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톱스타가 내 월세를 대신 냅니다: Chapter 21 - Chapter 30

55 Chapters

# 21화. 원본 파일의 주인

# 21화. 원본 파일의 주인파일 속성에 기록된 소유자는 강태준도, 남시헌도 아니었다.[OWNER: JWH_MANAGER]서지안은 영문자를 한 글자씩 읽었다.“제이더블유에이치.”등 뒤에 서 있던 남시헌의 숨이 멎었다.지안은 천천히 그를 돌아봤다.“아는 이름이에요?”시헌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굳어버린 얼굴 위로 알아보기 어려운 감정이 스쳤다.“정우현.”“당신 매니저였던 사람?”“네.”지안도 그 이름은 알고 있었다.남시헌과 십 년 가까이 함께 일했던 전담 매니저.사건 직후 정우현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차 안에서는 신원을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훼손된 시신이 발견됐다.세림엔터테인먼트는 차량 안에 남아 있던 소지품과 감정 결과를 근거로 정우현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회사 자금을 빼돌린 뒤 남시헌의 도피를 돕다가 사고로 사망한 배신자.그것이 세상이 알고 있는 정우현의 마지막이었다.에서도 여러 번 다뤘다.지안이 직접 썸네일 문구를 만들었던 사건이었다.[남시헌과 함께 사라진 매니저, 도주 중 사망]그러나 남시헌은 정우현의 시신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세림은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대면 확인을 막았다. 장례 역시 유족의 뜻이라며 비공개로 진행했다.지안은 화면에 남은 소유자 정보를 다시 확인했다.“정우현 씨가 이 영상을 찍었다는 뜻이에요?”“소유자 정보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시헌은 곧바로 선을 그었다.“형이 사용하던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에서 만들어졌다는 뜻일 수도 있고.”“그럼 원본을 가지고 있었던 건 맞겠네요.”지안은 복구된 파일을 별도의 폴더에 복사했다.파일의 재생 시간은 기존 영상보다 정확히 0.2초 길었다.잘려나갔던 여섯 프레임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마우스를 재생 버튼 위에 올렸지만 쉽게 누르지 못했다.“봐도 돼요?”시헌은 대답하지 않았다.지안은 그의 손을 봤다.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싫으면 나중에 봐요.”“아니요.”시헌이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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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화. 우연이 아니었다

# 22화. 우연이 아니었다“나입니다.”남시헌의 대답이 방 안에 무겁게 떨어졌다.서지안은 그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뜻이에요?”시헌은 강태준이 보낸 메시지를 닫았다.[그 파일은 네가 가지고 있으면 위험해.]화면은 사라졌지만 문장은 지안의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원본이 그녀에게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강태준.그리고 남시헌.“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까?”지안이 물었다.시헌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만으로도 충분했다.지안은 천천히 손을 뺐다.조금 전까지 맞잡고 있던 체온이 사라졌다.“내가 그 영상을 편집한 사람이라는 거.”“알고 있었습니다.”“언제부터?”“이곳에 오기 전부터.”지안은 헛웃음을 흘렸다.목에서는 웃음 같은 것이 나왔지만 얼굴은 웃지 못했다.“이곳에 오기 전부터.”그녀는 그의 말을 그대로 반복했다.“그럼 벽이 무너진 날 처음 안 게 아니었네요.”“아닙니다.”“내 이름도 알고 있었고.”“네.”“주소도.”시헌의 턱이 굳었다.“알고 있었습니다.”지안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책상 모서리가 허리에 닿았다.좁은 방 안에서 피할 곳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시헌과의 거리가 갑자기 한없이 멀게 느껴졌다.“수도실에는 왜 들어왔어요?”“숨을 곳이 필요했습니다.”“수많은 집 중에 하필 내 집 옆이었던 이유를 묻는 거예요.”시헌은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지안은 기다렸다.이번에도 말할 수 없다고 하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당신에게 원본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결국 그가 말했다.지안의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그래서 나를 찾아왔어요?”“처음에는.”“처음에는?”“당신이 호텔 영상을 편집한 프로그램과 백업 방식을 조사했습니다. 작업 파일이 자동 저장된다는 것도 알았고.”“그걸 어떻게 알아냈는데요?”“당신이 올린 작업 후기와 공개된 포트폴리오가 있었습니다.”지안은 기억을 더듬었다.프리랜서 일을 구하려고 올린 글.편집 프로그램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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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화. 나를 이용했어요?

