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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Penulis: 무명
간단히 준비를 마친 뒤, 나는 강도언과 함께 출발했다.

장례식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나와 강도언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가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달려왔다.

“도언 오빠...”

바로 임다혜였다.

상복을 입고 머리에 흰 핀을 단 채, 눈물범벅이 된 얼굴이었다.

급히 다가가서 임다혜를 품에 안은 강도언의 얼굴에는 안타까운 기색이 가득했다.

“다혜야, 너무 상심하지 마.”

임다혜는 강도언의 품에 기댄 채 흐느끼며 말했다.

“그래도 오빠가 곁에 있어 줘서 다행이야.”

두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저 둘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운 커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효녀인 임다혜는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빈소를 지키기는커녕, 이곳에서 외간 남자와 다정하게 붙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화를 내면서 비꼬는 말을 서슴없이 쏟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을 그대로 무시하고 빈소로 향했다.

나는 고인을 추모하러 온 것이지 두 사람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러 온 게 아니었다.

강도언은 그 모습을 봤는지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입을 뻐끔거리면서 내게 뭔가 말을 하려는 듯했다.

“오빠, 나랑 좀 같이 있어 줘.”

하지만 임다혜의 목소리에 강도언은 다시 생각을 거두었다.

“그래.”

강도언은 부드럽게 웃었다.

며칠 함께 지내는 동안, 두 사람은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나는 두 사람이 구석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막지 않았다. 그저 빈소로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조문했다.

“은서야, 와 줘서 고마워.”

옆에서 임다혜의 어머니 최미숙이 내게 고개를 끄덕였다.

슬픔에 잠긴 눈에는 죄책감이 희미하게 어려 있었다.

“다혜랑 도언이 일은 나도 처음에는 반대했어. 그런데 도언이가 워낙 속이 깊은 아이라, 교수님의 마지막 유언은 꼭 들어드려야 한다고 하도 그러더구나.”

“은서야, 마음이 많이 상했지?”

최미숙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내 귀에는 그 말이, 임다혜와 관계를 맺은 것조차 마치 강도언이 속이 깊어서 한 일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들렸다.

‘내가 거절한다면,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되는 걸까?’

내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하자, 최미숙이 다시 입을 열었다.

“도언이는 성격이 좀 차가운 애야. 우리 집에서나 좀 활발해지는 편이고. 은혜를 갚으려고 그런 결정을 내린 거니까, 절대로 원망은 하지 않으면 좋겠어.”

그 말을 들은 나는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묻고 싶었다.

본인의 남자가 다른 여자와 아이를 낳겠다고 간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길 수 있겠느냐고.

나는 어떤 여자라도 그런 일을 쉽게 받아들일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물론 나도 신랑을 바꿀 생각까지 하고 있었기에, 더 이상 이 일로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

“괜찮아요, 사모님. 이해해요.”

내가 이렇게까지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는지, 최미숙은 잠시 멈칫하다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해해 주면 정말 다행이지. 사실 너무 마음에 두지 않아도 돼. 도언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분명 은서 너일 테니까.”

‘걔가 나를 사랑한다고?’

나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예전 같았다면 이런 말을 듣고 속으로 기뻐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나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그런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를 사랑한다면,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는 순간에도 내가 떠올랐을까?’

‘정말로 나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만났으면서 왜 나와 결혼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나는 마치 강도언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강아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강도언은 제 갈 길을 가다가 본인이 기분이 좋을 때만 걸음을 멈추고, 내가 가까이 다가올 기회를 한 번씩 허락했을 뿐이었다.

최미숙은 내 귀에 쉴 새 없이 말을 늘어놓았다.

강도언이 얼마나 철이 들었는지, 임다혜가 얼마나 효심이 깊은 사람인지 이야기했다.

그러더니 두 사람의 옛날 일화까지 꺼내 들었다.

마치 내가 강도언의 약혼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이.

자기 딸이 끼어들어서 우리의 관계를 망가뜨린 것이었고, 그렇다면 미안해해야 할 쪽은 그 사람들이었다.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강도언은 자신이 이미 임다혜의 남편이라도 되는 것처럼 곁을 지켰다.

조문객들이 하나둘 떠난 뒤, 나도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차 옆에 다다르자 조수석 창문이 내려갔다.

그 자리에 앉은 임다혜가 나를 보며 미안한 듯 웃었다.

“미안해요, 은서 언니. 저 아빠 묘지도 한번 보러 가려고요. 혹시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해야 해서요.”

나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아버지 묘지를 보러 가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왜 굳이 나에게 사과하는 걸까?’

최미숙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차에 올라탔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세 사람은 마치 한 가족 같았고 나만 타인처럼 느껴졌다.

나는 무표정하게 뒷좌석으로 가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 순간 딸깍 소리가 들렸다.

차 문이 잠기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무슨 뜻이야?”

임다혜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보지도 않은 채 강도언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

“오빠, 중요한 순간에는 저랑 오빠, 그리고 엄마 셋만 함께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강도언이 대답하기도 전에 최미숙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야? 도언이는 은서 약혼자잖아.”

“그게 뭐가 중요해요?”

임다혜가 갑자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오빠는 대학에 들어간 뒤부터 우리 가족이랑 한 식구처럼 지냈어요. 그런데 이제 아빠가 돌아가셨잖아요.”

“전 그냥 다른 사람이 묘지를 고르는 이런 신중한 일에 끼어드는 게 싫은 것뿐이에요. 그게 그렇게 잘못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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