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부의 대문 앞에 마차가 멈추었을 때, 윤소율은 한동안 발을 내딛지 못했다.삼 년 전 혼례를 올리던 날, 이 문에는 붉은 비단이 걸려 있었고 하인들은 새로 들어오는 정왕비를 맞이하기 위해 두 줄로 늘어서 있었다. 그날 소율은 정왕부의 높은 문턱을 넘으며 비로소 이태겸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그러나 나흘 만에 돌아온 정왕부는 더 이상 그녀의 집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부인, 괜찮으십니까?”마차 밖에서 백도하의 목소리가 들렸다.소율이 고개를 들자 그가 휘장을 걷어 주었다. 아침 햇살이 스며들면서 그녀의 부어오른 뺨과 손목에 감긴 붕대가 드러났고, 도하의 시선이 그 상처 위에 잠시 머물렀다.“천천히 내려오십시오. 서두르실 필요 없습니다.”소율은 혼자 내려가겠다고 대답했지만, 발을 디디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마차 문틀을 붙잡아야 했다. 나흘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몸은 하룻밤을 쉬었다고 곧바로 회복되지 않았다.도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움직임을 멈추었다.“손을 잡으시겠습니까?”소율은 그 손을 잠시 바라보았다.청홍루에서부터 그는 언제나 먼저 물었다. 손을 잡아도 되는지, 의원을 불러도 되는지, 음식을 가져와도 되는지까지 그녀의 뜻을 확인했다.그런 대우가 익숙하지 않아 잠시 망설였지만, 소율은 결국 그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려왔다.발끝이 땅에 닿자 도하는 곧바로 손을 놓았다.초겨울의 찬바람이 불어와 낡은 치맛자락을 흔들었다. 소율이 어깨를 움츠리자 도하는 자신의 남색 겉옷을 벗어 그녀에게 내밀었다.“이걸 걸치십시오. 몸이 아직 성치 않으십니다.”“백 공자, 이미 너무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겉옷 한 벌 때문에 마음에 빚을 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부인께서 원하실 때 돌려주시면 됩니다.”소율은 잠시 망설이다가 겉옷을 받아 어깨에 걸쳤다.도하의 옷은 그녀에게 상당히 컸다. 넓은 어깨를 감쌌던 옷자락이 팔꿈치 아래로 흘러내렸고, 옷깃에서는 희미한 침향과 차가운 겨울 공기가 뒤섞인 냄새가 났다.그녀가 옷깃을 여미는
最終更新日 : 2026-10-1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