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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Author: 재인
손연지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옆에 있던 샴푸를 집어 들어 그에게 던졌다.

“나가!”

노민우는 샴푸를 피하며 순식간에 옷을 벗었다.

“씻으면서 얘기하자.”

“얘기하긴 뭘... 읍...”

손연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노민우가 그녀의 입을 막았고 몇 번이나 그를 밀어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욕실의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닿은 두 몸이 곧바로 욕망에 달아올랐다.

노민우는 손연지의 입술을 깨물었다.

“이젠 해도 돼?”

손연지가 다리를 들어 가격하자 노민우는 중요 부위를 가린 채 뒤로 물러섰다.

익숙한 행동에 괜히 안쓰러웠지만 그는 얼굴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화가 난 손연지를 능글맞게 바라봤다.

“농담이야. 아직 몸이 성치 않은데 못한다는 거 알아.”

손연지가 타월을 꺼내 몸을 감싸고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가자 노민우도 서둘러 수건을 집어 들고 뒤를 따랐다.

“안 해도 되니까 오늘 밤에 같이 자면 안 돼? 손연지, 앞으로 1년 동안 못 볼 수도 있잖아.”

머리를 말리던 손연지의 손이 멈칫하며 이렇게 말했다.

“바닥에서 자.”

“네.”

노민우가 말을 마치자마자 아래층에서 강하리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렸고 손연지가 놀라며 옷을 입고 내려가려고 하자 노민우가 말렸다.

“가지 마. 승훈이가 있잖아.”

손연지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내려가지 않았다.

다행히도 구승훈이 강하리를 품에 안고 올라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두 사람은 문 앞에서 엿들은 뒤 노민우는 절뚝거리며 바닥으로 돌아갔다.

손연지가 침대 옆에 기댄 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있자 노민우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바보가 됐네?”

정신을 차린 손연지가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들자 노민우는 손연지의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밤인데 나 좀 그만 찰 수는 없어?”

손연지는 그의 손에서 발을 빼고 싶었지만 노민우는 놓지 않았다.

“내가 모를 줄 알아? 이거 놓으면 또 발길질할 거잖아.”

손연지는 이를 갈며 베개를 집어 들어 노민우의 얼굴에 내리쳤다.

“나가서 자!”

노민우는 베개를 껴안은 채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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