# 23화. 나를 이용했어요?“나를 이용했어요?”서지안의 질문에 남시헌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현관문은 반쯤 열린 채였다. 계단 아래에서 불어온 찬바람이 좁은 옥탑방 안으로 들어왔다.시헌은 검은 가방을 든 채 문 앞에 서 있었다.도망치려는 사람처럼.처음부터 그랬다.필요한 말은 숨기고, 들키면 떠날 준비부터 했다.지안은 손에 쥔 은색 외장 장치에 힘을 줬다.“대답해요.”시헌의 시선이 그녀의 손으로 향했다가 다시 얼굴로 올라왔다.“처음에는 그랬습니다.”짧은 대답이었다.지안은 차라리 거짓말을 하길 바랐다.아니라고.파일은 핑계였고, 이 집을 고른 것도 우연이었다고.그런데 시헌은 부정하지 않았다.“처음에는?”지안이 헛웃음을 흘렸다.“그 말 참 좋아하네요.”“지안 씨.”“처음에는 파일 때문에 접근했고, 나중에는 좋아졌으니까 괜찮다는 뜻이에요?”“괜찮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럼요?”시헌은 가방을 내려놓았다.문을 닫지는 않았다.“원본이 없으면 아무것도 뒤집을 수 없었습니다.”“그래서 나를 골랐고.”“네.”“내 주소를 알아냈고.”“네.”“내가 사는 집 옆 수도실에 숨어들었고.”시헌의 턱이 굳었다.“네.”지안은 하나씩 확인할수록 더 차가워졌다.울고 싶은 마음보다 화가 먼저 올라왔다.“내가 벽을 발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당신이 없을 때 방을 확인할 생각이었습니다.”지안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내 방에 들어오려고 했다고요?”“필요하면.”“외장 하드를 훔치려고?”“복사만 하고 돌려놓을 생각이었습니다.”“그게 도둑질이 아니에요?”시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안은 외장 장치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손이 떨려 작은 금속음이 났다.“내가 신고하려고 했을 때 오백만 원을 제안한 것도.”“당신이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밀린 월세도?”“알고 있었습니다.”지안은 입술을 깨물었다.두 달 밀린 월세.끊길까 두려워 매일 확인하던 외주.냉장고에 남은 달걀 하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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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화. 계약 종료

# 24화. 계약 종료현관문 아래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문고리가 천천히 돌아갔다.철컥.잠긴 문이 작게 흔들렸다.서지안은 휴대전화를 움켜쥔 채 숨을 죽였다. 조금 전 통화를 끝낸 강태준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남아 있었다.은색 백업 장치도 확인했어?그는 외장 장치의 색깔까지 알고 있었다.지안은 신고 화면을 띄운 뒤 현관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누구세요?”짧은 침묵 뒤, 문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나입니다.”남시헌이었다.안도한 마음이 먼저 올라왔다.그 사실이 화가 나서 지안은 입술을 깨물었다.“왜 돌아왔어요?”“열쇠를 돌려주지 않았습니다.”계약 첫날 건넸던 수도실 열쇠.지안은 한동안 문을 열지 않았다.“문 앞에 두고 가요.”“직접 줘야 할 것 같아서.”“똑같잖아요.”“할 말도 있습니다.”지안은 안전고리를 건 채 문을 손바닥만큼 열었다.시헌은 계단 쪽으로 물러나 있었다. 검은 가방을 들고 있었지만 방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그가 손바닥을 펼쳤다.낡은 수도실 열쇠가 놓여 있었다.지안은 문틈으로 손을 내밀어 열쇠를 가져왔다.두 사람의 손가락은 닿지 않았다.시헌이 먼저 손을 거뒀다.“강태준에게 연락 왔죠?”지안의 표정이 굳었다.“어떻게 알아요?”“원본이 남아 있다는 걸 확신했다면 확인하려 했을 겁니다.”“그것도 계산했어요?”시헌은 대답하지 못했다.그의 침묵이 또 하나의 인정처럼 느껴졌다.지안은 문을 닫으려 했다.“은색 장치에 관해 물었습니까?”시헌이 다급하게 물었다.“당신이 알 필요 없어요.”“색깔까지 알고 있다면 누군가 당신 방을 지켜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당신도 지켜봤잖아요.”시헌의 얼굴이 굳었다.“그래서 더 말할 자격이 없다는 건 압니다.”“그럼 가지 마라, 움직이지 마라, 또 명령하지 마요.”“명령하려는 게 아닙니다.”그가 잠시 숨을 골랐다.“오늘 밤 혼자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그 말을 당신한테 듣고 싶지 않아요.”“박해솔 씨를 부르든 다른 곳으로 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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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빈 수도실

