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원수의 집의 며느리로 위장취업: Capítulo 11 - Capítulo 20

35 Capítulos

제11화: 추락

손등을 짓밟힌 시모 배옥순의 찢어지는 비명이 집무실 벽을 사납게 때렸다. 그 처절한 절규에 정신이 나간 박도진이 마침내 완전히 이성을 잃고 발악하기 시작했다. 도진은 바닥에 흩어진 300억 원짜리 채권 회수 최고장을 마구잡이로 쥐어뜯어 갈기갈기 찢어발겼다."사기야! 이건 다 사기 결혼이라고!"도진이 핏대를 세우며 침을 튀겼다. 그의 눈동자는 붉게 충혈되어 미친개처럼 번들거렸다."강은서, 네년이 처음부터 우리 집안 재산을 노리고 신분을 위장해 결혼했잖아! 사기 결혼으로 혼인 무효 소송 낼 거야! 넌 10년 치 사기죄로 감옥에서 썩어 문드러지게 될 거다!"도진의 궤변에 곁에 서 있던 한민혁 변호사가 조소 어린 헛웃음을 흘렸다. 민혁은 태블릿 화면을 톡톡 두드리더니, 도진의 일그러진 얼굴 앞으로 내밀었다."박도진 씨, 본인이 과거에 저지른 악행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10년 전 혼인 신고 당일, 당신이 강은서 대표님에게 강제로 서명하게 했던 [부부 재산 약정 공증서]입니다.""……뭐?!""제3조를 똑똑히 보시죠. '각자의 특유재산 및 향후 취득하는 법인 지분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재산 분할 청구권을 일체 배제하며,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가 있는 자가 모든 채무와 손해배상을 전액 변제한다.' 기억나십니까?"민혁의 무테안경 너머 서늘한 눈동자가 도진을 꿰뚫었다."이 종이 한 장으로 재산분할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대표님에게 재산이 없다고 단정하고 서명을 강요하신 사실은 남아 있지요. 65.4% 주식의 귀속은 혼인 약정이 아니라 별도의 담보 계약과 정산 자료로 입증하겠습니다."자신이 며느리를 착취하고 버리기 위해 짰던 올가미가, 고스란히 제 목을 매다는 밧줄이 되어 돌아온 순간. 도진의 숨이 턱 막혔다. 서린은 사시나무 떨듯 떨며 뒷걸음질쳤고, 배옥순은 짓눌린 손을 부여잡고 끅끅거리며 오열했다."으아아악! 죽여버릴 거야! 너 죽고 나 죽자!"궁지에 몰린 도진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묵직한 크리스털 명패를 낚아채 내 머리를 향해 내리찍으려 달려들었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2화: 청구서

테헤란로의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 위에 팽개쳐진 박도진의 등 뒤로 수십 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였다. 탈구된 손목을 부여잡고 흙탕물 위를 구르는 도진의 몰골은, 어제까지 재벌가 후계자 행세를 하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한 마리 비참한 유기견에 불과했다."가, 강요된 가사 노동과 간병, 폭행 손해배상 10억 청구……?!"짓밟힌 손등을 감싸 쥐고 흙바닥을 기던 시모 배옥순이 도진의 등에 꽂힌 소장을 확인하고는 까무러칠 듯 소리쳤다. 시모의 짙은 화장이 눈물과 진흙 범벅이 되어 흉측한 가면처럼 흘러내렸다."미친년! 완전 미친년이야! 며느리가 시부모 공양하고 남편 밥 차려준 걸 돈으로 내놓으라고 소송을 걸어?! 세상천지에 이런 천벌을 받을 패륜아가 어디 있어!"배옥순의 표독스러운 비명은 곧바로 기자들의 고성능 마이크와 방송 카메라를 타고 실시간 생중계로 전파를 탔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시모의 천박한 발악과는 정반대로 무섭게 들끓기 시작했다.***그 시각, 50층 내 집무실에서 한민혁 변호사의 총괄 지휘 아래 대형 언론사들과 방송사 탐사보도팀으로 공식 보도자료 하나가 일제히 배포되었다.[단독 입수: 10년간의 지옥 일기, 태성그룹 며느리 강은서의 10년간의 노무 기록]내가 지난 10년간 매일 밤 피눈물로 작성해 온 가계부와 다이어리. 시어머니의 각질투성이 발을 주무른 시간과 횟수, 시모의 당뇨 수치를 맞추기 위해 반나절씩 불 앞에 서서 끓여낸 약선 음식 레시피.새벽 3시에 만취해 들어온 박도진의 토사물을 치우고 폭언과 구타를 견디며 기록한 날짜별 음성 녹취와 타임스탬프 현장 사진들. 그 방대한 분량의 객관적 증거들이 법원에 제출된 소장과 함께 적나라하게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피고 박도진과 배옥순은 원고 강은서를 합법적인 배우자가 아닌 무임금 노예로 부렸습니다."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는 금융 및 법조 기자회견장에서 한민혁 변호사의 냉철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하루 18시간에 이르는 가사와 간병, 주 7일의 노동을 폭행과 협박으로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3화: 균열

