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마음을 괴롭혔던 민망함과 부끄러움, 당황스러움이 교정에 발을 들이는 순간 모두 사라졌다.강채원은 교문에 들어선 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곧장 기숙사로 돌아가지는 않고 방향을 틀어 도서관으로 향했다.막 도서관에 들어서려는 순간, 등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잠깐만, 강채원.”강채원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천천히 돌아섰다.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미 누군지 알아차렸다. 임지환이 아니면 누구겠는가.지난 술자리에서 자신을 작정하고 취하게 만든 일을 떠올리니 표정이 좋을 리 없었다.평소 남들에게 불쾌한 기색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강채원이었다. 임지환은 그녀가 대놓고 표정을 굳히게 만든 첫 번째 사람이었다.“무슨 일인데?”강채원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임지환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은 매우 노골적이었고,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임지환은 강채원을 붙잡기 위해 오늘 오후 내내 교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어제저녁 보았던 광경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임지환은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그렇게 오래 강채원에게 매달렸지만 가까워질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는 그녀가 다른 남자의 품에 쓰러져, 그 남자에게 손쉽게 안겨 가는 것을 눈으로 보았던 것이다.열등감과 분함이 임지환의 마음을 완전히 뒤틀어 놓았다.“이제야 돌아오는 거야? 그 남자 별장에서?”임지환은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가 강채원을 바짝 압박하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의외네, 강채원. 평소에는 차갑게 굴면서 누구도 가까이 못 오게 하더니, 뒤로는 돈 많은 남자한테 아주 잘 붙어 다니나 봐?”강채원은 순간 멍해졌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몇 초가 지나서야 강채원은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임지환, 그게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말해.”임지환은 코웃음을 치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강채원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사람들이 오가는 도서관 앞에서 두 사람의 실랑이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강채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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