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톱스타가 내 월세를 대신 냅니다: Chapter 41 - Chapter 50

55 Chapters

# 41화. 남시헌, 해외 밀항

# 41화. 남시헌, 해외 밀항오전 아홉 시 정각.의 긴급 생방송이 시작됐다.강태준은 검은 셔츠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앉아 있었다. 화면 아래에는 붉은 자막이 반복해서 흘렀다.[단독, 남시헌 오늘 밤 해외 밀항][정우현 관련 자료와 백윤서 동행 가능성][서지안, 증거 국외 반출 계획]서지안은 소리를 끈 채 화면을 바라봤다.강태준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읽고 있었다.남시헌이 국내 수사를 피하기 위해 화물선에 오를 예정이다.출항지는 인천항.목적지는 일본을 거쳐 동남아로 향하는 항로.그 과정에서 세림엔터테인먼트의 기밀 자료와 불법 촬영 영상을 해외 매체에 넘길 계획이다.대부분 지안이 흘린 미끼였다.하지만 강태준은 미끼에 살을 붙였다.“백윤서 씨까지 데리고 간대.”박해솔이 태블릿 화면을 내렸다.“우리는 윤서 씨가 출국한다는 말은 안 했잖아.”“강태준이 만든 설정이에요.”지안이 말했다.“사라진 배우 둘이 같이 도망친다는 이야기가 더 자극적이니까.”백윤서는 변호사 사무실의 안쪽 방에 머물고 있었다.오늘 작전에서 제외된 것은 남시헌의 결정이 아니었다.윤서가 직접 남겠다고 선택했다.자신이 항구에 나타나면 세림은 모든 인력을 자신에게 붙일 것이라고 했다. 대신 그녀는 변호사와 함께 공식 진술서를 작성하고, 가족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기로 했다.정우현은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경찰은 청림병원의 기록과 음성 파일을 토대로 세림복지재단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었다.그러나 장기석 대표실에서 빠져나온 검은 보관 상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김도완이 노트북에 차량 이동 경로를 띄웠다.“세림 본사에서 나온 차량은 세 대입니다.”첫 번째 차량은 강태준의 방송이 시작되자 곧장 인천항으로 향했다.두 번째 차량은 세림 법무팀 건물에 들어갔다.세 번째 차량은 서울 외곽을 돌며 목적지를 감추고 있었다.“카메라는 세 번째 차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지안이 말했다.“왜요?”해솔이 묻자 남시헌이 대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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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마지막 제보자

# 42화. 마지막 제보자최민석이 보낸 좌표는 폐쇄된 화물 검문소였다.평택항으로 이어지는 구도로 한쪽.오래전 사용을 중단한 회색 건물과 녹슨 차단기만 남아 있었다.서지안은 좌표를 김도완에게 전달한 뒤 곧바로 변호사에게 전화했다.“최민석 씨가 그곳으로 빠져나온다고 했어요.”“직접 접근하면 안 됩니다.”“알아요.”지안은 남시헌을 바라봤다.“경찰에도 알리고 갈 거예요.”시헌은 반대하지 않았다.“최민석이 탄 차량에 강태준이 있습니다.”“그래서 더더욱요.”변호사는 관할 경찰에 좌표와 차량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했다. 다만 최민석이 실제로 차량에서 내려오기 전에는 강제로 세울 명분이 부족했다.지안은 전화를 끊은 뒤 시헌에게 물었다.“우리가 먼저 가도 돼요?”“경찰과 함께 움직입니다.”“혼자 뛰어들지 않고?”“약속했습니다.”대답은 짧았지만 망설임은 없었다.도완은 차량을 출발시켰다.폐쇄 검문소까지 남은 거리는 이십삼 킬로미터.최민석이 탄 세림 차량은 그보다 약 십 분 앞에 있었다.지안은 업무용 보조 전화 화면을 계속 확인했다.새로운 연락은 없었다.“최민석 씨가 왜 그 차에 탄 걸까요?”“카메라를 확인할 사람이 필요했을 겁니다.”시헌이 대답했다.“호텔 서버와 촬영 장비를 다룬 사람이니까.”“팔 개월 동안 세림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일했다기보다 붙잡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정우현은 최민석이 자신보다 먼저 깨어났다고 했다.둘은 같은 병원에 있었을 수도 있었다.다른 이름으로 기록되고, 서로 만나지 못하게 분리된 채.지안은 최민석의 목소리를 떠올렸다.통화 내내 떨리고 있었다.그런데도 그는 정우현의 휴대전화를 숨겼고, 병원 전원 정보를 보냈다.팔 개월 동안 기회를 기다렸던 것이다.“우리가 늦으면.”지안이 말끝을 흐렸다.시헌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늦지 않습니다.”“확신해요?”“확신하려고 가는 겁니다.”차량이 구도로에 들어섰다.가로등이 뜸해지고 폐공장과 빈 창고가 이어졌다.멀리 녹슨 차단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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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삭제되는 증거

