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유리 너머로 도진과 서린의 움직임이 흐릿하게 보였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매캐하고 끈적한 목탄 연기 속에서, 도진과 서린은 바닥을 피투성이가 된 열 손가락으로 긁어대며 문틈 밑바닥으로 코와 입을 바짝 들이대고 헐떡였다.도진은 말하다가도 숨을 고르지 못했다. 서린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기침과 고함이 뒤섞였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두 사람의 얼굴은 연기 때문에 흐릿했다.둘 다 이제 누가 먼저 말했는지, 누구 책임인지 따질 여유가 없어 보였다.나는 전문가용 방독면을 단단히 고쳐 쓰고, 벽면에 매립된 별장 내선 인터폰 마이크 스위치를 켰다. 치익.스피커 노이즈가 울리자, 문고리를 부여잡고 있던 도진이 컥컥 피 섞인 기침을 토해내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채경아…! 제발… 문 열어줘… 숨이… 숨이 막혀서 폐가 다 찢어질 것 같아…!"도진이 피 묻은 이마를 문 유리에 사정없이 찧으며 처절하게 울부짖었다.나는 인터폰 수화기에 입을 가까이 댔다."문 열어달라고? 그럼 진실을 말해.""무… 무슨 진실…! 내가 뭘 말하면 되는데!""당신들이 나한테 하려던 일. 약품을 사고, 내 차에 손대고, 오늘 밤 굴뚝을 막은 이유. 검색창에 썼던 말부터 전부 말해. 왜 나를 죽이려 했는지, 내가 직접 들어야겠어."내 목소리가 안방 스피커로 흘러나갔다.도진이 흠칫하며 찰나의 망설임을 보이는 그 순간, 옆에 널브러져 있던 서린이 먼저 발작하듯 인터폰 마이크를 향해 바닥을 기어왔다."내가 다 말할게! 내가 전부 자백할 테니까 제발 문 좀 열어줘! 컥, 쿨럭!"서린이 제 목덜미를 피가 나도록 쥐어뜯으며 찢어지는 비명을 토해냈다."박도진이… 당신 보험금 25억 타내자고 먼저 말했어! 약품도 직접 구했고, 당신 집 욕실에서 사고 나게 하려던 것도 도진이야! 주차장에서 당신 차 브레이크를 망가뜨린 것도! 오늘 굴뚝 막자고 한 것도 박도진이라고! 제발, 문 좀 열어줘!"서린이 먼저 책임을 떠넘기자 도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미친년이…! 채경아, 아니야! 갤러리
Last Updated : 2026-10-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