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처의 브랜드가 세계를 사로잡았다: Chapter 21 - Chapter 23

23 Chapters

21화. 가장 가까운 타인

태성어패럴 본사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형 스크린에는 해외 캠페인 계약서의 수정 조항이 띄워져 있었다. 백유라는 차분하게 서류를 넘겼다.“문제는 이 부분이에요.”그녀가 화면을 가리켰다.“현지 에이전시에서 제 초상권 사용 범위를 변경했어요. 기존에는 아시아 지역 광고에 한정되어 있었는데, 이번 수정안에는 유럽 온라인 플랫폼까지 포함되어 있거든요.”홍보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계약 조건을 확대하려는 것 같습니다.”“단순한 확대가 아니에요.”유라는 서류를 한 장 넘겼다.“이대로 계약하면 제 이미지가 다른 브랜드의 프로모션에도 간접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요.”회의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도겸이 물었다.“대안이 있습니까?”유라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네.”그녀는 준비해 온 자료를 스크린에 띄웠다.“초상권 사용 범위를 지역이 아니라 매체별로 제한하는 거예요. 그러면 태성은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고, 저도 이미지 사용을 관리할 수 있어요.”도겸은 자료를 살폈다.“현지 에이전시가 받아들이겠습니까?”“받아들이게 만들어야죠.”유라는 미소 지었다.“제가 직접 협의할게요.”홍보팀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상대 측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그 부분도 생각했어요.”유라는 또 다른 자료를 내밀었다.“제가 유럽 일정 중에 진행하기로 했던 개인 화보가 있거든요. 그 촬영을 태성 캠페인과 연계하면 추가 제작비를 줄일 수 있어요.”도겸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개인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겁니까?”“네.”“그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유라는 고개를 저었다.“필요해요. 이번 캠페인은 저한테도 중요하니까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차분하게 덧붙였다.“저도 태성의 얼굴로 계약한 사람이잖아요. 제 역할은 제대로 해야죠.”도겸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다.유라는 오늘 한 번도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평소처럼 농담을 건네지도 않았고, 불필요하게 친근한 태도를 보이지도 않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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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그가 그녀를 먼저 찾았다

도겸은 대표실에서 마지막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최현석이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입니다.”“수고하셨습니다.”“저녁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도겸은 시계를 확인했다. 여섯 시 십 분. 평소라면 아직 퇴근을 생각할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문득 해원이 떠올랐다. 며칠 전 함께 식사했던 날. 레스토랑에서 웃던 아내의 얼굴. 자신이 코트를 걸쳐 주자 조금 놀란 듯 바라보던 눈빛. 도겸은 잠시 생각하다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오늘 저녁은 집에서 먹겠습니다.]잠시 후 답장이 왔다.[네. 기다릴게요.]도겸은 그 문장을 바라보았다. 기다릴게요. 익숙한 말이었다. 해원은 언제나 자신을 기다렸다. 그런데 요즘은 그 말이 예전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도겸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오늘은 이만 퇴근하겠습니다.”최현석이 조금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네, 대표님.”***저녁 일곱 시. 해원은 식탁에 음식을 차리고 있었다. 현관문이 열리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오셨어요?”“네.”도겸은 재킷을 벗으며 말했다.“오늘은 일찍 끝났습니다.”“잘됐네요.”해원은 웃었다.“마침 저녁도 다 됐어요.”도겸은 식탁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국과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그는 의자를 빼고 앉았다.“오늘은 뭐 하셨습니까?”해원이 잠시 멈췄다.“저요?”“네.”“작업실에 다녀왔어요.”“그렇습니까.”“오늘 드디어 옷 하나를 완성했어요.”해원의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 도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직접 만든 겁니까?”“네.”“어떤 옷입니까?”해원은 잠시 망설였다. 예전 같았으면 사진부터 보여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아직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남겨 두고 싶었다.“블라우스예요.”“그렇습니까.”“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요.”도겸은 고개를 끄덕였다.“완성했다니 축하합니다.”해원은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게 웃었다.“고마워요.”별것 아닌 말이었다. 하지만 해원은 그 말이 기뻤다. 남편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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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작은 변화

서도겸은 회의실 문을 열자마자 걸음을 멈췄다. 백유라가 창가에 서 있었다. 단정한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슬랙스. 긴 머리카락은 느슨하게 묶여 있었다. 그녀는 손에 든 서류를 읽고 있었다.“안녕하세요, 대표님.”도겸을 발견한 유라가 먼저 인사했다.“일찍 오셨군요.”“네. 자료를 조금 더 확인하려고요.”유라는 가볍게 웃었다.“이번에는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요.”도겸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자리에 앉았다.“지난번 협상은 잘 마무리됐다고 들었습니다.”“네. 다행히 저희가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였어요.”“고생 많으셨습니다.”유라는 잠시 눈을 깜빡였다. 그러더니 조금 장난스럽게 웃었다.“대표님한테 그런 말씀 들으니까 기분이 좋네요.”도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성과가 있었으니 당연히 감사드려야죠.”“그렇긴 하죠.”유라는 의자를 빼고 앉았다.“그런데 대표님.”“네.”“저 이번 프로젝트, 정말 잘하고 싶어요.”도겸이 시선을 들었다.“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아니요. 그냥 모델로서가 아니라요.”유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제 이름을 걸고 참여한 일이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요.”도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말은 의외였다. 그동안 유라는 뛰어난 모델이었다. 대중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알았고,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보다 능숙했다. 하지만 사업적인 부분에 이토록 적극적으로 관여한 적은 드물었다.“좋은 자세입니다.”도겸이 말했다.“그런 마음이라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유라는 미소 지었다.“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힘이 나네요.”그녀는 서류를 펼쳤다.“그럼 오늘도 열심히 해 볼까요, 대표님?”회의는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유라는 예상보다 훨씬 꼼꼼했다. 해외 캠페인의 광고 문구부터 촬영 콘셉트, 모델의 이미지 활용 방식까지.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 냈고, 몇 가지 대안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도겸은 그녀의 의견을 들으며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그 방향이 더 낫겠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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