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공기가 다시 이상해졌다. 매화는 설렘과 공포가 섞인 얼굴이었고, 장 내관은 오늘도 자신의 수명이 줄어드는 소리를 듣는 표정이었다.은하는 잠시 고민했다.여기서 거절하면 이상하다. 하면 더 이상하다. 하지만 이혁은 이미 흥미를 보였다. 왕이 흥미를 보인 순간, 무대는 열렸다.은하는 책자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조금 전 붙였던 선율로 구절을 읊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그러다 리듬이 붙자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맑아졌다. 조선식 창도 아니고, 기생의 노래도 아니고, 현대 발라드의 호흡이 섞인 이상한 시문이었다.짧은 구절이 끝났을 때, 방 안은 조용했다.이혁은 말이 없었다.은하는 살짝 민망해져서 먼저 말했다.“이상하죠.”“이상하다.”“너무 바로 인정하시네요.”“그러나 기억에는 남는다.”은하가 고개를 들었다.그건 분명한 칭찬이었다. 이혁답지 않게 돌려 말하지도 않았다. 은하는 잠시 멍해졌다가, 곧 입꼬리를 올렸다.“드디어 칭찬하셨다.”“칭찬이라 하지 않았다.”“방금은 맞습니다. 제가 압니다.”“네가 무엇을 안다는 것이냐.”“칭찬 받을 때 느낌이 있어요. 제가 원래 많이 받아봐서.”이혁은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매화가 아주 작게 웃음을 삼켰고, 장 내관은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지 않으려 애썼다.이혁이 그 둘을 보자, 두 사람은 즉시 굳었다.은하는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참다가 입술을 깨물었다.“전하, 다들 무서워하잖아요.”“무서워해야지.”“왜요?”“왕이니.”“왕이면 무조건 무서워야 해요?”질문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이혁은 순간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그는 평생 그렇게 배웠다. 왕은 두려움으로 질서를 세운다. 약하면 물어뜯기고, 웃으면 얕잡히며, 믿으면 배신당한다. 왕이 무서워야 사람들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그런데 이 여자는 마치 이상하다는 듯 묻고 있었다.‘왕이면 무조건 무서워야 하냐고.’이혁은 그 물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편했다. 그러나
Terakhir Diperbarui : 2026-10-08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