# 25화. 빈 수도실남시헌이 떠난 다음 날, 서지안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새벽 다섯 시 십이 분.방 안이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수도실에서 들리던 생수병 뚜껑 소리도, 간이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도 없었다.지안은 이불을 걷고 일어났다.합판 문을 열자 비어 있는 수도실이 나타났다.남아 있는 것은 바닥에 눌린 간이침대 자국뿐이었다.벽에 붙어 있던 공동생활 규칙도 사라졌다.허락 없이 벽을 넘지 말 것.밤 열두 시 이후 대화 금지.필요할 때만 연인 관계를 연기할 것.그때는 규칙이 늘어날 때마다 귀찮았다.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벽이 더 불편했다.지안은 수도실을 닫고 책상 서랍을 열었다.은색 외장 장치가 그대로 있었다.남시헌의 누명을 뒤집을 수 있는 원본.정우현이 남긴 마지막 흔적.강태준이 찾고 있는 증거.지안은 파일을 세 군데에 복사했다.작은 메모리 카드.암호를 설정한 온라인 저장 공간.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카메라의 내부 메모리.작업을 마친 뒤 박해솔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오늘 근무해?”“방금 교대했어. 왜?”“물건 하나 맡아줘.”“남자친구 일?”“남자친구 아니야.”“싸웠구나.”지안이 대답하지 않자 해솔의 목소리가 진지해졌다.“뭔데?”“외장 하드.”“그걸 왜 나한테 맡겨?”지안은 은색 장치를 바라봤다.“여기 두면 안 될 것 같아서.”“위험한 거야?”“조금.”“조금 위험한 걸 새벽부터 맡기려고 전화해?”해솔이 낮게 욕했다.“내가 올라갈게.”“아니. 내가 내려갈게.”검은 휴대전화가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지안은 잠시 망설이다 그것도 가방 안에 넣었다.연락할 생각은 없었다.위험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으니, 가지고 있는 것까지 거절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편의점 창고에서 기다리던 해솔은 화장품 파우치를 받아 들었다.“이게 그 외장 하드야?”“누가 물어도 없다고 해.”“경찰이 와도?”“나한테 먼저 연락하고.”해솔의 표정이 굳었다.“대체 무슨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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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화. 편집된 공범

# 26화. 편집된 공범자정까지 남은 시간은 아홉 시간이 아니었다.편의점 창고에 도착한 지 삼십 분 뒤, 관리자 페이지에 알림이 떴다.[예약 공개 시간이 변경되었습니다.]밤 열두 시에서 오후 세 시.현재 시각은 오후 두 시 오십칠 분이었다.“미친.”박해솔이 시계를 확인했다.“삼 분 남았어.”서지안은 곧장 노트북을 열었다.“내 입장부터 남길게.”“무슨 말을 하려고?”지안은 빈 문서에 문장을 적었다.[저는 남시헌 씨가 잠적한 뒤 일정 기간 은신을 도왔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습니다.]해솔이 화면을 보고 놀랐다.“그걸 인정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숨겨도 나중에 나와.”“그래도 먼저 말할 필요는 없잖아.”“이번에는 나한테 유리한 부분만 자르지 않을 거야.”지안은 계속 적었다.[부산 목격 영상은 제가 제작한 합성 영상이 맞습니다.][그러나 제가 남시헌 씨의 도피를 처음부터 설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현재 남시헌 씨 사건의 근거 영상에서 조작 정황을 발견했으며 관련 자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정우현의 이름과 원본 내용은 제외했다.마지막 문장을 적는 순간 시계가 오후 세 시를 가리켰다.영상이 공개됐다.[남시헌의 비밀 연인, 돈 받고 도피를 설계한 편집자]조회 수는 새로고침할 때마다 치솟았다.천 회.오천 회.일만 회.강태준의 차분한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남시헌의 잠적은 충동적인 도피가 아니었습니다.”화면에는 지안과 시헌이 부산 가짜 영상을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조금 더 천천히 걸어요.”그 뒤에 붙었던 설명은 잘렸다.시헌의 걸음걸이를 분석하기 위한 촬영이라는 사실은 사라지고, 지안이 도피 영상을 연출하는 모습만 남았다.다음은 계좌 입금 내역이었다.월 은신 비용 오백만 원.밀린 월세 칠십육만 원.붉은 자막이 붙었다.[도피 설계 대가로 추정되는 거액 입금]“대가 아니잖아.”해솔이 소리쳤다.“사람들은 저 자막만 봐.”영상은 제주공항으로 넘어갔다.손을 잡고 걷는 두 사람.남시헌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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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화. 얼굴이 팔린 여자

