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은 손목을 움켜쥔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사당에서 발견된 일곱 신부의 흔적과 하녀가 남긴 경고, 혼례상 뒤편에서 보았던 여자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뒤엉켰고, 그 모든 일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선명했다."이상해…… 이 집이 이상해."소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해월은 바닥에 떨어진 붉은 실을 다시 집어 작은 비단 주머니에 넣었는데, 손끝에 남은 서늘한 감촉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지만 자신을 구해 달라며 매달리던 하녀의 눈빛을 떠올리자 차마 버릴 수 없었다."버리지 않을 거야. 저 아이가 왜 이것을 내게 주었는지 반드시 알아내야겠어."소담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문밖을 살피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해월은 누군가 들어오기 전에 주머니를 혼례복 안쪽 깊숙이 감추었다.그날 밤, 해월이 붉은 실을 숨겼다는 사실은 왕부의 누군가에게 보고되고 있었다.***해월은 깊은 밤 피 냄새 속에서 눈을 떴다.처음에는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코끝을 찌르는 비릿한 냄새가 너무도 선명했고, 몸을 일으키자 신방의 붉은 촛불이 거의 다 타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침상 곁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현겸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듯했다.해월은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선은 조금 더 길어져 있었고, 손끝으로 문양을 만지는 순간 눈앞에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사당이었다.검은 천으로 덮인 위패 일곱 개가 놓여 있었고, 그 아래에는 붉은 실들이 매달려 있었다. 위패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여자는 혼례복을 입고 있었으며, 손목에 새겨진 붉은 선 아래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여자는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글자를 쓰고 있었다.'믿지 마.'해월은 숨을 삼켰다.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피로 젖은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해월을 바라보며 힘겹게 입술을 움직였다."너도…… 그 사람을 사랑하니?"해월은 대답하지 못했다. 여자는 피 묻은 손을 뻗었고, 손가락이 닿을 듯 가까워진 순간 마지막 말을 남겼다."그럼 너도 죽겠구나.
Last Updated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