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헌은 고개를 끄덕였다.“전하겠습니다.”그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서희가 공을 들였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그것이 이혼 결정을 바꿀 이유는 아니었다. 필요한 보상은 이미 충분히 준비하고 있었다.잠시 뒤 후원사 관계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이 시작됐다.지혜는 재헌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녀가 자연스럽게 팔을 가까이 붙이자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명숙은 두 사람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행사 진행자는 지혜를 소개하면서 해외에서 쌓은 경력과 후원사와의 관계를 설명했다.무대 한편에는 서희가 준비한 겨울 외투가 전시되어 있었다.그 옷들을 고르고 수정한 사람은 집에 있었고, 그 앞에서 박수를 받는 사람은 다른 여자였다.사진 촬영을 마친 기자가 재헌에게 물었다.“부회장님, 오늘 사모님께서는 참석하지 않으셨습니까?”“개인 사정으로 불참했습니다.”재헌은 짧게 대답했다.기자가 더 묻지 않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지혜에게로 옮겨 갔다.“저분이 예전에 부회장님과 가까웠던 분이라던데.”“백 여사님도 무척 반가워하시네.”낮은 속삭임이 이어지는 동안 지혜는 못 들은 척 미소를 유지했다.오히려 재헌의 팔 가까이에 조금 더 다가섰다.그녀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이 불편하기는커녕 달콤했다.오래전 자신이 떠났던 남자가 이제는 권성그룹 부회장이 되어 있었다.그의 옆자리에는 더 이상 윤서희가 없었다.지혜는 명숙이 건네는 샴페인 잔을 받으며 우아하게 웃었다.그날 밤 여덟 시가 조금 지나자 행사 사진이 기사로 올라왔다.서희는 거실에서 임신 초기 안내문을 읽다가 한유림의 메시지를 받았다.*서희야, 이게 무슨 일이야?*기사 링크를 누른 순간, 그녀는 숨을 멈췄다.재헌의 옆에 서지혜가 있었다.두 사람은 중앙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있었고, 다른 사진에서는 명숙까지 함께 웃고 있었다.서희는 화면을 확대했다.시어머니는 지혜의 손을 잡고 있었다.일곱 해 동안 자신에게는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 다정한 표정이었다.행사장
Last Updated : 2026-10-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