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의 이름을 소리 내어 읽으려다 멈췄다.파올로 리치.인사 발령이라고 했던 직원이었다. 해마다 여름휴가를 사흘씩 나눠 쓰던 사람. 아픈 아내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그가 맡은 폴더가 늦게 열리는 날에만 이름을 찾았다.면회 시간은 다음 날 14시부터 14시 20분까지였다. 글씨 끝에 잉크가 뭉쳐 있었다. 나는 종이를 등불에 비춰 보다가 내려놓았다. 내게 보내려 쓴 편지인지, 내가 오게 하려 쓴 편지인지 알 수 없었다.어머니 방문을 두드렸다.“아래에서 누구한테 받았어?”그녀는 귀걸이를 빼다 말고 나를 봤다.“현관 쟁반에 있었어.”“언제부터?”“장례식 다녀와서.”거울 앞에는 검은 원피스가 걸려 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맨귀를 보았다. 귀걸이가 빠진 자리가 붉었다. 오늘 내내 그녀도 나와 같은 곳에 있었는데, 우리가 함께 다녀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봉투에 뭐가 있었는데?”“내가 알아볼 일.”어머니는 빼 둔 귀걸이를 상자에 넣었다. 더 묻지 않는 것이 또 화가 났다. 나는 문을 닫고 나왔다.서재 앞에서는 레나토가 전화하고 있었다. 나를 보자 통화를 끊었다.“파일 돌려드리려고.”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파일을 등 뒤로 돌렸다.“직접.”문 안에서 들어오라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는 식사 중이었다. 작은 접시에 식은 고기와 잘린 빵이 놓여 있었다. 내가 파일을 내려놓자 그가 빵 부스러기를 손끝으로 밀었다.“다 봤니?”“안드레아 이름만 있는 부분은 봤어.”칼을 쥔 손이 멈췄다. 나는 내 은행 통지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직원 급여까지 산테에서 나가?”“일부는.”“사람들한테 설명해야겠어. 장례식에도 못 온 사람들이 있더라.”아버지가 레나토를 보았다. 그는 문가에 선 채였다.“누가 못 왔다는 거야?”“파올로. 연락처가 없어졌어.”“다쳐서 쉬고 있다.”처음으로 대답이 나왔다. 아버지는 내가 묻기도 전에 물잔을 밀었다.“내일 보고 올게.”레나토가 앞으로 나왔다.“치료 중이라 면회가 어렵습니다.”“14시에는 되던
最終更新日 : 2026-10-29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