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려고 한 거, 알았어요. 그래서 더 보고 싶네요.’문자를 읽자마자 나는 침대 위에서 발끝을 허공에 찼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속마음을 들킨 게 이렇게 달콤할 일인가. 대답을 쓰다가 세 번 지웠고, 결국 가장 얄미운 말을 골랐다.‘대표님, 눈치 빠른 남자는 인기 없어요.’‘그럼 채린 씨한테만 인기 있으면 안 될까요?’세상에. 나는 베개를 끌어안고 한참을 웃었다. 그러다 다음 주말을 달력에 표시했는데, 동그라미가 너무 커서 일요일 날짜까지 함께 들어갔다. 만나기도 전에 헤어질 시간이 아쉬워지는 건 처음이었다.토요일 오후, 나는 옷을 세 번 갈아입었다. 예쁘게 보이고 싶어 고른 원피스가 너무 신경 쓴 것 같아 청바지로 바꿨다가, 결국 처음 옷으로 돌아왔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만지는데 휴대전화가 울렸다.‘책방 골목 도착했어요. 서두르지 말아요.’‘대표님은 어느 쪽 입구예요?’‘뒤쪽이요. 채린 씨는 앞문으로 들어오세요.’우리가 만나기로 한 곳은 회사에서 한참 떨어진 작은 독립서점이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이 두 개라 서로 다른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고, 조용히 책을 구경하기에도 좋았다. 태준에게 그곳을 고집한 건 나였다. 이 시간을 누군가의 수군거림으로 망치고 싶지 않았다.책방 문을 밀자 종소리가 작게 울렸다.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나는 책장 사이로 걸어가는데, 가장 안쪽 진열대 앞에 그가 서 있었다. 편한 니트 차림에 재킷을 팔에 걸친 모습이 낯설 만큼 좋았다. 그는 내 발소리에 돌아보더니 읽던 책을 덮었다.“채린 씨.”“대표님, 오늘은 좀 다르네요.”“어떤 점이요?”“회사에서는 그렇게 잘생겼는지 몰랐거든요.”“아, 오늘도 칭찬을 받으려고 여기까지 왔네요.”웃다가 뒤늦게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 다른 손님들은 책을 고르고 있었고, 태준은 내 옆으로 성큼 다가오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 섰다. 그 배려가 고마워 나는 책장 끝으로 돌아 그의 곁에 섰다.“오늘은 대표님 말고 태준 씨라고 불러도 돼요?”“그럼 전 오늘부터 더 오래 책을 골
آخر تحديث : 2026-10-10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