# 43화. 삭제되는 증거[전체 삭제까지 09:42]붉은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었다.서지안은 복구 키를 실행한 뒤 서버의 관리자 메뉴를 열었다.접속 권한은 확보됐다.하지만 삭제 명령은 멈추지 않았다.화면 위에서 폴더가 하나씩 사라졌다.[BAEK_STATEMENT_RAW]백윤서의 진술 원본 폴더가 회색으로 변했다.곧 파일명 옆에 삭제 표시가 떴다.“취소할 수 없어요?”남시헌이 물었다.“일반 삭제가 아니에요.”지안은 원격 작업 기록을 열었다.“파일을 지우는 게 아니라 저장 공간 위에 다른 데이터를 덮어쓰고 있어요.”“복구도 못 하게?”“네.”복구 키는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만 줬다.이미 시작된 완전 삭제 명령을 종료할 권한은 없었다.최상위 관리자가 별도로 존재했다.현재 접속자는 둘이었다.[LOCAL_RECOVERY][KTJ_MASTER]케이티제이.강태준이었다.“강태준이 직접 지우고 있어요.”지안은 삭제 기록을 경찰에게 전송했다.원격 접속 위치는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여러 서버를 거치고 있어 당장 정확한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막을 방법은요?”“강태준보다 높은 권한을 가져야 해요.”지안은 저장 모듈 내부를 다시 확인했다.[LAST_WITNESS]복구 키 아래에는 알아보기 어려운 숫자 파일들이 남아 있었다.최민석은 구급차에 실리기 전까지 차량 옆에서 화면을 보고 있었다.“숫자 파일 열어보세요.”그가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카메라 인증 기록입니다.”“관리자 권한도 들어 있어요?”“모르겠습니다.”“직접 만든 게 아니에요?”“카메라에서 자동으로 생성된 겁니다.”최민석은 부러진 손목을 붙잡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장기석 대표가 금고에서 몇 번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인증 정보가 저장됐을 겁니다.”장기석이 카메라를 열어볼 때 사용한 권한.지안은 숫자 파일을 순서대로 열었다.대부분 암호화된 기록이었다.마지막 파일에만 접속 계정과 긴 문자열이 남아 있었다.[SGS_ROOT]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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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생방송을 켜세요

# 44화. 생방송을 켜세요[남시헌 님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알림이 전송된 지 십 초 만에 접속자가 만 명을 넘었다.삼십 초 뒤에는 오만 명.숫자는 멈추지 않고 올라갔다.남시헌은 차량 뒷좌석에 앉아 휴대전화 카메라를 바라봤다. 조명도, 대본도 없었다. 모자와 마스크를 벗은 얼굴에는 피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그 옆에서 서지안은 노트북과 서버를 연결하고 있었다.붉은 삭제 경고가 화면을 뒤덮었다.[전체 즉시 삭제 진행 중.][남은 파일 62%.]강태준이 먼저 지우고 있었다.지안은 서버의 원본 영상을 남시헌 공식 채널로 직접 송출했다. 화면 한쪽에는 남시헌의 카메라, 다른 쪽에는 아직 재생되지 않은 호텔 영상이 배치됐다.접속자가 십만 명을 넘었다.댓글이 너무 빠르게 올라가 내용을 읽을 수도 없었다.[남시헌 맞아?][진짜 돌아온 거야?][해외 밀항한다던 사람 아님?][무슨 영상 공개하는 건데?][사라진 별 보고 왔습니다.][서지안도 같이 있나?]남시헌은 화면 위 숫자를 보지 않았다.카메라 렌즈만 바라봤다.“남시헌입니다.”목소리가 차 안을 낮게 울렸다.댓글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지금부터 공개할 영상은 팔 개월 전 호텔에서 촬영된 원본입니다.”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저에게 유리한 장면만 골라낸 영상이 아닙니다.”지안의 손이 마우스 위에서 멈췄다.남시헌은 자신이 준비한 말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말을 하고 있었다.“이 영상에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백윤서 씨와 정우현 실장, 최민석 씨가 숨기고 싶었던 순간도 들어 있을 겁니다.”댓글창에 백윤서의 이름이 쏟아졌다.“그럼에도 공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남시헌의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누군가가 다시 장면을 골라내기 전에 편집되지 않은 기록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노트북 화면에 새로운 경고가 떠올랐다.[저작권 침해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신고 주체는 세림엔터테인먼트였다.방송 시작 후 이 분도 지나지 않았다.“벌써 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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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편집되지 않은 진실

