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음 날이 되어도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새벽 세 시의 멜로디》는 새로고침할 때마다 한두 계단씩 더 올라갔다.자정이 넘은 시각, 밤샘 공부를 하던 고시생들과 야근에 지친 직장인들의 미니홈피 BGM과 SNS 타임라인을 통해 노래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새벽에 혼자 듣다가 오열했다’, ‘음색이 그냥 인간 문화재 수준임’, ‘작곡가 MAESTRO 대체 누구냐, 신곡 언제 나오냐’]는 댓글이 수만 개씩 달렸다.새벽 1시. 72위였던 곡은 35위, 12위를 거침없이 뚫어버리더니, 급기야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의 실시간 점유율 그래프를 뚫어버리는 사상 초유의 ‘지붕킥’을 터뜨렸다.[국내 주요 4대 음원 사이트 실시간 1위 올킬(All-Kill)!]수억 원대 마케팅을 건 최정상 아이돌의 신곡들이 무명 신인의 노래 아래로 하나씩 밀려났다.***2주가 조금 지난 2011년 6월 10일 금요일, 여의도 KBN 신관 공개홀. 생방송 《뮤직스테이지》 1위 후보 대기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3주 연속 1위를 지킨 대형 기획사 보이그룹과, 데뷔 2주 만에 후보가 된 신인 시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무대에 오른 시아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쥐었다. 인트로 피아노가 흐르고 객석 구석의 도준과 눈이 마주치자, 시아의 손 떨림이 멎었다.리허설 때 도준은 딱 한마디만 했다.“높은 음 맞히려고 하지 마. 첫 소절만 네 걸로 만들면 돼.”이상한 주문이었다. 모두가 1위 후보 무대라며 고음과 애드리브를 걱정할 때, 도준만 첫 소절을 이야기했다.시아는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처음 지하 작업실에서 자기가 자기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순간. 그 감각만 찾으면 됐다.객석의 도준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대신 시아가 숨을 들이마시는 타이밍에 맞춰 아주 작게 손가락으로 박자를 셌다.하나, 둘.시아는 웃지 않았다. 그런데 심장은 이상할 만큼 안정됐다. 시아는 입술을 한 번 다문 뒤, 도준이 연습 때 짚어준 대로 어깨를 내렸다.무반주 첫 소절이 공개
Last Updated : 2026-09-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