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VIP룸의 적막은 오래가지 않았다."도진 씨… 나 목이… 숨이… 컥, 커헉!"서린이 양손으로 제 목덜미를 움켜쥔 채 대리석 바닥으로 허물어졌다.그녀의 매끄럽던 얼굴이 순식간에 시퍼런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관능적인 붉은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은 파랗게 질려 부들부들 경련했고, 짙게 화장한 눈가가 일그러지며 시선이 허공을 헤맸다.들이마시려는 산소가 좁아진 기도를 통과하지 못해 쇳가루를 긁는 듯한 기괴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도진의 얼굴에서 핏기가 남김없이 가셔 나갔다."서린아, 나 봐! 방금까지 괜찮았잖아. 갑자기 왜 이래, 응?"도진이 사색이 되어 서린의 상체를 끌어안았지만, 발작하는 서린의 손톱이 도진의 목덜미를 인정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산소를 갈구하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잔혹한 발버둥이었다.도진의 고급 셔츠 깃이 힘없이 찢겨 나가며 드러난 목덜미에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그어졌다. 상처에서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구… 구급차… 컥, 쿨럭!"도진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119 버튼을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는 그 몇 초가 영겁의 지옥 같았을 것이다."여, 여기 한남동 아르테 갤러리 VIP룸입니다! 사람이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졌어요! 기도가 막혔습니다! 빨리요, 제발 빨리 와주세요!"도진의 목소리는 바들바들 떨리다 못해 날카롭게 찢겨 나갔다.***그 아수라장에서 전해지는 소리를, 나는 연구실에서 스마트폰 화면 속 도청 파형과 함께 듣고 있었다. 얼굴도, 손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흐느끼는 소리가 끊길 때마다 수신이 멎은 것인지 숨이 멎은 것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오는 서린의 꺽꺽거리는 질식의 비명과 도진의 패닉에 질린 거친 숨소리.도진은 저 소리를 내가 내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면 이어폰을 빼고 싶다가도 손이 멈췄다.나는 가죽 의자에 등을 기대고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잔을 내려놓을 때 받침이 작게 부딪쳤다. 평온한 척하고 있었지만 손에 힘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2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