# 45화. 편집되지 않은 진실호텔 객실 영상이 재생됐다.사건이 벌어진 날 밤 열 시 십칠 분.남시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깔끔하게 정돈된 셔츠와 검은 바지 차림이었다. 술에 취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는 객실 안을 둘러본 뒤 백윤서를 발견했다.“무슨 일이야?”영상 속 윤서는 소파에서 일어났다.“회사에서 이야기 좀 하래.”“대표는?”“곧 온대.”윤서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높았다.긴장한 사람의 목소리였다.남시헌은 테이블 위 카메라 가방을 바라봤다.“촬영도 해?”“재계약 관련 기록 영상이래.”“내가 동의한 적 없는데.”시헌은 곧장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그때 객실 밖에 있던 직원이 문을 잠갔다.찰칵.작은 소리였지만 생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들었다.영상 속 남시헌도 들었다.그가 손잡이를 돌렸다.“문 열어.”대답은 없었다.객실 구석에 설치된 카메라가 천천히 방향을 바꿨다.남시헌을 따라 움직이는 촬영 장비.시헌이 윤서를 돌아봤다.“무슨 짓이야?”윤서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자세히는 몰라.”“휴대전화 줘.”“들어올 때 뺏겼어.”남시헌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다.화면에는 신호 없음이 떠 있었다.객실 안에 전파 차단 장비가 켜져 있었다.현재의 백윤서는 생방송 화면 속 자신을 바라보며 두 손을 움켜쥐었다.“저때는 아직 몰랐어요.”그녀가 말했다.“물에 약이 들어 있다는 것도.”누구도 윤서의 말을 끊지 않았다.영상 속 윤서는 테이블 위 생수병을 집어 들었다.“일단 앉아. 대표님 오면 이야기하고 가.”시헌은 받지 않았다.“문부터 열라고 해.”“화내지 마.”“지금 화 안 내게 생겼어?”시헌이 문을 두드렸다.객실 밖에서 강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남시헌 씨, 잠깐만 기다리세요.”“강태준?”시헌의 얼굴이 굳었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왔습니다.”“무슨 사실관계?”“재계약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들요.”시헌이 문에 가까이 다가갔다.“문 열고 얼굴 보고 말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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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화. 사라졌던 이유

# 46화. 사라졌던 이유남시헌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봤다.생방송 화면에는 그의 얼굴과 서지안의 손만 잡혔다.시청자 수는 백십만 명을 넘어선 뒤에도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댓글은 쉴 새 없이 흘렀다.[왜 경찰에 안 갔습니까?][정우현이 도망치라고 해서 팔 개월을 숨었다는 게 말이 됨?][결국 서지안 집에 계획적으로 들어간 거잖아.][가짜 목격 영상도 설명하세요.][피해자라고 해서 다 용서되는 건 아닙니다.]남시헌은 댓글을 피하지 않았다.“맞습니다.”첫마디가 떨어지자 댓글창의 속도가 잠시 느려졌다.“정우현 실장이 사라지라고 했다고 해서 팔 개월 동안 돌아오지 않은 책임까지 그 사람에게 돌릴 수는 없습니다.”시헌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도망친 것도, 서지안 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도, 가짜 목격 영상을 만든 것도 내가 선택한 일입니다.”서지안은 그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대신 말하지 않았다.이번에는 남시헌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해야 했다.“호텔을 빠져나온 뒤 처음 정신을 차린 곳은 주차된 차 안이었습니다.”시헌이 천천히 기억을 꺼냈다.“어디까지 운전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휴대전화는 없었고, 지갑 안에 있던 카드도 쓸 수 없었습니다.”정우현은 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세림이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차량 안에는 현금과 열쇠 하나가 있었습니다. 정우현 실장이 비상시에 사용하라고 준비해둔 것이었습니다.”그 열쇠는 오래된 촬영 장비 창고의 것이었다.김도완이 첫 독립영화를 준비하던 시절 사용했던 장소.시헌은 그곳에서 이틀을 버텼다.약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밤마다 호텔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반복해서 떠올랐다.“셋째 날 김도완 감독님에게 연락했습니다.”운전석에 있던 도완은 아무 말 없이 앞만 바라봤다.“감독님에게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숨겨달라고 했습니다.”댓글에 김도완의 이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김도완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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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화. 별을 팔아온 사람들

