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이 고른 곳은 회사에서 두 블록 떨어진 좁은 골목 안쪽이었다.간판 글자 몇 개가 반쯤 나간 오래된 곱창집.신입사원 시절, 동기들과 지독한 업무 스트레스를 쏟아내던 곳이었다. 야근에 치이고 상사에게 깨진 날이면 여기서 소주 한잔을 털어 넣고 다시 출근했다.여울에게는 꽤 오래된 피난처였다.유리문을 열자 뜨거운 기름 냄새와 소주 냄새가 밀려왔다.강건의 수트는 낡은 곱창집 안에서 지나치게 반듯했다.마치 다른 세계에서 잘못 걸어 들어온 사람 같았다.강건이 입구의 상호를 올려다봤다.[변강쇠곱창]“가게 이름이 참.”여울은 괜히 어깨를 폈다.“맛은 있습니다.”그때 사장이 반갑게 다가왔다.“어이, 하 대리! 오랜만이네. 오늘도 혼자…….”목소리가 강건에게 닿는 순간 뚝 끊겼다.“가 아니라, 오늘은 두 분이네.”“네, 사장님.”두 사람은 안쪽 자리에 앉았다.강건은 별다른 기색 없이 재킷을 벗어 등받이에 걸고 셔츠 소매를 천천히 걷어 올렸다.여울이 그 모습을 슬쩍 봤다.“전무님, 이런 데 정말 괜찮으세요? 옷에 냄새 다 밸 텐데요.”강건이 물컵을 들었다.“냄새보다 하 대리 배에서 나는 소리가 더 시급해 보이던데.”“전무님.”여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그거는 좀 잊어주시면 안 될까요?”“검토해 보죠.”때마침 사장이 메뉴판을 내려놓았다.“하 대리는 늘 먹던 거?”“네. 모둠 2인분이랑 소주 하나 주세요.”강건은 메뉴판을 내려다봤다.곱창, 대창, 막창, 염통, 특양.설명 하나 없는 메뉴판을 한참 보는 모습에 여울이 눈치를 챘다.“혹시 못 드시는 부위 있으세요?”“없습니다.”“곱창집은…… 처음이세요?”강건이 메뉴판을 내려놓았다.“비슷한 곳은 와봤습니다.”애매한 대답이었다.여울은 더 묻지 않았다.잠시 뒤 둥근 불판 위로 곱창이 올라왔다.치이익.여울이 익숙하게 집게를 들었다. 곱창을 하나씩 뒤집고, 염통은 너무 익기 전에 가장자리로 빼냈다.강건은 그 모습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이제 드셔도 돼요.”여울이
Last Updated : 2026-11-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