# 27화. 얼굴이 팔린 여자창고 문고리가 거칠게 흔들렸다.“서지안 씨 안에 있죠?”밖에서 남자가 소리쳤다.“인터뷰만 하겠습니다.”인터뷰라는 말과 달리 문을 두드리는 손길은 점점 거칠어졌다.박해솔은 창고 뒤편 비상문을 확인했다.“차 왔대?”지안은 검은 휴대전화로 전송된 차량 번호를 확인했다.[뒤쪽 골목에 도착했습니다.]두 사람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비상문을 열었다.검은 승합차가 골목에 서 있었다.운전기사가 먼저 차량 번호와 이름을 확인시켜줬다.두 사람이 차에 오르려는 순간 골목 입구에서 누군가 소리쳤다.“서지안이다!”사람들이 달려왔다.휴대전화 카메라가 일제히 지안을 향했다.해솔이 재킷으로 지안의 얼굴을 가렸다.차량이 움직이자 사람들은 번호판을 찍으며 실시간 방송을 켰다.지안의 휴대전화에는 방금 전 사진이 올라왔다.[서지안 편집자, 검은 승합차로 도주.][남시헌이 보낸 차 아니냐.]해솔이 화면을 껐다.“보지 마.”“확인해야 해.”“뭘 확인해? 사람들이 미쳤다는 거?”지안은 창밖으로 멀어지는 거리를 바라봤다.편의점.버스 정류장.세탁소.익숙한 동네가 더는 자신을 숨겨줄 수 없는 곳이 됐다.승합차는 외곽의 오래된 상가 건물 지하로 들어갔다.오 층에는 간판 없는 촬영 스튜디오가 있었다.문을 열어준 사람은 오십 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김도완입니다. 시헌이랑 영화 두 편 같이 했어요.”“남시헌 씨는 어디 있어요?”“나도 모릅니다.”도완은 물과 충전기를 내놓았다.“여기는 직원이 나밖에 없으니까 당분간 괜찮을 겁니다.”지안은 편집실에 들어가자마자 휴대전화를 켰다.실시간 검색어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서지안 편집자.남시헌 비밀 연인.도피 공범.과거 사진과 작업물이 끝없이 퍼지고 있었다.해솔의 얼굴도 일부 노출됐다.“내 사진까지 있네.”해솔이 헛웃음을 흘렸다.“미안.”“네가 올렸어?”“나 때문에 퍼졌잖아.”“그럼 네가 나 때문에 살아난 것도 있을 테니까 퉁쳐.”그때 집주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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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 돌아온 톱스타

# 28화. 돌아온 톱스타오전 아홉 시 사십 분.스튜디오의 모든 모니터에 같은 대기 화면이 떠 있었다.[남시헌 실종 이후 최초 공식 입장 발표]방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실시간 시청자는 오십만 명을 넘어섰다.서지안은 검은 휴대전화를 움켜쥐었다.남시헌은 기자회견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함께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위험에서 떼어놓으려는 것 같았다.“장소 알아냈습니다.”김도완이 편집실로 들어왔다.“마포에 있는 독립 언론사 스튜디오예요.”“세림 쪽 사람은요?”“초대 명단에는 없습니다.”오전 열 시가 됐다.대기 화면이 사라지고 작은 기자회견장이 나타났다.수십 대의 카메라.빈 의자.탁자 위의 마이크.곧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모자도, 마스크도 없었다.남시헌이었다.사라진 지 팔 개월 만에 처음으로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낸 톱스타.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지안은 그의 손부터 봤다.탁자 아래로 내려간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카메라를 두려워하는 남자가 수십 개의 렌즈 앞에 혼자 서 있었다.“남시헌입니다.”기자들의 질문이 동시에 쏟아졌다.“그동안 어디에 있었습니까?”“범죄 혐의를 인정합니까?”“서지안 씨와 연인 관계입니까?”“도피 자금을 지급한 이유가 뭡니까?”시헌은 마이크를 자신의 앞으로 당겼다.“질문을 받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기자회견장이 조금씩 조용해졌다.“팔 개월 전 호텔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인해 저는 약물 투약과 폭행 의혹을 받았습니다.”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당시 저는 회사가 준비한 해명 절차에 응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습니다.”“왜 도망쳤습니까?”“도망친 것이 맞습니다.”시헌은 부정하지 않았다.“저를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증거를 없애려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기자들이 술렁였다.“세림엔터테인먼트를 말하는 겁니까?”“관련 증거가 있습니까?”“당시 공개된 호텔 영상에는 인위적으로 삭제된 구간이 있습니다.”“원본을 가지고 있습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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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화. 지키지 말고 믿어줘요