# 47화. 별을 팔아온 사람들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남시헌의 공식 채널은 멈추지 않았다.검은 화면 위로 댓글만 계속 올라갔다.[대표실 금고 명단 공개해라.][마흔일곱 명이 전부 피해자인가요?][세림 소속 배우들 연락 안 되는 사람 많음.][강태준은 어디 있습니까?][사라진 별 채널 영상 전부 조사해야 함.]서지안은 방송 종료 버튼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조금 전까지 백십만 명이 보고 있던 화면이었다.누군가는 분노했고, 누군가는 의심했고, 누군가는 이미 다른 영상으로 편집해 퍼뜨리고 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원본이 먼저였다.잘린 문장보다 긴 침묵이 먼저 나갔고, 눈물만 남은 얼굴보다 그 눈물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먼저 공개됐다.지안은 방송을 종료했다.차량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남시헌은 손에 쥔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했다.“끝났어요.”지안이 말했다.시헌은 고개를 저었다.“이제 시작입니다.”그의 말이 맞았다.생방송 종료 십 분 뒤, 세림엔터테인먼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대표실과 비서실, 홍보팀, 서버실이 동시에 봉쇄됐다.장기석의 차량은 평택을 빠져나가기 전 경찰에게 붙잡혔다. 차량 안에서는 대표실 금고에서 반출된 검은 보관 상자와 서류 봉투 열세 개가 발견됐다.강태준은 달아났다. 스튜디오는 비어 있었고, 방송 장비 일부와 서버 저장 장치가 사라진 상태였다.하지만 그가 지워버리지 못한 것이 있었다.수많은 방송 원본.편집 지시서.세림에서 받은 송금 내역.누구의 추문을 언제 공개하고, 어느 사건을 묻기 위해 다른 연예인의 이름을 터뜨렸는지 정리한 일정표.별을 다루는 채널이 아니었다.별을 가격표에 올려놓고 거래하는 장부였다.지안과 시헌은 곧바로 경찰서로 향했다.지안은 원본 파일과 복구 키, 강태준의 원격 삭제 기록을 제출했다.시헌은 호텔 사건부터 지안의 옥탑방에 숨어든 과정까지 다시 진술했다.이번에는 누구의 책임도 줄이지 않았다.부산 목격 영상을 조작한 사실.제주도와 공항에서 거짓 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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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화. 돌아갈 자리

# 48화. 돌아갈 자리“남시헌 배우님이 다시 돌아올 자리를 준비하고 싶습니다.”휴대전화 너머의 말이 병원 휴게실 안에 오래 남았다.남시헌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서지안은 맞은편에 앉아 그의 표정을 살폈다.반가워하는 얼굴도 아니었고, 거절하려는 얼굴도 아니었다.오래 비워둔 집 앞에서 문을 열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어떤 작품입니까?”시헌이 물었다.“김도완 감독님의 첫 장편이었던 와 이어지는 작품입니다.”상대방은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정식 후속편이라기보다는 같은 인물이 십 년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시헌의 시선이 휴게실 유리창 너머로 향했다.정우현이 입원한 병실이 보였다.십 년 전 를 촬영할 때 정우현은 막 매니저 일을 시작한 참이었다.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던 신인 배우를 차에 태우고 전국의 작은 극장을 돌았다.김도완은 제작비가 부족해 자신의 카메라를 팔았고, 시헌은 숙박비를 아끼려고 촬영장 대기실에서 잠들었다.그 영화가 성공하면서 세 사람의 인생이 달라졌다.남시헌은 스타가 됐다.김도완은 상업영화 감독이 됐다.정우현은 세림엔터테인먼트의 실장이 됐다.그리고 세 사람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돌아갈 곳을 잃었다.“김도완 감독님은 알고 계십니까?”“기획 초기부터 참여하셨습니다.”시헌이 도완을 돌아봤다.조금 떨어진 복도 의자에 앉아 있던 도완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왜 말하지 않았습니까?”“말하면 도망갈 것 같아서.”“이미 제안받았다는 걸 알고 있었군요.”“대본이 나온 건 얼마 안 됐어.”도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당신 사건을 이용하려고 만든 작품은 아니야. 기획은 삼 년 전부터 있었어.”“왜 지금 연락했습니까?”“이제야 물어볼 수 있게 됐으니까.”시헌의 턱이 굳었다.도완은 휴대전화를 가리켰다.“이야기만 들어봐. 거절은 그다음에 해도 돼.”시헌은 통화 상대에게 대본을 보내달라고 했다.출연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상대방도 재촉하지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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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화. 햇빛이 드는 집

