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임신 사실을 말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식탁에는 아이의 아버지로 지목된 남자 네 명이 앉아 있었다. 마피아 가문의 딸 세라. 기억이 끊긴 밤의 진실을 찾으려 할수록 증거는 뒤집히고, 진실을 아는 자는 죽어 간다. 그녀가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위험한 남자 에단뿐. 그의 손은 세라를 구하지만, 그 손에 묻은 피의 이유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 입술을 허락할수록 의심은 깊어지고, 도망칠 길을 찾을수록 그를 버릴 수 없어진다. 뱃속 아이는 누구의 것인가. 에단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그리고 아버지는 왜, 그 밤을 묻으려 하는가.
view more임신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식탁에는 남자가 네 명 앉아 있었다.
나와 도망치기로 했던 안드레아의 입술이 터져 있었다.
그가 입에서 뗀 냅킨에 피가 묻었다. 아버지의 심복 레나토가 새 냅킨을 건넸다. 안드레아는 받지 않았다.
약혼자 마테오는 반지를 낀 손으로 물잔을 돌렸다. 항구 사업가 니콜라는 창밖의 경호원을 세고 있었다. 문에서 가장 가까운 의자에는 우리 집 경호원 루카가 앉아 있었다.
루카는 우리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먹는 동안 서 있는 사람이었다.
“앉아라, 세라.”
아버지가 손바닥을 위로 펴 내 자리를 가리켰다.
접시 옆에는 와인 대신 물이 놓여 있었다.
나는 들어온 문을 돌아봤다. 경호원이 손잡이에서 손을 떼었다. 닫히는 소리는 작았지만, 니콜라가 웃음을 멈추기에는 충분했다.
“누가 그랬어?”
나는 안드레아를 보고 물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아버지가 대답했다.
“오라고 했는데 도망가려고 하더구나.”
“누가 때렸느냐고 물었어.”
“앉으면 정리하마.”
레나토가 냅킨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아무도 그를 보지 않았다.
“네가 먼저 설명하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
안드레아의 시선이 내 배로 내려갔다.
그 순간 알았다.
어제 병원에서 들은 말을 이 방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의자 등받이를 잡았다. 손끝이 차가웠다. 진료실을 나오면서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되짚었다.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다. 운전도 직접 했고, 병원비는 가문 카드로 결제하지 않았다.
“병원에 전화했어?”
아버지는 내 의자를 당겨 주었다.
“일단 앉아. 오래 서 있지 말고.”
그 말에 마테오의 손이 멎었다. 루카는 고개를 숙였다. 나머지 둘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나는 앉지 않았다. 레나토가 자세를 고쳤다. 아버지 대신 문을 잠그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짐을 치우는 남자였다.
마피아 조직을 거느린 아버지, 비토 벨로네가 문 쪽의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밖에서 기다려.”
경호원들이 나갔다. 레나토만 아버지 의자 뒤에 남았다. 문이 닫혔다.
이번에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앉아서 이야기하자. 네가 책임질 일이라고 혼자 생각하지 말고.”
네 사람 모두 나와 잠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일은 기억했다.
그 사이의 한밤만 비어 있었다.
벨로네 별장. 계단에 깔린 붉은 카펫. 입 안에 남아 있던 쓴맛. 다음 날 아침, 내 옷이 아닌 가운의 매듭.
나는 그 밤을 설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 네 남자 앞에서는 더더욱.
안드레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세라가 원하지 않으면 저희가 먼저 나가겠습니다.”
“자네에게 묻지 않았네.”
안드레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그를 보지 않고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레나토가 안드레아의 어깨를 잡아 눌렀다. 의자 다리가 바닥을 긁었다. 나는 다가가 레나토의 팔을 붙잡았다.
“놔.”
그는 나를 보지 않았다. 안드레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입술에서 다시 피가 났다.
“아버지, 놓으라고 해!”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인 뒤에야 손이 풀렸다.
나는 안드레아의 등을 봤다. 숨을 쉴 때마다 셔츠가 떨렸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뒤에 선 아버지가 등받이를 밀었다. 식탁이 배 가까이 왔다. 나는 의자를 조금 뒤로 뺐다.
니콜라가 의자에 등을 기댔다.
“검사하면 될 일을 이렇게 모일 필요가 있습니까?”