블랙스톤 파트너스 50층 집무실. 도심의 야경이 발아래로 서늘하게 내려다보이는 창가에서, 나는 한민혁 변호사가 조작하는 태블릿의 감청 오디오 채널에 귀를 기울였다. 치지직- 하는 잡음 끝에, 도진의 재킷 옷깃에 심어둔 초소형 도청기를 통해 그들의 비참한 육성이 생생하게 흘러나왔다.기자들을 피해 강남 변두리의 낡고 눅눅한 모텔방으로 숨어든 세 마리의 쥐새끼들. 싸구려 모텔 특유의 곰팡이 냄새와 피비린내가 뒤섞인 공간에서 벌어질 파멸의 전조였다.- [오빠, 제정신이야?! 진짜 빈털터리 된 거냐고!]서린의 앙칼진 비명이 스피커를 찢을 듯 울렸다. 명품관에서 콧대를 세우던 교태는 온데간데없고, 독기 어린 악만 남아 있었다.- [300억대 상속남이라며! 태성그룹 후계자라며! 대저택에 빨간 딱지가 붙고 회사 지분까지 다 뺏겼으면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내 인생 망칠 셈이야?!]- [서, 서린아…… 손목이 너무 아파…… 제발 진정해 봐…….]도진의 헐떡이는 신음이 이어졌다. 응급실에서 손목을 맞추고 깁스를 했어도 통증은 남은 모양이었다. 도진은 말끝마다 숨을 들이켰다.옆에서 배옥순이 붕대를 다시 감는 부스럭거림이 들렸다.- [나 아직 안 끝났어! 우리 아버지가 스위스 비밀 계좌와 개인 금고에 숨겨둔 차명 비자금이 있어! 골드바랑 채권만 찾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내 아이를 가졌잖아, 서린아!]'아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스피커 너머로 서린의 숨소리가 순간 멎었다.도진은 아이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서린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침묵이 길었다. 가짜 임신으로 300억대 상속 지분을 가로채려던 꽃뱀 사기꾼에게, 알거지가 된 도진의 아이 따위는 족쇄에 불과했으니까.- [너 지금 우리 도진이한테 무슨 말버릇이냐?!]손등이 짓밟혀 붕대를 감은 시모 배옥순의 앙칼진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은혜도 모르는 년! 배 속에 우리 집안 귀한 손주를 품었으면 시어머니랑 남편을 모셔야지, 어디서 눈을 부라려?!]- [하! 시어머니? 웃기지 마, 늙은이야!]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4화: 압류