# 49화. 햇빛이 드는 집서지안이 새집을 구하는 데 가장 먼저 적은 조건은 세 가지였다.햇빛이 잘 들 것.벽이 무너지지 않을 것.수도실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남시헌은 세 번째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마지막 조건은 대부분의 집이 충족하지 않습니까?”“확인해야죠.”“중개인에게 직접 물어볼 겁니까?”“네. 수도실에 남자가 숨어 살 수 있냐고.”시헌이 입을 다물었다.지안은 부동산 앱을 넘기며 웃음을 참았다.옥탑방을 나온 뒤 지안은 잠시 박해솔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남시헌은 김도완의 현상소로 돌아갔다.공식적으로 연인이 된 뒤에도 두 사람은 곧장 한집에 들어가지 않았다.연애를 시작했다는 것과 생활을 합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지안은 새로운 편집 채널을 준비하고 있었고, 시헌은 대본을 읽으며 복귀 여부를 고민하고 있었다.정우현은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백윤서는 수사에 협조하면서 가족과 함께 세림의 보호망에서 벗어났다.최민석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다. 그가 서버 기록을 지운 사실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원본을 보존하고 사건을 밝히는 데 협조한 점도 함께 고려됐다.장기석과 강태준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세림엔터테인먼트는 사실상 해체 절차에 들어갔다.한 달 전까지만 해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일이었다.그런데 세상은 이상할 만큼 빠르게 다음 뉴스로 넘어갔다.지안은 그 사실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무너뜨린 사건도 다른 사람에게는 며칠 동안 소비하는 기사였다.그러니 남은 사람들은 카메라가 꺼진 뒤의 시간을 살아야 했다.“이 집은 어때요?”지안이 화면을 내밀었다.성산동에서 조금 떨어진 오래된 다세대주택이었다.방 두 개.작은 거실.남향 창문.월세는 옥탑방보다 두 배 가까이 비쌌다.시헌은 사진을 넘겨봤다.“주방이 좁습니다.”“요리도 안 하면서.”“컵라면 끓일 공간은 필요합니다.”“그건 어디서든 가능해요.”“욕실 창문이 너무 큽니다.”“불투명 유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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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화. 월세는 반씩 [본편완결]

# 50화. 월세는 반씩 [본편완결]“전액을 보냈다고요?”서지안의 목소리에 남시헌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아침 햇빛이 커튼 없는 창문을 통과해 그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조금 전까지 잠결에 지안을 놓아주지 않던 사람은 사라지고, 잘못을 계산하는 얼굴만 남았다.“첫 달이라 내가 먼저 내는 편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누구한테요?”“집주인에게.”“나한테는 안 편한데요.”지안은 은행 앱을 다시 확인했다.월세 백이십만 원.입금자 남시헌.반드시 반씩 내자고 합의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았다.“왜 마음대로 보냈어요?”“마음대로 한 건 아닙니다.”“그럼 나한테 물어봤어요?”시헌의 입이 다물렸다.지안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돈 없는 합의서 다시 가져와요?”“그 합의서는 공동 대응에 관한 내용입니다.”“상대방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아직 유효해요.”“내가 월세를 냈다고 당신 결정을 대신한 건.”시헌은 말을 끝내지 못했다.지안의 눈빛을 확인했기 때문이다.“대신한 거 맞군요.”“네.”인정은 빨랐다.그러나 지안의 화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처음에도 그랬어요.”“무슨 뜻입니까?”“돈을 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잖아요.”월 오백만 원.밀린 월세.생활비.냉장고를 채운 음식.남시헌은 늘 지안보다 먼저 돈을 냈다.그 돈 덕분에 지안이 버틴 것도 사실이었다.그렇다고 같은 방식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당신이 많이 버는 건 알아요.”지안이 말했다.“앞으로 나보다 훨씬 많이 벌 수도 있고요.”“아직 복귀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그건 나중 문제고.”지안은 시헌 앞에 앉았다.“나는 이 집에 얹혀살고 싶지 않아요.”시헌의 표정이 굳었다.“그렇게 생각한 적 없습니다.”“당신이 생각하지 않아도 내가 느낄 수 있어요.”“내가 어떻게 해야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까?”“약속한 대로 하면 돼요.”“월세를 반씩?”“네.”“수입 차이가 나도?”“월세는 반씩.”지안은 단호하게 말했다.“관리비도 반씩.”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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