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빈은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하지만 웃고 있다기에는 눈이 너무 슬퍼 보였다.
“부럽네. 서로 옆에 딱 붙어 있잖아. 반면에 나랑 유미는...”
강지혁은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경빈은 잔뜩 취한 눈빛으로 강지혁을 바라보다 다시 임유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임유진 씨는 유미 친구잖아... 그러니까 말해줘. 내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유미가 내 간 기증을 받아들이고 수술을 받게 할 수 있는지...”
임유진은 그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네? 언니가 수술을 안 하겠대요? 아니, 이경빈 씨한테 간 기증을 안 받겠다고 했어요?”
이경빈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뭔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고 더 이상 나랑은 엮이기 싫다고 했어... 이대로라면 얼마 안가 죽는데도... 그래도 내 간은 싫대.”
그는 탁유미가 살기를 원하고 있다. 용서는 둘째치고 일단 그녀가 목숨은 부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 말에 임유진의 얼굴이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탁유미가 살 방법은 현재로서는 간이식 수술밖에 없다. 그런데 거절이라니...
임유진은 생각도 못 한 전개에 고민에 빠졌다.
“뭐라고 말 좀 해봐. 임유진 씨 똑똑하잖아. 어떻게 하면 유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지 얘기 좀 해보라고!”
이경빈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임유진을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임유진은 그런 그가 안쓰럽기도 하고 또 그의 꼴이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게 조금만 더 일찍 언니를 향한 마음을 깨닫지 그랬어요. 아니면 감옥에 보낸 것으로 복수를 끝냈으면 두 번 다시 찾지 말던가 왜 다시 나타나서 또 언니한테 상처를 줘요!”
“그래... 내 탓이야... 내가...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등신이라 내 마음을 인정하지 않았어...”
이경빈은 주먹을 말아쥐더니 이내 자신의 가슴팍을 퍽퍽 두드리기 시작했다.
“날 증오한다고 했어... 유미가... 유미가...”
이윽고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몇 초도 안 돼 얼굴 전체가 눈물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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