# 29화. 지키지 말고 믿어줘요서지안의 말이 끝나자 기자회견장이 술렁였다.세림엔터테인먼트 법무팀 직원이 앞으로 나왔다.“확인되지 않은 자료를 공개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지안은 연결선을 꽂으며 대답했다.“제 얼굴과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에요.”“남시헌 배우 관련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본인이 동의하면 되겠네요.”카메라가 시헌을 향했다.그는 지안을 오래 바라봤다.이번에는 그녀가 결정한 일을 막지 않았다.“동의합니다.”지안은 재생 버튼을 눌렀다.검은 화면이 지나가고 스튜디오 의자에 앉은 자신의 모습이 나타났다.“제 이름은 서지안입니다.”기자회견장이 조용해졌다.“저는 남시헌 씨가 잠적한 뒤 일정 기간 은신을 도왔고, 그 대가로 월 오백만 원을 받았습니다.”이번에는 다음 말이 잘리지 않았다.“계약을 제안한 사람은 남시헌 씨였고, 저는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받아들였습니다. 신고할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피하지 않겠습니다.”부산 가짜 목격 영상을 먼저 제안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도 말했다.강태준이 그 영상을 사실처럼 이용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넘겼다고 인정했다.그러나 자신이 도피를 처음부터 설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남시헌 씨는 저를 만나기 전부터 제가 호텔 사건 영상을 편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기자들이 시헌을 바라봤다.“원본 파일이 제 자동 백업 장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제 이름과 주소, 경제적 사정을 조사했습니다.”회의장이 다시 시끄러워졌다.“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얻은 겁니까?”“주거지에 침입하려 했습니까?”영상 속 지안은 계속 말했다.“저는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고, 은신 계약을 종료했습니다.”계약서의 마지막 줄이 화면에 나타났다.[상호 신뢰 훼손을 이유로 본 계약을 즉시 종료한다.]“저는 남시헌 씨에게 이용당한 부분이 있습니다. 동시에 제 판단으로 그를 숨겼고, 제 기술로 가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화면 속 지안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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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화. 이번에는 내가 찾을게

# 30화. 이번에는 내가 찾을게남시헌이 보낸 사진에는 위치 정보가 없었다.메신저를 거치며 촬영 시간과 기기 정보도 모두 지워져 있었다.서지안은 사진을 모니터에 띄웠다.낡은 나무 책상.작은 창문.벽에 붙은 찢어진 영화 포스터.창문 밖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의 모서리.눈에 띄는 것은 그것뿐이었다.박해솔이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물었다.“그냥 내일 연락 올 때까지 기다리면 안 돼?”“내일이면 또 다른 이유를 대면서 못 오게 할 거야.”“그래도 안전한 곳이라잖아.”“주소는 말하지 않았고.”지안은 영화 포스터를 확대했다..남시헌의 첫 독립영화였다.김도완이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작품.“감독님.”편집실 바깥에 있던 도완이 들어왔다.“이 포스터 어디서 본 적 있어요?”도완은 화면을 확인하자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지안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알죠?”“영화 포스터잖아요.”“그걸 묻는 게 아니에요.”지안은 찢어진 모서리와 책상 흠집을 확대했다.“이 방을 아느냐고요.”도완은 대답하지 않았다.해솔이 팔짱을 꼈다.“아는 얼굴인데.”“변호사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남시헌 씨한테요?”“아니요. 안전을 책임지는 법무팀에게요.”지안은 의자에서 일어났다.“나는 위험한 곳에 쳐들어가려는 게 아니에요.”“그렇게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 쳐들어갑니다.”“그 사람이 또 혼자 결정하지 못하게 하려는 거예요.”도완은 한숨을 내쉬었다.“주소를 알아도 데려다줄 수는 없습니다.”“그럼 내가 찾을게요.”지안은 남시헌의 필모그래피와 영화 제작 기록을 검색했다.는 십 년 전 강원도의 폐역과 오래된 여관에서 촬영한 작품이었다.촬영 종료 뒤 제작진 일부가 사용하던 편집실이 남아 있다는 인터뷰도 발견했다.사진 속 창문 밖 붉은 벽돌은 폐역 역사와 비슷했다.해솔이 화면을 가까이 봤다.“강원도까지 갈 거야?”“아니.”지안은 다른 인터뷰를 열었다.김도완이 영화 촬영 후 서울 외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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