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채야.”윤서진의 부름에 정은채가 고개를 들었다.“응?”“무슨 일 있어?”“아니. 별일 아니야.”서진은 친구의 얼굴을 바라봤다.방금 전까지 자연스럽게 웃던 은채가 갑자기 굳어 있었다.“전화 안 받아도 돼?”“응. 나중에 확인하면 돼.”서진은 더 묻지 않았다.하지만 은채가 휴대폰을 자꾸 확인하는 모습은 눈에 들어왔다.식사가 끝난 뒤 은채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나 먼저 갈게.”“일 있어?”“응. 잠깐 들를 데가 있어서.”현관까지 배웅하자 은채가 서진의 손을 잡았다.“병원 갈 때 연락해.”“알겠어.”“꼭.”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문이 닫힌 뒤 그녀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은채가 걱정하고 있다는 건 알았다.하지만 무엇을 걱정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같은 시각.한성그룹 본사.김 실장은 2014년 사고 관련 보고서의 관리 이력을 확인하고 있었다.문서 자체는 보존돼 있었다.다만 열람 권한이 제한돼 있었고, 접근 기록 역시 별도로 관리되고 있었다.그는 확인 가능한 정보만 정리해 도윤에게 보고했다.“부회장님, 보고서가 제한 자료로 분류된 시점을 확인했습니다.”“언제?”“작성 직후입니다.”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처음부터?”“네.”“일반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뜻이야?”“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별도 관리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기록만 확인됩니다.”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원본 열람 신청은?”“접수됐습니다.”“승인은?”“아직입니다.”그때 도윤의 휴대폰이 울렸다.한미숙이었다.도윤은 김 실장에게 나가 있으라고 손짓했다.문이 닫힌 뒤 전화를 받았다.“네, 어머니.”— 네가 보낸 메시지 봤어.“그럼 설명해 주세요.”— 어디까지 확인했니?“사고 보고서가 있다는 것까지요.”— 그 문서를 왜 보려고 해?도윤은 잠시 말을 멈췄다.“서진이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려고요.”— 관련이 있다고 누가 그러니?“아직 모릅니다.”그는 차분하게 말했다.“그래서 확인하는 겁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1-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