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떨어지자 연회장 전체가 술렁였다.
“뭐야, 좋아하는 사람이 미주에 있다고?”
“누구지?”
윤태호는 슬쩍 백아윤을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소민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대신 화제를 돌려 말했다.
“우선 천우진 씨한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주 훌륭한 연회예요. 그리고 바쁜 와중에 찾아 준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건 제 영광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서 한 가지 중대한 일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중대한 일? 무슨 일이지?’
모두의 귀가 쫑긋 섰다.
윤태호는 그 중대한 일이 백아윤과 관련 있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과연 소민현은 홀 안을 둘러보다가 결국 시선을 백아윤에게 고정했다. 눈빛은 물처럼 부드러웠다.
즉시 모든 시선이 백아윤에게 쏠렸다.
“도련님이 좋아하는 여자가 저 사람이었네!”
“그래서 미주까지 온 거구나!”
“잘생긴 남자에 예쁜 여자라니, 완벽한 커플이네!”
사방에서 탄성이 터졌다.
바로 그때 전희원도 고개를 돌렸다. 백아윤의 미모에 잠시 놀란 그녀는 곧 윤태호를 발견하고 두 눈이 벌게졌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민현아, 나를 괴롭히던 놈 찾았어. 저기 앉아 있어.”
전희원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시선을 따라가 본 소민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가리킨 남자가 백아윤의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민현아, 저놈 좀 죽여 줘.”
전희원이 분노에 차 말했다.
“누나, 그 얘기는 나중에 하자. 오늘은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소민현이 말했다.
“난 몰라! 당장 저놈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민현의 차가운 시선이 번개처럼 스쳤고, 전희원은 온몸이 얼어붙었다.
“희원 누나, 오늘 나한테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 누가 내 일을 망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소민현은 한마디 덧붙였다.
“그게 누구든.”
전희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가 전씨 가문의 장녀라 해도 소민현 앞에서는 전혀 우월감을 느낄 수 없었다.
왜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