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에서 피카레스크 소설에 해당하는 작품이 있을까요?

2026-03-23 18:36:38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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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vin
Kevin
2026-03-24 21:14:52
한국 문학에서 피카레스크 소설의 전통은 서구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지만, 특정 작품들에서 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요. 피카레스크 소설의 특징인 반사회적 주인공의 방랑과 사회 풍자라는 점에서 '홍길동전'을 꼽을 수 있죠. 홍길동이라는 캐릭터는 서양의 피카레스크 소설 주인공들과 닮았어요. 서자라는 신분으로 태어나 기존 체제를 거부하고, 다양한 모험을 통해 당시 조선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이랄까.

최근 작품 중에서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이 현대적인 피카레스크 요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알츠하이머를 앓는 노년의 살인자 주인공이 과거를 돌아보며 펼치는 이야기에서, 전통적인 피카레스크의 방랑 요소는 없지만 사회적 약자이면서도 반사회적인 인물을 통해 현대 사회를 비추는 방식이 독특하더군요. 주인공의 도덕적 모호함과 사회 비판적인 시선이 전형적인 피카레스크 주인공의 특징과 닮아있어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흥미로운 사례예요. 평범한 회사원이 갑자기 죽은 왕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괴한 모험담인데, 주인공의 일상 탈출과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피카레스크적 요소로 읽힙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소설 속 판타지 세계와 결합한 방식이 참신했죠. 피카레스크 소설이 단순히 방랑담이 아니라 사회 비판의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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