“그렇게 할 거야.”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 전에 누가 널 혼자 병원에 가게 했는지는 알아야겠다.”
“혼자 가기로 한 건 나야.”
“그렇구나.”
아버지가 잠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혼자 떠나기로 한 것도 네 결정이니?”
안드레아가 내 쪽으로 내밀려던 손을 멈췄다.
니콜라가 창밖에서 눈을 뗐다.
나는 물잔을 잡았다. 차가운 표면에 손바닥이 붙었다. 아버지는 내 배를 보고 있지 않았다. 안드레아와 니콜라를 차례로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아버지가 휴대전화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자네들 방을 준비했네.”
“저희가 머물 이유는 없습니다.”
니콜라가 말했다.
“내일 일정이 있어.”
“취소하지.”
“그건 제가 결정합니다.”
아버지가 그를 잠깐 보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라, 네가 부탁하렴. 아이 아버지를 확인할 동안만 함께 있어 달라고.”
네 남자의 시선이 한꺼번에 내게 왔다.
내가 거절하면 이들 대신 나를 가두려 할까. 아니면 내 말은 처음부터 상관없는 걸까.
“돌아가게 해 줘.”
나는 아버지를 보고 말했다.
“필요하면 내가 연락할게.”
“그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문밖에서 차 열쇠들이 쟁반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레나토가 은색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안드레아의 낡은 가죽 키링과 니콜라의 붉은 자동차 열쇠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마테오가 자신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뺐다.
아버지는 내 어깨를 한 번 쓸었다.
“아이 아버지를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도 이 집에서 나가지 마.”
니콜라가 쟁반의 열쇠로 손을 뻗었다.
레나토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니콜라는 놓으라고 했고, 레나토는 놓지 않았다.
“내 아버지한테도 이렇게 하나?”
“그만해.”
루카가 둘 사이로 팔을 뻗었다.
레나토가 루카의 얼굴을 때렸다.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 루카가 식탁을 짚었다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레나토는 이번에는 총을 꺼냈다.
니콜라가 밀어낸 의자가 넘어졌다. 내가 일어서자 안드레아가 내 앞을 막았다. 그의 손이 내 팔을 너무 세게 쥐었다.
“세라. 움직이지 마.”
나는 그의 손 아래에서 팔을 뺐다.
레나토의 총구가 루카의 턱 밑에 닿았다.
나는 의자를 뒤로 밀었다. 책상 아래 바퀴가 걸려 덜컥거렸다. 옆 직원이 나를 보았다.“차량 정비 누가 맡아요?”그가 총무팀 이름을 말했다. 나는 확인했다며 다시 앉았다. 인수 날짜는 안드레아가 죽은 날 오전이었다. 나는 차 번호와 정비소 이름만 에단에게 보냈다. 회계 자료 전체는 첨부하지 않았다. 그날 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안드레아였다.루카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다시 조회했다. 모델과 번호를 대조하고 지급 건을 열었다. 차량 사용 목적에는 외부 회의라고 적혀 있었다. 안드레아 이름은 없었다.뒤에서 누군가 내 의자를 건드렸다.나는 화면을 닫으려다 멈췄다. 늦었다.루카가 점심 봉투를 들고 서 있었다.“식사 안 하셨다고 해서요.”그의 눈이 화면에 닿았다. 잠깐, 손에 든 종이봉투가 구겨졌다.“이 차 네가 받았어?”나는 사람들 있는 자리에서 물었다.루카는 봉투를 책상에 놓았다.“밖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여기서 해.”옆자리 키보드 소리가 멎었다. 루카는 그쪽을 보고 다시 나를 봤다. 내가 누구 앞에서 물으려 하는지 아는 얼굴이었다.“네. 제가 정비소에서 받았습니다.”&nbs