그 뒤 경매와 인도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도진은 비워두었던 저택에 다시 들어가 버텼다. 마지막 계고 기한까지 넘긴 날, 오전 9시. 한남동 대저택 앞 골목에 짙은 안개와 함께 서늘한 아침 공기가 감돌았다.나는 길모퉁이에 정차된 롤스로이스 뒷좌석에서 차창을 내리고, 10년간 내가 피눈물로 닦아온 저택의 거대한 철문을 응시했다.쿠구구궁-!육중한 엔진 소리와 함께 대형 탑차 세 대와 법원 집행관 차량들이 들이닥쳤다. 차량 문이 열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 강제집행관들과 사설 용역 인력 수십 명이 일사불란하게 쏟아져 나왔다.- [법원 인도명령에 따라 부동산 인도명령 및 유체동산 강제집행을 개시합니다.]메가폰을 든 집행관의 차가운 음성이 부촌의 적막을 찢었다. 저택 내부에서는 밤새 숨어 있던 도진과 배옥순이 창살 너머로 사색이 된 얼굴을 드러냈다. 현관문에는 쇠사슬이 감겨 있었고, 깁스를 한 도진이 창문을 열고 발악했다.- [못 나가! 이 집은 우리 아버지 집이야! 어디서 무단 침입이야?!]- [사유재산 침해다, 이 도둑놈들아! 들어오면 옥상에서 뛰어내릴 거야!]2층 발코니에서 배옥순이 산발을 한 채 구정물을 마당으로 끼얹으며 악을 썼다. 그러나 집행 인력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위이이잉-!쾅-!공업용 절단기가 대문의 쇠사슬을 끊어버렸다. 육중한 철문이 맥없이 열리며, 용역 인력들이 현관문을 쇠지렛대로 부수고 들이닥쳤다. 저택 안에서 둔탁한 파열음과 비명, 가구 부서지는 소리가 뒤섞여 터져 나왔다.집행관들은 내가 10년 동안 매일 걸레질을 했던 안방과 드레스룸을 거침없이 헤집었다. 그리고 잠시 후, 시모 배옥순의 허영심이 담긴 물건들이 마당으로 끌려 나오기 시작했다."안 돼! 내 가방! 내 다이아몬드 패물함 손대지 마, 이 날강도들아!"배옥순이 인부들의 다리를 붙잡고 질질 끌려 나오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인부들의 손길은 냉정했다. 드레스룸에서 꺼내온 에르메스 버킨백과 샤넬 백, 악어가죽 가방 십여 개가 허공을 갈랐다.퍽-!투두둑-!가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5화: 몰락

덜컹거리는 탑차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성북구 정릉동의 가파른 달동네 골목이었다. 도심의 화려한 불빛은 닿지 않는 음산한 산자락. 나는 언덕길 어귀에 세워진 롤스로이스 뒷좌석에서 내려, 금이 간 시멘트 계단 아래를 서늘하게 응시했다.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코를 찌르는 하수구 악취와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훅 풍겨왔다. 짐을 내려놓은 인부들이 비켜서자, 도진과 배옥순이 지하 1층 철문 앞에 남았다. 도진이 계단 위를 올려다봤지만 따라온 사람은 더 없었다.명품 코트는 흙투성이가 되었고, 깁스를 한 도진의 팔은 비틀린 채 덜렁거렸다.끼이익- 쾅!녹슨 철문이 거칠게 열리며 드러난 방 안의 풍경은 참혹했다. 다섯 평 남짓한 단칸방. 벽지 곳곳에는 시커먼 곰팡이가 피어올라 있었고, 천장에서는 녹물이 한 방울씩 바닥 웅덩이로 뚝, 뚝 떨어졌다.깨진 형광등이 지직거리며 희미하고 기괴한 빛을 깜빡였다."커억…… 컥……! 이게 뭐야?! 사람 사는 방 맞아?!"배옥순이 코를 틀어막으며 헛구역질을 해댔다. 평생 한남동 100평 대저택의 대리석 바닥에서 비단을 깔고 자던 시모에게, 이곳은 숨을 쉬는 것조차 지옥의 형벌이었다."도진아! 나 여기서 1분도 못 있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강은서……! 그 독사 같은 년이 기어이 우릴 생매장하려고 작정을 했어……!"도진이 성한 왼손으로 곰팡이 핀 벽을 내리치며 피눈물을 흘렸다. 그때, 좁은 계단을 타고 또각, 또각 하는 맑은 구두 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둡고 눅눅한 지하 통로를 가르고 내가 모습을 드러냈다.완벽하게 재단된 명품 수트와 은은하게 번지는 서늘한 니치 향수 향. 악취와 오물로 가득 찬 공간에서, 내 존재감은 그들의 숨통을 짓누르는 사신과도 같았다."어머님, 방이 마음에 드시나요?"내 서늘한 음성에 배옥순이 사시나무 떨듯 떨며 무릎으로 기어 왔다. 시모는 더러운 바닥을 기어 내 명품 구두를 부여잡고 애원했다."은서야……! 내가 잘못했다! 네 시어머니 발 매일 씻겨주던 착한 며느리였잖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6화: 굶주림

