 막상 전화가 연결되자, 송건우는 기다렸다는 듯 불평부터 쏟아 냈다.[너 왜 내 전화를 안 받아?][방금 기다린 그 1분 동안, 난 내가 버림받는 시나리오를 벌써 13번이나 상상했어.][나 지금 엄청 서럽거든. 그러니까 빨리 달래 줘. 맛있는 거 사 주면 풀릴 것 같으니까...][샤부샤부, 삼겹살,

  • 나는 조용히 신랑을 바꿨다   제5화

    최미숙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딸의 편을 들고 있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이런 일까지 떳떳할 수는 없었다.그런데 최미숙이 뭐라고 더 말하기도 전에 강도언이 결정을 내렸다.“택시 타고 돌아가.”슬쩍 나를 바라보던 임다혜는 입가에 비웃음을 걸면서 차창을 올렸다.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면서도 나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강도언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임다혜의 기분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나를 뒤로 밀어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금세 바닥에는 얇게 눈이 쌓였고, 나는 허리를 굽혀 눈을 한 움큼 움켜쥐었다.‘차갑네.’하지만 내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만큼 차갑지는 않았다.집에 돌아오니 강도언은 옷을 챙기고 있었다. 들어오는 나를 보지도 않은 채 바로 입을 열었다.“다혜가 요즘 기분이 안 좋아. 내가 가서 한동안 같이 있어 줄 테니까, 너는 며칠 동안 버스로 출근해.”나는 대꾸하지 않았다.‘임다혜의 기분이 안 좋으니, 옷을 챙겨서 같이 지내며 달래 주겠다는 뜻일까?’난 더 묻지 않았고 강도언 역시 설명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옷을 다 챙긴 강도언은 그대로 집을 나섰다.그 뒤로 일주일 내내 강도언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조차 한 통도 없었다.그런데도 나는 강도언이 매일 무엇을 했는지 다 알고 있었다.임다혜가 열심히 내게 영상이나 사진을 참 꾸준하게도 보내줬기에.그때가 돼서야 나는 강도언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그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랐을 뿐이었다.임다혜에게는 온갖 영양식을 만들어 주었다.직접 새우 껍질을 까 주고 갖가지 선물도 골라 주었다.그뿐만 아니라 놀이공원에도 함께 가고 관광지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헀다.그 모든 것이 내가 예전부터 강도언과 함께하고 싶다고 했던 것들이었다.하지만 강도언은 늘 너무 유치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사실 나는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그저 임다혜가 보내온 영상과 사진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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