나는 창밖을 보았다. 응접실에서 에단을 붙잡던 손에도 반지는 없었다.“그렇다고 사진을 보내서 따지지는 마요.”“사진으로 따진 건 내가 심했어요.”그가 내 반응을 기다렸다. 나는 반지를 빼지 않았다. 아직 이 반지와 치료비가 어떻게 묶였는지 알아야 했다. 다만 그가 내 대답을 궁금해한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나는 창턱에 손을 올렸다. 그가 질투했다는 말보다 내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대답이 오래 남았다. 손가락의 반지를 건드리다가 그만뒀다. 지금 그에게 대답하려고 뺄 물건은 아니었다.“내가 뭘 넘겼는지는 알아야겠어요.”“약혼 발표 전 계약을 보세요. 결혼하고도 당신 재산을 따로 둘 수 있는지.”나는 그에게 산테 자료가 금고에 있는지, 누가 승인권을 갖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에단은 아는 부분과 모르는 부분을 구별해 대답했다. 안드레아의 계좌 경로는 알지만 내 결혼 계약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그런 뒤에야 나는 다비데가 회색 차에 관해 한 말을 전했다.“늘 타던 차 대신 회사 차를 받은 거라면 배차가 남아요.”“번호는 경찰에 있겠죠.”“페리에게 확인해 볼게요. 그 차가 회사 차량인지 알고 싶다고.”나는 현장 사진을 열었다. 종이는 제대로 찍혀 있었지만 차량 번호는 없었다. 사진을 더 넘겨 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무엇
나는 마테오를 불렀다.그가 종이를 읽더니 접수 직원에게 이것도 빼라고 말했다. 직원은 레나토를 찾았다. 레나토가 안쪽 문에서 나왔다.“수정본입니다.”“또 수정해.”마테오가 말했다.레나토의 눈이 내게 왔다. 나는 서류를 접수대로 돌려놓았다. 직원은 마테오가 시켰는데도 레나토의 눈치를 보았다. 나는 마테오 곁으로 가려던 발을 멈췄다. 여기서 종이 한 줄을 바꾸는 데도 아버지의 허락이 필요했다. 반지를 받는다고 그 사정까지 바뀌지는 않을 터였다.파올로가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가 손부터 내밀었다. 그녀는 종이를 내려놓고 남편 손을 잡았다. 나는 그들의 손이 포개지는 것을 보았다. 대답을 기다리는 서류가 그대로 남았다.다비데가 뒤이어 나왔다. 이송 직원이 부축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울지 않았다. 남편 얼굴을 살핀 뒤 재킷 지퍼를 끝까지 올렸다.나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원 목적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접수 직원이 짜증을 감추지 못하고 주소를 읽었다. 마테오가 미리 말한 곳과 같았다.그때 다비데가 내 손목을 잡았다.“안드레아 씨가 마지막에 차를 바꿨다고 들었습니다.”나는 그를 보았다.레나토가 한 걸음 다가왔다. 다비데의 아내가 남편 앞에 섰다. 대놓고 막은 동작은 아니었다. 가방을 남편 무릎에 놓으면서 잠깐 그 사이에 들어왔다.“회색 차였어요.”내가 말했다.
레나토는 문을 닫았다. 앞좌석 거울에 내 얼굴이 비쳤다. 아버지에게 내가 해 달라고 한 일이 되었다.의무동은 동부 창고 뒤에 있었다. 본래 야간 작업자가 다쳤을 때 응급 처치를 하던 건물이었다. 지금은 창고 관리실보다 창문이 적었다. 입구의 경비가 레나토를 보더니 신분증을 확인하던 손을 내렸다.내 이름은 면회객 명단에 이미 적혀 있었다.서명 옆의 빈칸을 보며 펜을 잡았다. 오늘 내 이름을 쓰는 순간을 누가 나중에 보게 될지 생각했다. 나는 도착 시간을 정확히 적었다.복도를 지나는데 방 하나에서 남자의 신음이 들렸다. 문 아래로 의자 다리가 보였다. 레나토가 걸음을 늦추지 않아 나도 멈추지 못했다.파올로는 창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안경이 없어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 얼굴 오른쪽이 부었고 손에는 보호대가 감겨 있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나는 앉으라고 했다. 레나토가 등 뒤에서 문을 닫았다.“몸은 좀 어때요?”파올로는 내 얼굴보다 서류철을 먼저 보았다.“괜찮습니다.”레나토가 그에게 펜을 건넸다.나는 침대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종이를 펼쳤지만 파올로 쪽으로 밀지 않았다. 치료비가 먼저 보였다. 그 밑의 합의금은 그의 연봉보다 작았다.“어디서 다쳤어요?”파올로의 눈이 레나토에게 갔다.“계단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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