다음 날 밤, 블랙스톤 파트너스 50층 집무실. 정릉동 단칸방의 소형 카메라 화면을 켰다. 방을 손볼 때 달아두었던 카메라였다.두 사람은 TV 옆의 렌즈에 수건을 걸쳐뒀지만, 바닥 쪽은 가려지지 않았다. 치지직- 거리는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야말로 아귀지옥이었다. 보일러를 켤 연료가 없어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냉골 바닥.찢어진 돗자리 위에서, 얼마 전까지 한남동 대저택의 상전 노릇을 하던 두 마리의 짐승이 덜덜 떨며 웅크리고 있었다. 그들 한가운데에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외상으로 겨우 얻어온 유통기한 지난 싸구려 컵라면 딱 하나가 놓여 있었다. 미지근한 수돗물에 불어 터진 면발에서 희미한 조미료 냄새가 풍겼다."비켜! 내가 널 낳고 키운 에미야! 내가 먼저 먹어야지!"배옥순이 붕대를 감은 손으로 컵라면 용기를 제 쪽으로 사납게 낚아챘다. 틀니도 제대로 끼지 못한 시모가 면발을 허겁지겁 입안으로 쑤셔 넣기 시작했다. 그 꼴을 보던 도진의 눈에 시뻘건 핏발이 섰다."에미는 무슨 얼어 죽을 에미야! 늙은이가 눈치가 없으면 뒈지기라도 해야지!"도진이 성한 왼손으로 배옥순의 머리채를 사정없이 낚아챘다. 시모의 머리통이 뒤로 꺾이며 찢어지는 비명이 터졌다."아악! 도진아! 이놈이 미쳤어?! 에미 머리채를 쥐어뜯어?!""300억 보증 서라고 도장 찍은 게 누구인데?! 당신이 청담동 사모님 놀음에 미쳐서 날뛰지만 않았어도 내 회사가 안 날아갔어! 내 라면 내놔!"도진이 라면 용기를 거칠게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였다. 그 순간, 용기가 뒤집히며 미지근한 라면 국물과 불어 터진 면발이 축축한 방바닥 웅덩이로 쏟아져 내렸다. 바닥의 흙먼지와 곰팡이 포자 위로 흩어진 면 조각들.정적도 잠시, 굶주림에 눈이 뒤집힌 배옥순이 흙바닥에 쏟아진 면발을 손으로 긁어모아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도진이 그 꼴을 발로 걷어차며 소리쳤다."더러운 년! 추하게 늙어가지고 밥통만 축내는 버러지 같은 늙은이!""뭐라고?! 이 후레자식 놈아!"배옥순이 바닥을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7화: 진실

다음 날, 관할 경찰서 유치장 면회실. 차가운 아크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쇠창살 너머로 박도진이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철문이 삐걱거리며 닫히는 소리와 함께 경찰관의 무심한 발소리가 멀어져 갔다.흙먼지와 땀 냄새, 유치장 특유의 찌린내와 소독약 냄새가 뒤섞여 풍겨왔다. 박도진의 몰골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처참했다. 손목에는 차가운 은색 수갑이 채워져 찰랑거렸고, 뺨에는 시모 배옥순의 손톱에 사정없이 긁힌 피딱지가 말라붙어 있었다.성한 왼쪽 손으로 떨리는 플라스틱 수화기를 집어 든 도진이, 유리창에 이마를 쾅 내리찧으며 울부짖었다.- [은서야……! 제발 엄마 좀 설득해 줘! 서로 합의하고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게!]도진의 쉰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갈라져 터져 나왔다. 그의 눈동자에는 지독한 공포와 함께, 여전히 버리지 못한 한 가닥 추악한 집착이 엉겨 붙어 있었다.- [나 여기서 나가야 해! 서린이가 내 아이를 품고 있잖아! 태성그룹의 진짜 핏줄이라고! 내 아이가 태어나는데 아비가 감옥에 갇혀 있을 수는 없잖아! 제발 살려줘, 은서야!]그 역겨운 망상에, 내 입꼬리가 서늘하게 말려 올라갔다. 나는 의자에 깊숙이 등을 기대며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댔다. 시원한 민트 향수 향이 유치장의 퀴퀴한 공기를 밀어냈다."박도진, 넌 참 마지막까지 한결같이 멍청하네."- [뭐……? 뭐라고?]"네가 그토록 신줏단지처럼 모시던 신서린의 배 속 아이. 그게 진짜 네 핏줄이라고 믿었어?"나는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아크릴 유리창에 찰싹 내리붙였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디지털 포렌식 분석 보고서].도진의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서류의 첫 장을 향해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결혼 10주년 날, 네가 식탁에 내던졌던 그 흑백 초음파 사진 기억해?"서류에는 인터넷 화면 캡처본과 사진의 디지털 메타데이터 분석 결과가 적나라하게 인쇄되어 있었다."3년 전 미국의 한 육아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임신 5주 차 초음파 사진이야. 서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8화: 장부

