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방 밖으로 나갔다. 나는 싱크대 앞에 그대로 섰다. 가족에게 대답해야 하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그가 문을 닫은 뒤에도 한동안 통화는 끝나지 않았다. 지배인이 다시 들어왔다. 수건이 더 필요하면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객실 전화로 외부 통화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번호를 메모했다. 내 휴대전화가 없어졌을 때도 누군가에게 연락할 길이었다. 에단이 돌아와 나를 객실 층까지 안내했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객실 열쇠를 돌려 보았다. 그가 가진 다른 열쇠와 색이 달랐다. 그 작은 차이를 계속 확인하는 자신이 지쳤다. 객실 문을 닫고 안쪽 걸쇠를 걸었다. 내가 걸 수 있는 잠금쇠였다. 침대 끝에 앉아 신발을 벗었다. 오른쪽 발뒤꿈치가 까져 있었다. 아까 로비에서 뒤로 물러나며 구두가 벗겨질 뻔했을 때 생긴 상처 같았다. 두 손을 배에 올렸다. 아무 느낌도 없었다. 무서웠던 하루를 지나왔다고 아이가 말을 걸어 오지는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했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정하지 못한 채. 전원을 내릴까 하다가 휴대전화를 그대로 두었다. 연락할 방법을 지워 버리면 편할 것 같았지만, 다비데의 아내도 이 번호를 알고 있었다. 나는 소리만 줄이고 화면을 아래로 놓았다. 침대 머리맡의 전화도 손이 닿는 쪽으로 당겼다. 울음은 짧게 시작됐다. 멈추려고 해도 숨이 자꾸 깨졌다. 베개로 입을 가렸다가, 옆방에서 들을까 봐 수도를 틀려는 나를 깨달았다.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베개를 내려놓고 그대로 울었다. 얼마 뒤 문을 두드렸다. 나는 얼굴을 닦고 누군지 물었다. 에단이었다.
Last Updated : 2026-11-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