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은 난처한 얼굴로 총관을 바라보았다.총관이 눈을 감았다가 뜨며 가져가라고 명하자 하인은 결국 보자기 끝을 붙잡았다.소율은 놓지 않았다.두 사람 사이에서 연분홍 비단이 팽팽하게 당겨졌다.그 순간 오래된 자수실 하나가 끊어졌다.툭.소율은 그 소리에 숨을 멈추었다.어머니가 직접 수놓은 흰 매화의 꽃잎 하나가 풀어지고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힘을 주지 못했다.하인은 그 틈을 타 보자기를 빼앗아 함 안에 넣었다.소율은 빈손을 내려다보았다.청홍루에서는 낯선 사내들이 어머니의 은비녀를 빼앗았고, 정왕부에서는 남편의 명령을 받은 하인들이 마지막 유품까지 가져갔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전하께 전하십시오.”총관이 허리를 숙였다.“제가 어머니의 유품을 돌려받기 위해 화리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총관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함을 들고 물러났다.***연목은 총관이 떠난 뒤에야 울음을 터뜨렸다.“마마,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사옵니까. 전하께서 어찌 마마께 이리까지…….”소율은 창가에 앉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롱에는 붉은 봉인이 붙어 있었고, 방문 밖에는 호위들이 서 있었다.정왕부에 들어온 뒤 삼 년 동안 그녀가 정성껏 가꾸었던 방이 이제는 감옥이 되어 있었다.“연목아.”소율이 조용히 부르자 연목은 급히 눈물을 닦았다.“예, 마마.”“내가 오늘 전하께 화리를 청하였다.”연목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소율은 천천히 돌아섰다.“전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다. 대신 내 혼수를 빼앗고 이곳에 가두셨지.”연목은 입술을 떨었다.“마마, 이제 어찌하시려 하옵니까?”소율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청홍루의 대청에서 자신을 구해 주던 백도하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은자 백 냥을 내고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자신에게 어디로 갈지 결정하라고 했고, 도움이 필요하면 사람을 보내라고 말했다.소율은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그녀는 연목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내가 부탁할 일이 있다.”연목이
最終更新日 : 2026-10-1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