며칠 뒤 저녁, 블랙스톤 파트너스 50층 집무실. 민혁은 두 사람의 조사 진행 내역을 책상에 놓았다. 창밖으로 불이 켜지는 동안, 나는 귀가 소식이 적힌 마지막 줄을 읽었다.민혁이 정릉동 카메라를 켰다. 수건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빈방에 서린 혼자 서 있었다. 도진과 배옥순은 서로 합의한 뒤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다.상해 혐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귀가 직전 도진이 어머니에게 가짜 임신 이야기를 쏟아냈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 그들은 돌아갈 곳을 찾지 못했다.방값이 이미 납부된 정릉동 주소가 서류에 그대로 남았다. 서린도 부산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나 있었다. 빼돌린 패물과 금고 자료는 압수됐지만 실제 계좌를 움직일 암호는 없었다.서린은 처음 훔친 것이 장부 사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탐욕에 눈이 먼 서린이 향할 곳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도진은 저택을 비우며 원본 장부와 금고 열쇠를 챙겼다.부산에 있던 서린에게 돌아오라며 전화할 때, 정릉동 방 장판 밑에 숨겼다고 말했다. 그때까지는 서린의 임신을 믿고 있었다. 서린은 그 말을 기억하고 찾아왔다.- [어디 있는 거야……! 그 멍청한 새끼가 어디다 숨겨둔 건데?!]모니터 속 서린은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미친 듯이 단칸방 벽지를 찢어발기고 있었다. 화려하던 명품 원피스는 찢겨 나갔고, 마스카라가 눈물과 땀에 번져 귀신같은 몰골이었다. 그녀가 장판을 거칠게 들춰내던 바로 그 순간.쾅-!녹슨 철문이 거칠게 부서질 듯 열리며, 유치장에서 풀려난 배옥순과 박도진이 들이닥쳤다.- [서, 신서린……?!]도진의 찢어지는 비명이 스피커를 때렸다. 서린의 손에 들린 찢어진 장판 조각, 그리고 그녀의 번들거리는 눈동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더니, 이내 지옥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 도둑년아! 내 다이아몬드 패물함을 짝퉁으로 바꿔치기하고 내 아들 비자금을 훔쳐 달아나?!]배옥순이 눈이 뒤집혀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시모의 앙상하고 더러운 손가락이 서린의 풍성한 머리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19화: 봉쇄

