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는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도윤과의 저녁은 즐거웠다. 대화도 잘 통했고, 오랜만에 병원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도 했다. 도윤은 채이의 진로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 줬고, 성형외과로 가든 흉부외과에 남든 응원한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자꾸만 다른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문 앞에 서 있던 강태혁. 자신이 누구를 만나든 상관없다고 말하면서도, 어쩐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 않던 얼굴. 채이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아, 진짜.” 휴대폰이 울렸다. [내일 6시 30분.] 채이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웃었다. [교수님.] [왜.] [저 오늘 윤도윤 선생님이랑 밥 먹었는데요.] 답장은 없었다. 채이는 웃음을 참으며 메시지를 하나 더 보냈다. [교수님 생각보다 질투 많으신 것 같아요.] 이번에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채이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아, 또 무시하시네.’ 그녀가 이불을 끌어올리려던 순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한채이.] 채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 뒤,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내일은 발표 준비만 하자.] 채이는 눈을 깜빡였다. 이상한 말이었다. 발표 준비만 하자니. 그럼 오늘은 뭘 했다는 건데? 그녀는 천천히 메시지를 읽었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렸다. [네, 교수님. 그런데 교수님.] [또 뭐.] [저한테 관심 있으시면 그냥 있다고 하셔도 돼요.] 이번에는 답장이 오지 않았다. 채이는 휴대폰을 가슴 위에 올려놓고 웃었다. 물론 강태혁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그는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오늘만큼은 조금 기대하고 싶었다. 그가 자신을 신경 쓰는 이유가 단순히 제자라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채이는 재빨리 화면을 확인했다. [자.] 채이는 그대로 굳었다. “…뭐?” 다시 읽었다. [자.] 끝이었다. 채이는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인간이 진짜!” 휴대폰을 쥔 채 한참
Last Updated : 2026-11-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