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좀 바빠져야겠다.”강태환이 책상 위의 서류를 석진 쪽으로 밀었다.석진은 곧바로 손을 뻗지 않았다.“회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검찰 놈들이 움직인다카데.”그제야 석진의 눈빛이 달라졌다.“어느 쪽입니까.”“반부패.”석진이 서류를 집어 들었다.정식 보고서도, 공문도 아니었다. 몇 개의 법인명과 계좌번호, 담당 검사 이름이 간략하게 정리된 메모에 가까웠다.태강홀딩스.태강증권.태강문화재단.석진의 시선이 차례로 이름들을 훑었다.“내사 단계입니까?”“그건 아이다.”강태환이 의자에 등을 묻었다.“국세청 개놈들도 냄새 맡은 것 같드라.”석진이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어디까지 알고 있답니까.”강태환이 피식 웃었다.“그걸 알았으면 내가 니를 왜 불렀겠노.”“…….”“검찰 쪽에서 귀띔만 해준 기다. 요 며칠 움직임이 심상찮다고.”석진은 다시 서류를 내려다봤다.강태환에게 이런 이야기를 흘려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검찰도, 정계도, 정부 부처도. 태강을 반세기 가까이 끌고 온 남자가 가진 건 돈과 회사만이 아니었다.사람이었다.“압수수색까지 예상하십니까.”“뭐라도 뜯어먹을라꼬 그 시커먼 놈들이 안 들이닥치겄나?”강태환의 대답은 태연했다.“들이닥치고 나서 준비할라꼬?”석진이 입을 다물었다.강태환이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어 번 두드렸다.“장부든 계약서든 돈이든, 어디서 뭘 들고 가도 앞뒤는 맞아야 된다.”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굳이 더 물을 필요가 없었다.석진이 서류를 내려놓았다.“걱정 마십시오, 회장님. 별도 프로젝트팀 꾸리겠습니다.”“단디해.”“재무전략본부를 중심으로 법무, 회계, 전략 쪽 인력을 차출하겠습니다. 최근 5년 주요 계약과 자금 집행부터 전부 다시 보겠습니다.”“티 안 나구로.”“전략 리스크관리 프로젝트로 올리겠습니다.”강태환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거 좋네.”석진은 잠시 망설이다 들고 온 다른 파일을 꺼냈다.“그리고 하나 더 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강태환의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1-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