칠흑 같은 어둠 속,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택시 뒷좌석. 거센 빗줄기가 차창을 두들겨 팼고, 가로등 불빛이 축축한 도로 위로 핏빛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는 리무진을 타고 같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앞서가던 경호팀이 서린의 택시가 영종대교를 지났다고 보고했다. 택시 안에서 서린이 한 통화는 나중에 수사 자료로 확인했다. 택시 안에서, 신서린은 피 묻은 가죽 핸드백을 부서져라 끌어안고 있었다.그 안에는 정릉동 지하 단칸방 장판 밑에서 빼돌린 박도진의 스위스 비밀계좌 암호 수첩과 잔액 30억 원이 기록된 차명계좌 장부가 들어 있었다. 손톱 밑에 엉겨 붙은 시모 배옥순의 살점과 피비린내가 진동했지만, 서린의 두 눈은 탐욕과 광기로 번들거렸다."홍콩행 새벽 비행기 표, 발권 완료된 거 확실하죠?"서린이 대포폰을 귀에 바짝 대고 암거래 브로커에게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수화기 너머로 갈라진 거친 음성이 흘러나왔다.- [위조 여권이랑 1등석 탑승권, 3층 출국장 F카운터 화장실 3번째 칸 변기 물탱크 뒤에 넣어뒀다. 잔금 5억 입금 확인 안 되면 출국 게이트 못 넘어가.]"홍콩 도착하자마자 돈 찾아서 쏴줄 테니까 닥치고 대기나 해!"통화를 거칠게 끊은 서린이 참지 못하고 킬킬거리며 히스테릭한 실소를 터뜨렸다."멍청한 박도진 새끼…… 늙은 시에미랑 곰팡이 핀 단칸방에서 평생 썩어 문드러져라. 30억 비자금은 이제 다 내 돈이야!"서린은 핸드백 지퍼를 거듭 확인하며 입가의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자신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세 대의 검은색 방탄 SUV가, 수사관들과 내 사설 경호팀의 추적 차량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끼이익-!택시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8번 게이트 앞에 급정거했다. 선글라스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서린이 핸드백을 끌어안고 출국장으로 뛰어들었다. 새벽 1시의 한산하고 서늘한 공항 로비.서린은 약속된 화장실에서 위조 여권과 탑승권을 찾아 들었다. 보안검색을 지난 뒤 출국심사 줄에 섰을 때까지도 핸드백 끈을 놓지 않았다.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제20화: 체포

인천국제공항 출국심사 구역 옆 대기실. 열린 문 밖에서 무전기 소리가 오갔다. 서린은 계좌 지급 제한이라는 문구를 읽고도 고개를 저었다.서린은 휴짓조각으로 변해버린 비자금 장부를 품에 안은 채, 실성한 사람처럼 비틀거렸다. 그녀의 창백한 입술 사이로 허연 거품과 침이 질질 흘러내렸다. 새벽 공항의 서늘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도, 서린의 온몸은 차가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아니야…… 아니야! 이 돈이 어떤 돈인데……! 내 30억이야! 내 인생이라고!"서린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대기실 문밖으로 몸을 던지려 했다. 하지만 그 추악한 발악은 단 1초도 이어지지 못했다.퍽-!콰당-!매복해 있던 수사관들과 공항경찰대 경관들이 서린의 양팔을 번개처럼 낚아채 바닥으로 처박았다. 비명과 함께 서린의 뺨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사정없이 짓이겨졌다. 그녀의 손에서 빠져나간 채권 장부가 허공에 흩뿌려지며 쓰레기처럼 바닥을 뒹굴었다."이거 놔! 날 왜 잡아?! 강은서! 너 이럴 순 없어!"서린이 바닥을 긁으며 핏발 선 눈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마스카라가 흉측하게 번진 얼굴로, 그녀는 독기 어린 악을 썼다."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10년 동안 밥상 차려준 식모 주제에 감히 날 감옥에 처넣어?! 네가 뭔데 날 심판해!"나는 서린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섰다. 그녀가 올려다보는 동안, 수사관은 바닥에 떨어진 장부를 주워 봉투에 넣었다."내가 뭘 잘못했냐고?"서린이 내 구두 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는 그 시선이 닿는 자리에 멈춰 섰다."10년 전, 아버지 장례식에 왔던 건 기억하지?"서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검은 상복 소매를 움켜쥐고 빈소에 서 있던 내 손을 떠올렸다. 부조 봉투를 건네지도 않고 도진 곁에서 웃던 여자.그때는 왜 웃느냐는 말조차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그때 네가 했던 말도 기억해?"서린의 입이 다물렸다. 방금까지 잡아떼던 얼굴에서 웃음기가 지워졌다."'한양건설 거지 딸년 잘 치웠네. 도진 오빠, 이제 우리 세상이
last updateÚltima atualização : 2026-09-27
Ler mais
ANTERIOR
1234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