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는 황급히 입을 가렸다.두 눈만 쉴 새 없이 깜빡이면서, 더 캐묻자니 겁이 났다.그렇다고 시경이 사적인 일 때문에 자신을 특별히 배려하는 건 아닌지, 그게 못내 궁금했다.도희의 얼굴에 온갖 표정이 스쳐 지나가는 걸 보니, 또 엉뚱한 상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시경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라서 미리 귀띔해 준 거야. 그날 일과는 상관없어. 정규직이 되는 건 도희 씨 하기 나름이고.” “사적인 일로 밀어줄 생각은 없으니까, 도희 씨도 자기 능력을 부정하지 마.”도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마음이 놓이네요.”그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었다.일은 어디까지나 일이니까.도희 역시 일에는 사적인 감정이 끼어들지 않는 편이 좋았다.검은색 부가티가 낡은 아파트 단지 입구에 멈춰 섰다.도희는 얼른 안전벨트를 풀었다.“집까지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가세요, 대표님.”말이 유난히 빨랐다.시경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도희는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 손까지 흔들어 보였다.시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차를 출발시켰다.집에 돌아온 도희는 기분이 한껏 들떴다.눈앞의 집을 바라보니, 머지않아 이런 집을 제 힘으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올해 하양그룹에서 뽑은 인턴은 모두 50명이 조금 넘었다.그중 프로젝트 부문에 배정된 인턴은 9명이었고, 담당 이사 세 명이 각각 세 명씩 나눠 맡았다.이번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는 이사마다 인턴 한 명씩을 선발하게 되어 있었다.그러니 도희의 경쟁자는 지윤과 나연, 단 두 사람뿐이었다.S등급 프로젝트팀은 20억 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팀이다.프로젝트 한 건당 팀에 지급되는 성과급만 무려 1억 원이었다.팀에서 가장 막내가 될 도희도 적어도 1천만 원은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보통 프로젝트 하나를 끝내는 데 석 달에서 반년 정도가 걸렸다.하지만 일 중독자인 시경이라면 분명 그 기간을 단축하려 들 터였다.1년에 적어도 3, 4건은 진행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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