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의 힘인지, 의료진의 필사적인 응급 처치 덕분인지, 아니면 시공을 넘어 전해진 간절한 기도가 조금이나마 통했는지. 나윤서의 심장 모니터에 마침내 안정적인 파형이 돌아왔고, 출혈도 멎어 위기를 넘겼다. 몇 시간 뒤 우렁찬 아기 울음이 분만실을 울렸다. 산모와 아이 모두 무사했다.나윤서는 탈진한 채 분만실에서 나왔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구한결은 침대 곁으로 달려와 나윤서의 손을 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였다.“윤서야...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살아 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며칠 뒤 나윤서의 상태가 안정되자,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구한결은 포근한 속싸개에 싸인 아들을 안아 조심스레 나윤서의 품에 안겨 주었다.“윤서야, 우리 아들이야. 코는 널 닮고 입은 나를 닮았어.”처음 아빠가 된 기쁨과 조심스러움이 담긴 다정한 목소리였다. 나윤서는 고개를 돌려 품에 안긴 아기를 바라보았다. 주름진 얼굴이 발갛게 물든 아기는 눈을 감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이상하리만치 따스한 감정이 나윤서의 지친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웠다.고통과 두려움, 죽을 고비를 넘긴 순간도 이 작은 생명 앞에서는 견딜 만한 듯했다. 나윤서의 창백하고 지친 얼굴에 행복한 엄마의 미소가 번졌다.이헌은 병실 한쪽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죽을 고비를 넘긴 나윤서의 지친 얼굴과 아기를 향한 다정한 눈빛, 두 사람의 베개를 조심스레 고쳐 주는 구한결. 평범하지만 생기 넘치는 행복이었다.이헌도 천천히 미소 지었다. 눈물과 아픔, 끝없는 후회가 어린 일그러진 미소였지만,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았다는 안도감이 깃들어 있었다.나윤서는 살아 있었다. 건강했고, 행복했다. 설령 그 행복이 더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더라도, 나윤서가 살아서 잘 지내고, 웃고,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세월은 소리 없이 흘렀다. 이헌의 혼령은 반경 백 미터를 벗어나지 못한 채 줄곧 나윤서의 곁을 맴돌았다.그는 작은 아기가 옹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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