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님, 여기 보이시죠? 이쪽에 하나, 그리고 바로 옆에 하나 더 있어요.”윤서희가 두 아이의 심장 소리를 처음 들은 날, 남편 권재헌은 이혼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다.산부인과 진료실의 조명이 어두워지자 초음파 화면에 작은 형체 두 개가 나타났다. 의사가 탐촉자의 위치를 조금씩 바꾸며 화면을 가리켰지만, 서희는 무엇이 무엇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눈만 깜빡였다.“하나 더 있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쌍둥이예요. 현재 임신 약 8주 정도로 보이고, 두 아기 모두 심장박동이 확인됩니다.”의사가 화면을 확대하자 진료실 안에 빠르고 규칙적인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나의 박동이 잦아들자 조금 다른 리듬의 소리가 이어졌고, 서희는 그제야 자신의 몸 안에서 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그녀는 숨을 들이마신 채 화면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손을 아랫배 위에 올렸다.“정말…… 둘 다 괜찮은 거죠?”“지금 확인되는 심장박동은 좋습니다. 다만 쌍둥이 임신은 앞으로 더 세심하게 경과를 살펴야 하니까 정기 진료를 잘 받으셔야 해요.”의사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서희의 시선은 화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얼굴도 손가락도 알아볼 수 없는 작은 생명들이었지만, 그 아이들이 자신의 몸 안에서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결혼한 지 일곱 해였다.처음에는 아이를 갖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결혼한 이듬해부터 아기 옷을 구경했고, 재헌이 지나가듯 아이는 둘 정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때는 몰래 작은 양말까지 사 두었다.그 양말은 아직도 침실 옷장 안쪽에 있었다.시간이 흐르면서 임신 테스트기에 나타나는 선명한 한 줄에 익숙해졌고, 생리가 시작될 때마다 혼자 화장실에 앉아 눈물을 삼키는 날도 늘어났다. 처음 몇 해 동안은 재헌이 그런 그녀를 위로해 주기도 했다.“서두르지 마. 우리한테는 시간이 많잖아.”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남편이었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는 검사 결과를 묻지 않았고, 병원 예약일을 알려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